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적인 소감입니다. 감상 전에 선입견이 되지 않길 바래요.
가벼움과 설익은 반전들로 망가져있는 충무로에 그의 전작 "오아시스"
가 그랬듯, 가뭄에 단비같은 작가주의적 작품이 탄생하길 내심 기다렸다.
문화부 장관직을 벗고 만든 그의 "밀양"... 뚜껑을 열어보니....
역시나, 이창동이였다.
멜로니 사랑이니.. 지켜주는 남자니.. 하는 키워드들은 모두 마케팅을
위한 홍보측의 전략일뿐이었다. 칸에서 상을 받더라도 쫄딱 망할지
모른다는 의심에서였는지, 우리가 보아온 스틸샷과 기사들을 통해
느낀 밝은 분위기는 영화 속 어디에도 없다.
오아시스보다 더 건조하고, 박하사탕보다 더 답답하며, 사람이란 속물
을 까발리고 벼랑으로 밀어 붙힌다. 거기에 종교에 대한 감독의 직설적
감정과 마초주의까지 들어나면서 영화는 그야말로 불쾌함과 씁쓸함의
극치를 달린다.
저번 VIP/언론 시사회가 끝나고 누군가 벌게진 눈시울로 "신애에게 꼭
그렇게 까지 해야했나요? 감독님?" 하고 되물은게 생각난다. 그런 질문에
어눌한 표정으로 피식 웃어 보일 이창동이 눈에 선하다.
이창동이 아니면, 누구도 도저히 만들 엄두도 내지 못할 만한 영화.....
이쁘장한 전도연이나 애잔한 멜로를 기대하신다면, 이참에 색다른 경험을~ -_-
초록물고기, 오아시스, 박하사탕을 가슴에 담아둔 분이라면, 역시나 강추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