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름끼치는 어둠의 향연. 다크나이트.

게맛살 작성일 08.08.08 13: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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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 비긴즈의 마지막 장면을 보고

 

이 다크나이트를 얼마나 오매불망 기다려왔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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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30분의 긴 러닝타임이 끝나고 스탭롤이 올라갈때 난 멍하니 자리에 앉아있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이 영화는 2번 이상은 봐야하는 영화라고.

 

그리고 히스레져의 조커, 크리스챤베일의 배트맨도 그렇지만.

 

이들을 아우러 다크나이트를 탄생시킨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진정 천재 감독이란것도.

 

영화 이야기야 다른 분들이 너무나도 많이 언급했기때문에 언제나 처럼

 

배우를 통해 이야기를 꺼내보겠다.

(스포일러 없습니다. 반말체는 양해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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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명실상부하게 헐리웃 최고의 배우 중 하나로 올라선 크리스천 베일.

 

사실 그에 대한 연기는 거의 배트슈츠를 입고 뛰어다니는게 반 이상이라 그렇게 이야기할 내용이

 

있지는 않다. "누구보다도 배트맨 슈츠가 잘 어울리는 베일은 이번 작 다크나이트에서도 선과 악의 모호한

 

대립속에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않고 악을 처단하는 배트맨과  고담시 최고의 갑부이자 모든걸 누리는 브루스 웨인을 

 

아주 잘 소화해내었다."라고 누구나 다 아는 소리를 꺼내어 한 번에 정리 할 수도 있겠다.

 

그래서인지 난 오히려  배트맨으로서의 그가 아닌 브루스 웨인으로서의 베일을 살펴볼때 그의 연기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는데. 베일은 브루스를 연기할 때 눈빛과, 특히 입술의 조화가 늘 배트맨을 전제로 두고 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베일이 연기하는 브루스는 겉으로는 시종일관 여유를 부린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그의 얼굴 표정을 보면

 

뭔가 그늘진 표정이다. 배트맨의 이중생활을 철저히 숨겨야하는, 배트맨이야 말로 브루스의 진정한 

 

모습임이어야하는, 브루스가 브루스 자신이 되지 못하는, 브루스의 눈으로 사람과 도시를 읊지만 그것을 배트맨의 신념으로

 

느껴야하는 삶. 브루스 웨인일때의 크리스천 베일의 그늘진 표정에는 이러한 감정들이 뒤섞여 시종일관 결코 행복하지 않은

 

연기를 절제되게 굉장히 잘 표현해내었다. 기존 갑부 브루스 웨인을 껍데기처럼 연기했던 배우들과는 급이 다르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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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더이상 말하면 짱공인들이 지겹다고 이 글을 신고할지도 모르는 죠커다.

 

처음 영화에 죠커가 등장하고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할 때. 난 온몸에 소름이 확 돋으며

 

가슴이 쿵쾅쿵쾅 뛰는걸 느낄 수 있었다.(이 느낌은 정말 색다른 느낌이었다.)

 

어기적어기적 나타나는 그의 뒷모습을 시작으로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었던 죠커.

 

많은 배우들이 이 죠커의 역을 따내려고 달려들었지만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기존의 잭 니콜슨이 보여주었던 광대같은 조커를 완전히 배재하고 그야말로 '파멸' 하나만 남은

 

광기의 죠커를 보여준 히스레저를 선택했는데 그게 최고의 선택임을 깨달았다.

 

놀란감독은 "히스레저와는 다크나이트에서의 조커에 대한 컨셉이 일치했다.

 

그가 연기한 조커를 보자마자 난 미련없이 바로 히스레저를 캐스팅했다"라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본격적으로 히스레저의 조커를 이야기해 보자.

