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허리가 짜부났을 때 보기 좋은 영화 -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아스트랄 작성일 06.08.25 22: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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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내공 : 우수함


안녕하십니까.

최근 일을 하다 허리가 나가는 바람에...
허리 디스크 있는데 담증세까지 겹치는 바람에 배를 바닥에서 떼지도 못할 정도로 아퍼서 끙끙대다가 3일이 지난 지금에서야 간신히 혼자서 화장실을 갈 수 있게 된 아스트랄입니다.

나이도 아직 한창 때인데 지팡이 짚고 간신히 화장실을 가니 뒤지고 싶은 기분입니다...=ㅅ=

짐볼에 의지해 컴퓨터를 바닥에 내려서 간신히 마우스질은 했지만 장문 쓸 수가 없어서 이제야 한편 올립니다. 뭐 덕분에 영화도 많이 보고 일본 쇼 프로그램도 많이보고 좋은 것(?)도 많이 얻을 수 있었습니다 =ㅅ=


잡설 치우고 리뷰 들어가겠습니다.

조지로메로 감독의 신화적인, 그리고 좀비계의 전설적인 작품.

미국 좀비붐의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입니다. 용량이 작고 고물 컴퓨터에도 불구하고 흑백영화라 렉이 없어 나름 즐겁게 보았지만 역시 옛날 작품이라 자막이 부실한게 천추의 한이 되더군요. 새벽의 저주와 비교를 해가며 볼 수 있어서 무척 즐겁게 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 저만 이렇게 느끼는지 모르겠지만, 공포 영화라는게 지나치게 세련된 화면 연출과 기술력이 들어갈수록 오히려 시시해져 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가 무서움을 느꼈던 영화는 흑백 영화, 혹은 오래되고 촌스럽기까지한 한국 고전 공포 영화나 혹은 링처럼 결코 세련된 화면 연출이 아닌 약간 묵은 분위기를 연출하는 작품이 더 깊이가 있더군요.

한번은 티브이에서 한국 공포영화 특집을 하더군요. 간단한 다큐 형식이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좀 옛날 이야기입니다. 99년도였던가?
거기서 소개된 작품 중 한개였는데, 귀신씌인 시어머님을 십자광선빔으로 퇴치하는 며느리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작품이 한가지 있었습니다. 시어머님의 리얼한 연기가 정말...7,80년대 영화같았는데, 그 몇십초의 장면이 세련된 기술력의 '엑소시스트' 이상의 공포를 저에게 안겨 주더군요.

공포영화라는건 화면 연출보다 배우들간의 호흡과 연출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동양 공포영화는 사람들간의 애증이 겹쳐진 내용이 많기 때문에 특히 중요하죠.

그런 면에서 이 작품은 사건의 개연성이나 필연성등이 결여되어, 아니 다르게 말하자면 미국식 정서와 동양식 정서간의 괴리감이 존재하고 있어 '무섭다'라는 느낌은 그다지 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그로테스크함과 스너프로 몰고가는 미국식 공포 영화와는 달리 이질적이면서도 친숙한 존재에 대한 공포감을 각인시켜 줍니다. 마지막 벤의 사망 장면에서 그 감정은 극에 달하죠. 너무 단순하게 처리된게 아쉬울 정도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특히 옛날 미국 작품이 으례 그렇듯, 음성이 나오지 않는 부분이 상당히 길었기 때문에 자막을 보기 위해 화면에 집중할 필요가 없어 누워서 보기엔 좋더군요. =ㅛ=

기술적인 면에 있어서 이 영화는 모든 좀비 영화류의 기본적인 틀을 제공합니다. '좀비류'에 국한시켜 이야기할 때, 단순히 시각적인 자극을 제외한다면 이 영화 한편을 보고 모든 좀비 영화를 봤다고 해도 크게 틀린 이야기는 아니실겁니다. B급 공포물의 한계일런지는 모르겠지만, 이 작품 하나를 보고 더 이상 좀비 영화에 대한 흥미가 떨어져 버린 것은 왜일까요?

시각적인 자국을 원하신다면 이 작품보다는 다음 작품인 살아있는 시체들의 낮부터 보시는게 좋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컬러 화면에 진득하게 녹아있는 잔인함이 충분히 기대를 충족시켜 드릴테니까요. 물론 좀비류 매니아이시면 시체들의 밤도 좋습니다. 흑백 영화가 주는 음산함과 촌스럽고 원색적인 공포가 색다른 자극으로 다가오실 겁니다. 아니면 다른 옛날 작품인 좀비오도 추천합니다. 시리즈물이죠.


개인적으로는 패러디 영화인 새벽의 황당한 저주를 볼 수 있었던 게 행운이었습니다.


*ps : 개인적으로 보는 내내 바바라뇬 졸 짜증납니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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