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삶이 짜증날 때 나를 웃겨준 남자 - 짐 캐리

아스트랄 작성일 06.08.14 22:3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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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내공 : 상상초월


이름만 들어도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하는 남자.

천의 얼굴을 가진 배우,

헐리우드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고 활동 폭이 넓은 코믹 배우,

그리고 아카데미 트로피와는 인연이 없는 비운의 배우.

그가 바로 짐 캐리입니다.

인간적인 코미디를 사랑하는 저는 주성치의 팬이기도 하지만, 짐 캐리의 연기에서는 주성치의 그것과는 다른 감동을 주는 무언가가 존재합니다.

그의 작품은 코미디와 휴머니즘을 오가며 사람들에게 마치 3류 영화의 카피프레이즈같기도 한 '웃음과 감동'을 여과없이 제공할 수 있는 몇 안되는 배우입니다.

저는 이 배우를 볼 때마다 항상 아주 어릴 적 보았던 미국의 영화 한편을 떠올립니다.

제목은 기억나지 않지만 어느날 아이들은 밤 하늘의 별을 구경하다 실제로 갈 수 있다 없다 내기를 하게 됩니다. 갈 수 있다는 소년은 우주를 올라가기 위해 혼자서 우주선을 만들게 되죠.

이 우주선을 숨기기 위해 아이들은 거대한 괴수의 모형을 만들고, 이 괴수의 모형은 네스호의 네시로 유명해져 아이들의 의도와는 다르게 수많은 사람들이 네스호를 방문하게 됩니다.
많은 우여곡절 끝에 아이들이 만든 조악한 우주선은 요란한 빛과 연기를 내 뿜으며 덜컹거리고, 이윽고 우주로 날아가 아이들은 아름다운 지구를 보게 되고 별의 세계를 유영하다가 친절한 외계인 친구의 도움으로 다시 지구로 돌아오게 됩니다.

나에게 짐 캐리는 이 당시의 유치찬란하지만 동경하고 있던 그런 동심의 세계를 이미 우량스럽게 성장해버린 저에게도 또 다시 투영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어느 여름날 에이스 벤추라로 찾아와 마스크로 웃겨주고 라이어라이어로 감동을 준 뒤 트루먼 쇼로 나를 울린 이 남자는 의외로 많은 것이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저는 그에 대해 아는 것이 무척 적습니다. 그의 마스크 뒤에 숨겨진 진실 만큼이나 그것은 화려하면서도 유머러스하지만 정작 아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가 골든 글러브 뮤지컬/코메디 부문 남우주연상을 탔다거나, 헐리우드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흥행 보증수표라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저는 언제나 아주 가끔 티브이에서 제공되는 트루먼 쇼나 마스크를 볼 때마다 매번 채널을 멈추고 웃거나 혹은 감동받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는 나의 삶이 짜증날 때, 힘들고 외로울 때, 혼자 있고 싶을 때는 물론 누군가와 이 행복을 나누고 싶을 때 언제나 함께 할 수 있는 배우입니다.

짐 캐리.

두말할 나위 없는 멋진 남자이며,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미국인이자 헐리우드를 대표하는 배우.

저에게는 어린 시절 영화에서 보았던 그 별이자, 우주선이자, 친절한 외계인 친구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전 아직도 그를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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