 

히스레저는 조커 캐릭터를 공부한 정도가 아니라 그냥 아예 조커가 되어버렸다. 그에게서 조커에 대한

 

디테일함을 언급하는건 망자에 대한 실례다. 왜냐하면 레저는 조커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조커를 볼 때 그 어느 호러영화 보다 섬뜩함을 온몸으로 느꼈고 조커가 말할때 기괴한 소리를 내는 버릇, 정신병이

 

있는듯한 어깨와 손의 제스쳐, 광기와 조롱 파멸이 가득한 그 눈 빛과 웃음, 땀에 절은 머리카락과 분장.

 

영화 찍을 당시 조커를 연기하는 히스레저를 보며 모든 스텝이 압도되어 단 한마디, 찍소리도 못했다던 크리스천 베일의

 

표현을 굳이 빌리지 않더라도 레저의 조커는 완벽함이니 뭐니를 떠나서 그저 조커 그 자체였다고 밖에 할 말이 없다.

 

아직도 소름끼치는 너무나 황홀할 정도로 멋있었던 장면을 꼽자면 조커가 파티장에서 작은 나이프를 들고 땀에 절은

 

특유의 곱슬 머리칼을 손목으로 슥 넘기는 씬. 아주 짧은 장면 이었지만 이 장면에서 정말 난 숨쉬는 것도 잊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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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첼 도스 역을 맡은 메기 질렌할. 국내에는 별로 알려지지 않은 배우인데

 

비긴즈의 케이트 홈즈에 이어 캐스팅 되었다. 끼워맞추자면 이 배우는 히스레저와도 연관이 있는데

 

브로크백마운틴에서 히스레저와 호흡을 맞췄던 명 배우 제이크 질렌할의 친누나이다.

 

원래 연기파 배우로 인정을 받고 있는 만큼 케이트 홈즈와는 비교도 안되게 레이첼 역을 잘했다.

 

아쉬운점은 연기는 잘했지만 좀 따로 논다는 점. 아론 에크하트와는 비교적 잘 어울렸으나

 

크리스찬 베일과는 잘 섞이지 못했다. 일단 그에 비해 나이들어 보이는 외모에대해서 문제점을

 

찾을 수 있는데 사랑의 대상이 아닌 마치 누나같은 느낌이 풍겨나오는게 좀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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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리 올드만!!!!!! 비긴즈에서 살짝 나온 아쉬움을 이번작에서 많이 달래었다. 그만큼 비중이 높아졌단 소리.

 

어떤 분들은 게리 올드만의 역이 아쉽다고 하지만 난 정 반대다. 다크 나이트에서 조커만큼 기대했고

 

기다려왔던게 바로 이 게리 올드만이었다. 정말 자기 역을 충실히, 멋드러지게 표현해냈으며

 

그의 가장으로서, 형사로서의 연기는 주인공인 크리스천 베일만큼이나 빛났다고 할 수 있다.

 

다크나이트의 기승전결에 있어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게리 올드만.

 

노장은 죽지않는다. 그는 아직도 유유히 빛을 내고 있는 너무나 멋진 배우다.

 

크리스토퍼 놀란을 가장 감탄했던것은 정말 쉽게 써버릴 수 도있던 이 제임스 고든이란 캐릭터를

 

굉장히 유연하게 그리고 아주 요긴하게 잘 살리고 써먹었던 점이며 이 고든 역에 누구도 떠올리지 못한

 

게리 올드만을 캐스팅한 것.(롭 코헨이 가지고 있지 못한, 아니 어디 롭 코헨 뿐이랴. 수많은 감독들이 지니지못한

 

바로 그 능력.

 

캐릭터 크리에이티브 능력이다. 놀란 감독은 천재라고 부를 수 밖에 없다.)

 

 

 

 

이 외에 아론 에크하트도, 모건 프리먼, 마이클 케인 등 같은 멋진 배우들도 있었으나 별 다른 코멘트는 달지 않겠다.

 

다크나이트. 이 영화에 한해서 승자는 그 누구도 없다. 배트맨도, 조커도, 경찰도, 시민도.

 

다음 배트맨이 나올지 안나올지는 모르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메가폰을 잡지 않을거면

 

되도록 헐리웃에서 또 새로운 배트맨에 투자하지 않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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