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감독 묘한 영화를 또 만들어 냈다. 괴물-많은 사람들이 기대하고 궁금해 했던 작품이다.친구와 함께 영화를 보고난 느낌은 내가 생각한것과는 다른 그렇지만 재미있는 작품이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이상" 이다기 보다는 "나의 예상과는 다른 그러나"라는 느낌이다. 보통 일반적인 괴물이나오는 이른바 아나콘다라든지, 고질라라든지,혹은 에얼리언같은 영화들을 보면 일반적인 공식 비슷한게 몇개 있다. 이를테면,어찌어찌해서 생긴 괴물을 대략 5-6명의 직업이 다른 사람들이 뭉쳐서 합심해서 물리친다는 내용이다.그 5-6명중엔 고고학자라든지 사냥꾼(혹은 군인)같이 괴물에 대한 전문지식을 가진이가 등장하며, 대게 남녀 주인공 한명씩을 남기고 거진 다 죽는다.(아이러니하게도 사냥꾼이나 전문지식을 가진이는 사는경우가 드물다.) 그런 맥락에서 볼때 이 영화는 흥미롭다. 이 영화에서 그나마 사냥꾼에 근접한 이는 "배두나(극 중 국가대표 양궁선수)"인데 사실 영화에서는 기대하는 만큼의 효과가 없다.( 하긴 아무리 대표선수라도 눈앞에 괴물이 나오면 화살을 못쏘는게 당연하겠지.)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설쳐대는 괴수-하긴 이게 가장 현실적이다.괴수가 나왔는데 밤에만 숨어댕기는 것도 말이 안된다. 이 현실적인 상황묘사,그속에서도 간간히 배겨나오는 봉감독의 유머는 영화를 우수하게 만든다. 대모집회자들에게 무력하게 뚤려버리는 방어선,검증되지 않은 생화학무기를 한강에 설치하는 무능한 정부. 포르말린을 한강에 방류시켜 괴물을 탄생시키는 미국연구원(사실 이장면은 반미라기보다는 연구원을 포함한 우리사회의 '무사안일주의'를 표한한것같다), 포상금을 노린 신고자들, 진실을 이야기해도 진실을 믿지 않는 사회(송강호의 병원씬)가 드러나 있다. 그 사회가 묘하게도 현실과 맞물려있어서 기분이 씁쓸한 그런 느낌이다. 블랙코매디랄까. 영화는 괴수가 나오는 괴수물임에도 불구하고, 장르가 호러라든지 공포가 아닌 드라마다. 분명 무서운 부분이 존재하지만,그것은 괴수자체의 무서움이다.미지의 상대가 나를 급습한다는 그런느낌의 두려움이다.그외 기술적인 트릭이라든지, 내용적인 요소로 어거지로 무섭게 할려는건 찾아볼수 없다. 또한, 용감한 미군청년을 통해 부도덕한 미국수뇌부는 혐호스럽지만,미국시민까지 싫어하진 않는다는걸 간접적으로 보여준다.(검증되지 못한 바이러스이야기를 유출시킨다든지,한국정부가 무능해서 미국이 대신처리한다든지,그러면서도 사실 미국정부도 잘 모른다든지.) 단순한 반미에서 벗어난 한 발자국을 보는것같아서 반갑다. 전 재산을 털어서 무기를 구입하고,딸아이를 구하기 위해 벌이는 사투국은 일면 우스광스러워 보이지만, 그만큼 감동적이다. 황폐해진 사회를 구하는건 가족간의 사랑이란걸 표현하고 싶었던 것일까? 이영화는 괴수가 나오긴하지만,호러라든지,공포가 아니다. 이영화는 블랙코매디다.그것도 썩 괜찮은.한국에 이런영화가 나올수 있다는건,그리고 그걸 동시대에 볼수 있다는건 그것도 그것 다름대로 신의 축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