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우가 은서에게 말한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아니, 변하는 것은 어쩌면 계절뿐일지도..
겨울에 만나 서로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은 봄을 함께 보냈다.
여름이 오면서 둘은 흔들리기 시작했고 가을엔 이미 끝이나 있었다.
시간은 흐르고 다시 겨울은 오겠지만
봄날은 갔고 사랑은 다시 볼 수 없을 것이다.
상우가 은서에게 찾아와
보고싶었다며 “내가 데려다 줄까?”라고 하는데
은서는 새로 뽑은 자신의 차를 타고 가버리는 장면이 있죠.
운전을 가르쳐 준 것은 상우였지만 상우와 헤어져 있는 사이
그녀는 차를 샀고 혼자 돌아갈 수 있게 됬습니다.
상우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그녀의 차에 기스를 내는 것 뿐이었죠.
생각해 보면 그런 상우란 남자는 자신의 할머니를 매일같이 보며 사랑에 대한 자신만의 이상을
키워 왔던 것 같습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죽고 못 사는 사이였는데 왜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두고 바람을 폈을까라고
약간은 어리숙한 질문을 하는 그에게 고모는 말하죠. 살다보면 그럴 수도 있다고.
이 영화는 나이는 먹었지만 한편으론 아직 모르는 것이 많은 상우라는 남자를 통해
순수가 겪어야 하는 필연적인 상실과 더불어 성숙해지는 과정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알듯 모를 듯한 상우의 미소는 영화 자체에 대한 저의
감상을 대신하고 있네요.
잘 알진 못하겠지만 알 것 같기도 하다.
슬프고 안타깝지만 행복했다라고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