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영웅 시대의 자화상 - 인크레더블 등

아스트랄 작성일 06.09.01 20:3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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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내공 : 상상초월


이번에 하고 싶은 이야기는 히어로물입니다.

마블 코믹스로 대표되는 미국의 단골 블록 버스터 흥행 소재 - 히어로.

영원히 울궈도 울궈도 퍼낼 거리가 남아있는 거대한 히어로의 늪을 파헤쳐 보고자 합니다.

인크레더블은 슈퍼로봇대전같은 세상으로 변한 미국의 이야기입니다.

무슨 소리냐고요?

게임을 해보시던가 인크레더블을 보시던가 =ㅅ=

이 작품은 초기의 원패턴 히어로물의 양극단에 위치한 세상을 배경으로 합니다.

즉 절대 초인이 나와서 무능한 공권력과 군대를 대신해 압도적인 힘으로 차례차례 등장하는 악을 제압하는 영웅물이 아니라, '아빠 배트맨이 음식물 쓰레기 수거일은 목요일이래'같은 대사가 일상으로 변해버린 그런 곳이죠.

이미 일상 속에서 개개의 히어로와 악당의 싸움이 끼치는 피해는 천문학적인 수준에 이르고, 경찰대신 히어로를 부려먹던 정부는 더 이상 그들의 뒷감당을 할 수 없게 됩니다.

요는 돈이란 말이죠.

일반적인 샐러리맨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어진 히어로들.

주인공 인크레더블 - 밥 파는 돈을 벌기 위해 상사에게 고개 숙이고 종래에는 돈 때문에 악당 - 신드롬에게 이용당해 노역을 하기도 하죠.

특별한 힘을 가진 주인공들은 '하향 평준화'를 강요하는 세상 속에서 '상향 평준화'를 이루어 내려하는 평범한 악당과 승부를 겨루게 됩니다.

이 영화는 기존의 히어로물들과의 연장선상에서 본다면 무척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 작품입니다.

X맨을 봅시다. 그들 뮤턴트들 역시 자신들의 권리와 생존을 위해 사회와 악과 싸움을 하게 되지만, 사회가 요구하는 평범함 속에서 악과 싸우기란 너무나 버겁기에 정부와 타협하고 적과 싸우는 X맨으로서의 인생을 선택하게 됩니다.

인크레더블과 X맨은 서로 다르면서도 같은 구조의 영화입니다.

과거의 히어로물에 등장하는 히어로들은 원패턴입니다.

'절대적인 힘을 가진 초인' 그것이 대전제였고, 이 슈퍼계 1세대 히어로들을 대표하는 인물들이 슈퍼맨, 스파이더맨, 헐크, 킹콩(=ㅛ=)이었죠.

(슈퍼 로봇 대전의 슈퍼 로봇들 =ㅅ=)

그리고 사람들은 그들의 힘에 서서히 질려 갑니다. 너무 '초월적'이어서 '인간적'이지 못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등장한게 리얼계인 배트맨으로 대표되는 2세대 히어로 '아이언맨' '플레쉬' 등입니다. 이들은 지구로 향하는 운석의 방향을 비튼다던가 하는 거대 재난이 아니라 좀 더 직접적인 인간의 범죄를 해결하며 그 속에서 인간으로서의 강함과 약함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입체적인 히어로로서 배트맨을 창조해 내게 됩니다. 스파이더맨은 1세대와 2세대의 중간적인 인물이지만 역시 초인이기에 1세대에 가깝다고 생각됩니다
.
2세대 히어로로서는 슈퍼계라도 치명적인 콤플렉스를 가진 히어로가 많은 것도 특징입니다. 약점을 부여함으로서 인간성을 살리는 거죠.

(요놈들은 건담으로 대표되는 리얼 로봇들 =ㅅ=)


그리고 사람들은 동료를 통한 입체적 관계에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서로 여러가지 힘을 가진 초인들이 서로

'돕거나 혹은 싸우거나'

비로소 마블계의 짬뽕 믹싱이 빛을 발하며 3세대 히어로인 X맨등을 만들어 내게 됩니다. 드디어 슈퍼로봇대전의 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ㅅ=;;


이 3세대 히어로들은 타 히어로들에 비해 사회적인 배척을 받으며 다크물 비슷한 오오라를 뿜어내는 작품들이 많습니다. X맨이나 판타스틱포 등이 있겠군요.

무엇때문일까요?

그것은 '특별한 힘'을 가진 존재들이 '집단'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죠. 그들 개개인이 힘을 합친다 하더라도 슈퍼맨 하나 못당해 내련만, 사람들은 슈퍼맨보다는 X맨들을 더 두려워 하게 됩니다. 인간의 세상 속에 녹아들어 집단을 이루고 우월적인 힘을 가진 존재들, 히어로물의 계보는 차차 초인들을 인간의 레벨로 끌어내리면 필수적으로 파생될 수 밖에 없는 인간적인 감정을 강조하게 됩니다.

뮤턴트들은 인간이라면 누구나가 동경하는 한편 미워할 수 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1세대의 바라보기조차 힘든 초인적인 파워에 비해 그들은 인간의 사회 속에 녹아들어 있으면서도 특별한 존재이고, 언제든지 집단을 이루어 초월적인 힘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동경이자, 질투입니다.

이 복잡한 인간적인 애증이 히어로물 전반을 리드하게 되며 차차 슈퍼맨 시절의 개별적 사건 해결 구성이 아니라 드라마성이 강조되게 됩니다. 정의와 악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타락과 개심이 빈번하게 일어나게 되죠.

이 시대를 지나 사람들은 이제 옛 히어로들을 추억하며 과거의 원패턴 히어로들에게서 인간적인 면을 주목하게 됩니다.

옛 히어로의 재발견, 그것은 슈퍼맨 배트맨 리턴즈와 스파이더맨에서 특히 강조되게 됩니다.
(헐크는 초반부가 지루한 탓에 안봐서 몰라염 =ㅅ=)

아무리 생각해봐도 복고의 탈을 뒤집어 쓰고 리메이크 열풍에 편승한 작품들 같지만 사람들의 기호를 맞추고 있다는 건 확실하죠. 적어도 미국인들에게는 말이죠.


먼 길을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인크레더블은 이런 시대별 히어로물들이 지니는 특징과 의미를 요약하여 재미있게 풍자한 작품입니다.

위에서 예를 든 1,2,3세대의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으며 나름대로 독특한 의미를 가지고 있기도 하죠.

사회 속에서 하향 평준화를 강요 당하는 히어로와 상향 평준화를 이루어내려하는 범인과의 대결 구도. 이것은 집단을 이룬 초인들에 대한 해법이기도 하며 또한 히어로물 자체를 부정해 버리는 방법이기도 하죠. 누구나 히어로라면 두려워할 필요도 없고 또 히어로물로서 팔릴 이유도 없으니까요.

싸움은 인크레더블의 승리로 끝나 사람들은 환호하며 아직은 히어로라는 마음의 지주가 필요하다는 결론 비스무리한걸로 대충 끝나게 됩니다.

미국에서도 막대한 흥행성적을 거두고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에게 더 인기있었다고 하죠.

犬소리가 좀 길었습니다;


아무튼 나름대로 코믹하고 무겁지 않게 볼 수 있었지만, 이 영화의 엔딩 크레딧을 스킵하며 제가 내린 마지막 결론은





미국은 무지막지한 소송 사회이고

결국 히어로고 나발이고 세상은 돈이 최고라는 겁니다.


돈이 최고죠, 암.





PS : 히어로물 구분이나 특징은 모두 제 생각입니다. 오해는 없으시길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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