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코엑스 메가박스 서태지 M관에서 12:55분 회차로 관람하고 왔습니다.
많은 분들이 언급하셨듯 정말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영화를 만들 때마다 영상 혁명을 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예고편으로 봤을 때는 CG가 조금은 어설퍼 보였는데,극장에서 보니 입이 떡 벌어질 정도입니다.
피터잭슨 감독이 뉴질랜드의 자연을 판타지 세계의 중간계로 감쪽같이 표현했다면,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블루스크린을 하나
의 신세계로 창조한 것이라 생각됩니다.머리로는 드넓은 자연 풍경이 모두 CG임을 알며 부정하지만 제 눈은 자꾸 실존하는
신세계라고 인식하더군요.
그러나 한편으로는 스토리가 약하지만 혹은 뻔하지만,'재미있었다.'라는 의견,
'스토리는 약하지만 비주얼 때문에 재미가 있었다.'라는 의견이 많은데요.저는 이에 전혀 수긍이 가지 않습니다..
이런 분들은 픽사의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엄청난 CG기술만을 얘기하시는 분들이 아닐까 합니다.
그렇게 비주얼로 밀던 디워나 2012가 스토리의 빈약함을 가려줬습니까?
스토리가 뻔한 것과 소재가 뻔한 것은 다릅니다. (사실 이 부분은 트랜스포머나 디워등 비주얼적으로는 흠잡을 데가 없는
영화가 나올 때마다 논쟁이 되어서,'스토리가 뻔하지만 그 스토리를 이끌어 가는 양념이 중요한 것이다.'라는 의견으로 모아
지더군요.)
저는 아바타의 환상적인 영상미를 보고 느낀 것이 아니라,영상미를 통해 전달되는 스토리를 보았습니다. 남들이 뻔하다고
이야기하는 스토리가 재미있었고,그렇기 때문에 연출까지 맘에 들었으며 화려한 영상미는 덤으로 보았습니다.
사실 대립구조는 간단하지만,그 속에 녹아있는 장자의 호접몽에 관한 성찰이라든가,아바타라는 이색적인 소재,이기적인 인간의 문명,자연의 숭고함과 조화,동화..(원령공주가 생각나네요)
영화를 보던 어느 순간 저도 인간이길 포기하고 나비족이 되고 싶더군요.
특히 동물과의 교감 장면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촉수를 이용한 교감(?)이라니...
전개가 약간 루즈하다는 의견도 있는데,막상 생각하면 빼버려야할 장면이 거의 없습니다.
단순히 비주얼적 아름다움을 보여주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주인공이 변심하게 되는 과정이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보이기
기 위해서라도 판도라의 풍경과 나비족의 문화,성인식등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솔직히 제임스
카메론 감독도 이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했을꺼 같지 않습니까? 제가 장담컨데 자신이 창조한 새로운 생명체들을 편집하
면서 피눈물을 흘렸을 겁니다 ㅋㅋ
결론적으로 정말 오랜만에 최고의 영화를 본 것 같습니다. 3D로 한번 더 볼까도 생각 중입니다. 빨리 DVD확장판이 나와서 삭
제가 안 된 감독판과 메이킹 필름을 봤으면 좋겠슴다~
사족 1. 영화를 보면서 통한의 눈물을 흘렸을 아메리카 인디언 원주민들을 위해 잠시 묵념
사족 2. 더 나은 간지를 위해 버림받은 주인공 제이크의 기존 차량에게 잠시 묵념(역시 남자는 좋은 차를 타야한다는 아랫분말에 공감)
사족 3. 기껏 배운 활은 안쓰고 총을 쓰는 주인공 제이크. 마지막 보스전에는 활을 쓸거란 내 기대를 구겨버린 카메론..
사족 4. 기껏 배운 나비족 언어는 안쓰고 통역관 데리고 영어 쓰는 제이크. 마지막 'I SEE YOU' 정도는 간지나게 나비족 언어
로 해줄 수 있잖아.
사족 5. 끝나고 흥얼거리게 되는 음악. 역시 제임스 호너
사족 6. 안쓰려고 했는데...신체에 비해 너무나도 작은 생식기...(인간의 사이즈와 비슷하다.)
사실 수박과 소시지를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