전태일..... 전태일 평전.... 조영래.... 이 세가지 단어는 불과 몇십년 전만 해도 거의 금기시된..그리고 암암리에 알려졌던 단어들이다. 서슬퍼런 박정희 정권시절...일부 의식있는 젊은이들은 이 전태일에 주목했고, 그리고 이 전태일의 일대기가 적힌, 전태일 평전에 주목 했다. 그리고 그 의식있는 젊은이 들은 독재정치뿐만 아니라, 노동자의 처참한 생활에 눈을 돌리게 되었고, 일부는 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사회주의 운동이나 내지는 산업현장에 뛰어들어 그 처참함을 몸소 체험 하기도 했다..그리고 그렇게 운동을 했던 이들은 죽어서 우리 가슴속에 묻혀 자유의 대가가 되거나, 아니면 생존하여 지금은 정계를 주도하고 있다. 나는 의식있는 젊은이가 아니다.. 예전에도 그리고 지금도... 난 그저 이 평탄한 생활을 계속 이어 가고 싶은.. 무능력하고 게으른 그저 그렇게 살아가는 소시민일 뿐이다. 하지만 이런 나에게 커다란 충격을 준 책이 있으니 그게 전태일 평전이다. (영화리뷰에서 갑자기 책 얘기가 나와서 이상할수도 있겠으나.,.. 이 전태일이란 영화는 전태일 평전과는 뗄레야 뗄수 없어서 이렇게 쓴다.) 그 책으로 인해, 우리의 부모님들이 얼마나 고생하셨는지, 그리고 그당시의 노동자 들이 얼마나 힘든 생활을 했는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전태일 평전은 나에게 아직도 내 가슴을 울리는 책으로 남겨져 있다. 그리고 난 당시 고3이었음에도 불구 하고 전태일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를 보았다. 전태일 평전을 쓴 조영래 변호사의 이야기와 전태일의 이야기가 이중 구조로 되어진 영화라는 소개에 더욱 호감이 갔다. 왜냐면 조영래 변호사야 말로 내가 생각 하기론 우리나라에서 양심있는, 그리고 의식있는, 행동하는 변호사 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게된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결론을 말하자면 조금 못만든 영화다.. 전태일과 조영래... 이 두분의 업적과 정신은 정말 흠잡을데 없다. 그러나 영화는 그 점을 부각시키지 못했다. 구조적으로 이 영화는 앞에서 말했듯이 2중구조다. 처참한 노동현실속에서의 전태일.... 서슬퍼런 군사독재 하에서 자유를 위해 투쟁하려는 젊은이들 속에서의 조영래... 영화는 이 두사람을 2개의 구조로 조명하여 군사독재와 악덕 부르조아 이 둘을 비판하려고 한것이다. 이 구조적인 시도는 괜찮았다고 본다. 이로써 두가지 폐단을 표현하려는 감독의 의도가 잘 전해졌고, 그리고 잘 표현되었다. 하지만 문제는 살이다. 이 좋은 두개의 골격에 붙여진 살이 부실하다. 이 영화는 1시간 반이다. 한 2시간정도면 좋았을 것 인데 1시간 반이다. 즉, 그 당시의 현실이나 상황, 배경 분위기가 잘 안살아있다는 것이다. 물론 살이 적당히 붙여지지 않아서 이다. 일예로 쉰들러 리스트를 보자.,. 유태인 학살이라는 부분이 진짜보다 더 진짜처럼 묘사 되어 있다.. 그리고 그 당시의 시대적 분위기나 암울함등이 너무나 잘 표현되어 있다. 특히 흑백 필름에서 한 꼬마 아이만 색을 입힌 그 장면은 그야 말로 압권이다. 하지만 전태일 평전은 그런 암울함이나 분위기등이 잘 표현되지 못했다. 한 30분만 더 살을 붙이고 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구조적인 면에서 조금 아쉬움이 남지만, 배우들의 연기는 좋았다. 국민배우 문성근,,, 홍경인...그 두분다 연기에 관해서는 아주 잘했단 생각을 한다. 경찰의 수사망을 피하면서 틈틈히 전태일 평전을 쓰는,,, 시대의 암울함을 간직한 표정과 얼굴을 한 문성근.. 13~15살의 시다들이 노동현장에서 참혹하게 혹사당하는 것을 보고 가슴 아파하는 순수하고 맑은 정신을 연기하는 홍경인... 이 둘의 연기는 그 시대적 상황과 전태일, 조영래라는 두 인물의 성격을 아주 잘 표현하고 있어서 보기 좋았다. 지금은 독재정권도.. 우리의 생활을 억압하는 것도 없다. 노동자도, 학생도 모두들 자신의 인권과 생활권등을 위해 투쟁해 왔고 그들의 피의, 희생의 결과로 우리는 그 달콤한 열매를 취하고 있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이것을 위해 얼마나 많은 이들이 울어야 했고 또 얼마나 많은 이들이 죽어야 했는지...난 잘 느끼지 못한다. 매우 이기적인 것이다. 하지만 이런 내가 알고 있는 것은 그들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말아야 한다는것...그들을 두고두고 기억해 우리또한 인간의 어리석은 역사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직도 난 내 자신이 게을러 지면 전태일 평전을 꺼내 읽곤 한다. 투쟁의지를 불타 오르게 하려는 게 아니라, 나 자신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끼게 하려고 그러는 것이다. 그러면 어느정도는 나 자신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어느정도는 나 자신에 대해서도 용기가 생기곤 한다. 솔직히 영화 리뷰를 쓰는 이런곳에 이런 글이 잘 어울리지 않다고 본다. 하지만, 아까도 말했듯이 우리가 누리는 자유를 위해 희생하고 피흘려야했던 사람들을 기억하고 인류의 어리석은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난 이 글을 여기에 올리고 싶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이들에게 전태일 평전이나 책이 재미 없다면 영화라도 권하고 싶다. 그럼 자신에 대하여 사회에 대하여 한번쯤은 다시 생각해 볼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