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A 를 통해 알게된 뤽베송 감독의 새로운 영상미와 독특한 자아성찰에 감명을 받아 그의 전작인 그랑블루를 보게되었다.
운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러닝타임 3시간에 달하는 특별판을 보게되었고 영화를 보고 깊은 여운이 남아 이렇게 리뷰를 쓰ㄴ다
일반적으로 바다는 여러 문학 작품을 통하여 고난, 역경, 시련의 뜻으로 알려져있다. 그렇게 거창하게 가지 않아도 바다에 빠지면 참 고달프다ㅜ
하지만 이 영화의 두 주인공에게 바다란 참 아름다운 대상으로 그려진다. 작크에게는 가족으로....잠수해 들어가면 들어 갈 수록 다시 나올 이유를 찾기 힘든 사랑의 대상으로....엔조에게는 자신의 위대함을 다 받아주는 친구로....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게 해주고 자신의 존재의의를 찾을 수 있는 장소로....
그것은 아마 성장기를 그리스 연안에서 돌고래 전문가를 꿈꾸면서 지냈던 뤽베송의 아름다운 추억이 반영된게 아닌가 싶다. (여담이지만 뤽베송은 17살때 다이빙 사고로 돌고래 전문가의 꿈을 접고 영화감독의 길로 전향하게 된다.)
영화 인물들의 심리적 묘사와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누벨이마주의 영상미는 보는 내내 눈과 머리를 즐겁게 했다.
작크의 어린 시절 바다속으로 다이빙 해들어가던 장면과 작크와 조안나의 처음 만날때의 장면이 좋았다. 또 장-르노 아저씨의 자아도취적인 수다도 좋았다 ㅋ
이 영화는 짙은 외로움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세상과 단절된채 바다로 빠져만 들어가는 작크. 다른 사람과 다른 특별한 그 이면에는 누구도 이해할 수 없었던 외로움이 있었기 때문에 그가 바다에 그토록 집착했던것이 아닐까? 사람의 사랑의 가장 강력한 동기가 외로움이듯이....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인상깊은데.... (약간 스포...)
작크가 조안나가 임신을 했다는 말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죽음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는 바다로 잠수해가 돌고래를 만나고
그 돌고래를 따라 밝은 조명에서 어두운 바닷 속으로 헤엄쳐 들어가면서 끝이난다.
그 의미는 두가지로 해석이 될 수 있는데
첫째는 끝내 자신의 고독감을 이기지 못해 현실의 사랑(조안나)을 져버리고 자신의 원하는 것을 찾아간 모습으로
둘째는 자신의 외로움과 집착을 인정하고 현실의 상황과 사랑을 받아들이기 위해 새로운 세상으로 나간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런데 마지막에 작크가 조안나가 손을 잡기를 원해주었단 사실과 잠수 시작줄을 조안나보고 당겨달라고 했던 걸 보면 아마 두번째쪽이 맞지 않은가 싶다.
이렇게 자신의 내면의 존재의 상실감으로 시작한 뤽베송의 자아성찰 여행은 새로운 현실의 희망과 맞닿으면서 끝이난다.
그리고 갠적으로 조안나가 너무 이쁘고 귀여웠다. 88년에 저렇게 아름다운 여자가 있었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