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든장면이 은유와 상징으로 이루어진듯해 완벽히 이해해보려는 마음가짐으로 본다면 어렵고 힘들고 지치는 영화...그래서 그냥 보는 사람 소화하기에 따라 조금의 차이는 있겠지만 어쨌거나 '자유'를 얘기하고자 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편안히 보고 편안히 적은 리뷰임을 밝힙니다.
유럽통합의 시대
줄리는 병원침대에서 눈을 떳다 끔찍했던 사고의 순간이 어렴풋이 기억날 뿐이다. 의식을 되찾기 무섭게 의사는 유명작곡가였던 남편의 죽음을 말했지만 그건 견딜 수 있는 일이다. 그를 위해 슬퍼할만한 사랑은 이미 남아있지 않다
줄리는 다급히 딸 안나의 상태를 묻는다. "죄송합니다" 의사의 대답은 결코 떠올릴 수 없는 것이었다. 줄리에게 당장 든 생각은 이제 끊임없는 삶의 질문에 대한 마지막 대답을 잃었다는 것이다 그녀에게 필요한건 치료를 위한 약이아닌 더 괴로워지기 전에 숨을 멎게 해줄 약이다
쉽게 넘어가지 않는 약을 잠시 뱉어냈을 때, 눈 앞에 나타난 간호사는 조심스럽게 줄리를 보듬어준다. 엄습했던 고통이 잠시 가라앉음을 느낀다
줄리는 결혼전의 자신을 되찾기로 했다 변호사에게 부동산 처분을 맡기고 유럽 12개국 의 통합을 상징하는 남편의 악보도 버린다 그리고 남편의 동료 올리비에로부터의 오랜 사랑도 하룻밤으로 정리할 것이다 그가 자신에 대한 사랑을 접고 다신 과거를 떠올리게 하지 말아주길 바란다.
이제 줄리에겐 줄리 자신과 딸이 좋아했던 파란색 샹들리에만이 남는다.
모든걸 등지고 하룻밤만에 모든 과거의 장소로부터 벗어났다. 그녀는 그렇게 믿고싶다.
남편의 이름을 버리고 결혼전 자신의 이름으로 새 아파트를 얻었다 이제 줄리의 거취는 아무도 모른다
제일 처음 아파트 천장에 파란 샹들리에를 걸어두었다.
거리의 플롯 연주가는 그녀의 집착을 지적했다 확실히 줄리는 남편의 미완성곡에 집착하고 있는지 모른다.
눈을 감으면 가끔 잊기로 약속한 기억들이 남편의 곡과 함께 밀려들어와 괴롭다
그녀는 파랗고 포용력 있는 무언가에 잘 떨어지지 않는 감정의 먼지를 씻어내고 싶다. 괴로움이 더할수록 더 세차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