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받지 못한자

드헤 작성일 06.11.28 01:3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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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내공 : 우수함


제가 쓴 글은 아니고요.

^^::

인터넷 기자 (노컷 인가?)한 분이 쓰진 영화 감상평인데 정말 잘 쓰셨더라구요.

한번 읽어 보세요. 영화 내용에도 충실하시고.. 특히 전 표현력에 반했음

물런 짱공유인들 중에서 이 정도 글 실력 계신분 많은 걸로 알아요 ^^

저만 이런 감동(?) 느꼈는지, "용서받지 못한자"보신분 꼭 한번 읽어보세요

복사 붙여넣기가 안돼서 제가 일일이 다 쓴거에요 ^^::






예나 제나 군대에 대한 담론은 차고 넘친다.

대학가 술자리의 절반을 채우는게

연애 이야기고 군대이야기가 아닌가.

해묵은 가산점 논쟁도, 고위층 이중국적이나 국적포기도,

아직도 연예계 복귀가 아리송한 스티브 유도 알고보면 다

"그놈의 군대"가 문제였다.

하지만 그늘을 벗어나 당당히 군대에 대해

이야기하기란 얼마나 조심스러운가.

잘못 건드렸다간 대한민국 국민 절반과 등을 돌리기 십상이고,

대한민국 육군병장 출신이 아니면

일단 자격없는 외침으로 치부되는게 군대 이야기의 생리다.

그래서일까
군대영화 "용서받지 못하자"의 등장은 그자체가 대범하고 신선하다

그면면을 들여다보면 더욱 그렇다

영화는 묻는다
"나와야 사람이 된다"는 군대가 20대 젊은 청춘들을 잡아두고

가르쳐온 것은 대체 무엇이었냐고. 그것이 과연 성숙이었냐고.
육군 병장 출신 스물일곱 복학생 감독의 첫 데뷔작이 던진 당돌한 질문은 두고두고 가슴 한구석을 먹먹하게 한다.




영화의 두주인공은 같은 내무반에서 만난
중학교 동창생 태영(하정우 분) 과 승영(서장원 분)이다.
태영은 소위 말하는 군기반장이다.
후임들을 화장실로 불러 두들겨 패다가도 담배 한개비로
다독일 줄 아는 그는 군대에서의 룰에 훌륭하게 적응한 표본이다.
그가 사랑하는 동창에게 일려주는 군대의 룰은 다음과 같다.
"시키는 대로 해라, 말 많이 하지마라"

뒤늦게 입대한 동창 승영은 그 룰을 거부한다.
슬리퍼 하나 제손으로 가져신는 법이 없고 후임들 괴롭히기를
당연한 권리쯤으로 생각하는 고참들을 그는 이해할 수 없다.
그는 나만은 이를 바꿔가겠다고 생간한다.
그리고 여기에 등장한 고문관 신병 허지운(윤종빈 분).
어리버리함이 하늘을 찌르는 그는 승영의 보호 속에 남는다.

비장한 제목 아래 담긴 메시지 때문에
작품도 무거우리라 생각한다면 큰 오산
영화는 눈물나게 재미있다.
감독 자신의 군생활 경험에서 건져올린 것이
생생한 에피소드로 하나씩 등장할 때면
객석 여기저기서 숨죽여 웃는 소리가 들린다.
군대에 가지 않았을지라도 귀에 못박히게 들어
제 경험인양 생생한 단면들이기에
그 웃음은 군필자와 미필자를 가리지 않는다.

하지만 영화가 준비한 반전이 조짐을 보이면서부터 웃음은 줄어든다.
누군가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을만큼 견디기 힘든 폭력을
극장에 앉아 낄낄대면 즐기고 있었음을 반추하게 되는 순간은 쓴맛나게 잔인하다.
그래서 우리 모두가 결국은 "용서받지 못한 자"가 아니겠느냐는
감독의 말은 더욱 오래 가슴을 친다.

감히 말하건대 이 영화는 제 10회 부산국제 영화제
최고의 수학이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다.
한국사회를 관통하고 있는 비뚤어진 룰과 허상뿐이 남성다움의 근간이
바로 이것이었다고 말하는 수물일곱 신인 감독의 대담한 시도는 성공을 거둔 듯하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아무고 그리지 않았던 찐자 군대 이야기.
씁쓸한 추억을 되살릴 복항생에게도, 아직은 군대가 궁금한 신입생에게도,
아버지와 오빠 남동생과 남자친구를 군대에 내 맡겨운 여학생에게도
이 영화를 봐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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