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내공 : 어중간
방금 전에 가문의 부활 시사회에 다녀왔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흔히 말하듯이
" 생각없이 보면 재밌다. "
입니다. 먼저, 말씀 드릴 점은... 줄거리를 포함하고 있으나...
솔직히 줄거리 봐도 상관없습니다. 아마 첫 장면 보시면
뒷 이야기는 그냥 때려 짐작해도 될 만큼 뻔한 내용이니까요.
다만, 배우들이 웃겨주는 부분만 즐기시면 될 듯 합니다.
그것도 싫으시다면... 여기서 부터는 "뒤로"를 클릭해
주셔요. ^^;;(근데 주말에 하는 영화 소개프로에서
대강의 줄거리는 말해주지 않나요?)
영화 가문의 부활은 요즘 헐리웃 블록버스터의 추세인 3편의
공식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솔직히 연관성은 전혀 없습니다만...)
전작인 가문의 위기는 백호파의 큰 아들인 신현준이 새로운 사랑을
만나 결국 맺어진다는 뻔뻔할 만큼 뻔한 전개를 가진 영화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흥행이 성공했던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꽤나 웃겼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다방면의 엔터테이너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탁재훈을 캐스팅 한 것이 주효했다고 봅니다.
가문의 부활은 전작인 가문의 위기를 그대로 답습한 작품입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정말 뻔뻔할 만큼 똑같은 전개를 보여줍니다.
전작에서는 신현준과 김원희를 내세웠지만
이번에는 톡톡히 재미를 보았던 탁재훈을 전면에 내세워
작품 상 부인인 신이와의 과거 스토리, 그리고 갈등을 겪고
다시 돌아온다는 설정이 있습니다. 물론 내용 상, 큰 줄기는
아닙니다만... 문제는 상영 시간의 상당수를 잡아먹을 정도로
비중있게 잡아먹었다는 것이죠. 때문에 다른 전개는 그냥
날림이라 보시면 됩니다.
대강의 줄거리를 보자면 이렇습니다.
백호파는 검사인 큰 며느리, 김원희를 맞으면서 밝은 세상으로
나오게 됩니다. 더 이상 조폭이 아닌, 깨끗하게 살겠다는 말이죠.
결국 김수미의 뛰어난 요리솜씨를 바탕으로 김치 회사를
차립니다. 게다가 그 김치가 얼마나 맛있는지, 홈쇼핑을 통해
초고속 성장을 하여, 코스닥에 상장, 외국에 까지 수출을 하게
됩니다.(여기까지는 꽤나 웃깁니다. 정말 크게 웃었습니다.)
그러나 전작에서 김원희의 선배 검사로 나왔던 공형진이
어린이날 특사로 나오면서 앞날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암시합니다. 게다가 백호파의 둘 째 아들인 탁재훈이
전작에 이어서 여자를 무척 밝힙니다. 결국 산업 스파이(?)인
섹시한 꽃뱀에서 속아 김치 가공 비법을 모두 누설하게 되죠.
이제부터 슬슬 한숨과 함께 짜증이 좀 납니다. 너무 탁재훈의
빛나는 애드립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짙기 때문입니다.
무조건 순간의 센스로 넘겨 버립니다. 그러다 보니 그런 부분들이
늘어지면서 점점 지겹고 짜증납니다.
아무튼 이에 탁재훈의 부인은 떠나고, 공형진은 전작에서 백호파의
라이벌 세력인 도끼파와 합작하여 김치 회사를 망하기 직전까지
몰아갑니다. 결국 내부적인 갈등을 겪게 되고...
뒷 부분은... 다들 아실 겁니다. 쩝...
김수미와 탁재훈... 이 둘이 아니었다면 저는 이 영화를
안 봤을 겁니다. 특히 김수미씨의 연기는 역시! 역시라는
말밖에 안 나옵니다. 대사하나 하나가 살아서 제 배꼽을
바닥에 떨어뜨려 놓더군요.
그리고 탁재훈씨... 그 순간적인 순발력, 센스는 가히
국내 연예인 중에 최고라고 봅니다. 영화에서 적절히
비중을 주었다면 정말 깔끔하게 웃겨 주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영화를 보는 내내 들었습니다.
그 외의 배우들은? 정준하가 조금 웃겨 주었습니다.
(웃길려고 만든 영화니 '웃음'에 대해서만 논의하겠습니다.
괜시리 어줍잖게 주는 감동은 무시하겠습니다.)
이 영화는 코메디 영화입니다. 이것이 말이 되네, 안되네.
이런 것은 따지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냥 관객을 웃겨 주었다면
그걸로 성공했다고 봅니다. 그런 면에서 가문의 부활은 3분에 2는
성공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너무나 흥행을 의식해, 다른
가능성을 배제한 체, 전작을 그대로 답습하고 인기 키워드인
한 배우(?)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정말 악습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이 영화가 이렇게 성공한다면 다른 작품들에게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시나리오의 부재는 정말
심각한 수준이더군요. 가문의 위기=가문의 부활이라는 공식이
성립될 정도입니다.
리뷰라기 보다는 잡담에 가까운 글이었네요.
그리고 나쁜 소리만 잔뜩 써 놓은 것 같구요. 송구하게 생각합니다.
굳이 이 영화의 추천도를 말하자면...
탁재훈, 김수미씨를 좋아하신다면 반드시 보십시오.
웃긴 영화가 너무너무 좋으시면 보십시오.
그 외에는 돈 아까울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웃기긴 웃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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