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을 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코난도일의 원작 셜록홈즈와 가이 리치의 셜록홈즈는 매우 다릅니다.
홈즈의 천재성 이면의 고독과 우울함은 능청스러움과 재치로 교체되었고, 군의관 출신의 조력자 왓슨은 럭비부 출신이라는
설정이 추가되어 총잘쏘고 지팡이를 몽둥이처럼 사용하는 캐릭터로 바뀌었습니다. 이쯤되면 제목만 셜록홈즈라고 할 수 있
지 않을까요.
그림자 게임에서는 가이리치만의 셜록홈즈의 색깔이 더 짙어졌습니다. 아이언맨의 토니스타크가 연상될정
도로 홈즈는 더욱 능청스러워졌고, 오락성과 액션성도 더욱 가미되었습니다. 전작을 보지 못하신 분들을 위해 영화 초반 홈
즈의 4:1 격투로 보여줌으로써 이 영화는 이런 영화야! 라고 말하는 센스도 잊지 않습니다. 원작에서 홈즈가 아마추어 복싱
챔피언을 이긴 적이 있다는 경력을 상당히 화려하게 활용하는게 아닌가 합니다ㅋㅋ
전작에서 재미를 톡톡히 봤던 홈즈의 마인드 파이팅(?)을 역으로 이용한 것도 참신했습니다. 전작과 비슷하면서 차별성을
두려는 감독의 노력이 엿보이더군요.
거기에 슬로우 모션,패스트 모션을 이용하여 시종일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게 하였고 가이리치 특유의 역동적인 카메라 기법도 전편에 비해 훨씬 발전했습니다.. 특히, 숲 속의 추격전은 가히 손에 땀을 쥐게하더군요. 영화 내에서 가장 임팩트 있는 장면이 아닐까 합니다. 아니..두번짼가?
또 영국,프랑스,독일등의 고증도 좋았고 화려한 영상미와 오페라 하우스,숲속 추격전,연회장,집시등에 적절히 어울리는 배경음악도 만족스러웠습니다.
아쉬웠던 점은, 셜록홈즈의 오랜 숙적이자 가장 큰 라이벌인 모리아티 교수에 대한 묘사입니다. 전편을 보신 분들이라면 예
상하시겠지만, 영화에서 악당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그저 셜록 홈즈(정확히 말하면 로버트 다우니 주니
어)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역에 지나지 않습니다. 모리아티 교수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설정에도 조금 변화가 있는데, 원작에서 모리아티 교수가 어둠 속에서 거미줄을 조종하는 거미같은 이미지였다면, 영화
내의 모리아티 교수는 너무나 적극적으로 홈즈와 대면합니다. 결정적으로, 모리아티 교수가 대학 복싱 챔피언 출신
이랍니다ㅋㅋㅋ
또, 영화적 배경(1890년대)와 맞물려 주제의식을 전달하기에는 모리아티 교수와의 심리전이 너무 부족하지 않았나도 싶습니다.
그래도 영화 후반부 홈즈와 모리아티의 심리전은 심장을 쫄깃하게 만드니 실망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슬로우 모션과 패스트 모션을 사용함으로써 역동적인 효과가 가미되었지만, 오히려 난잡해지고 스토리 파악에 난항을 겪게
만든 점도 있습니다.. 여자들은 대체로 스토리 이해가 쉽지 않은 눈치더군요.
또,전편에는 그래도 홈즈의 추리의 단서들을 보여주는 여지가 있었다면, 이번에는 추리 따윈 의미없다는 듯 그 단서들을 후
다닥 패스트 모션으로 감아버립니다. 그래도 명색이 추리물인데 관객에게 생각할 여지는 줘야하지 않나..하고 상당히 아쉬
웠던 부분입니다.
워낙 스피디한 전개 때문에 다양한 연출과 장면들을 짧게 봐야만한다는 점도 아쉬웠습니다.
특히, 오페라 하우스에서 지오반니를 활용하여 극적인 연출을 표현하는데, 영화 아마데우스의 그것과 비교가 되서
조금은 허무하고 아깝더라구요.(조금만 더 끌어올렸으면 좋았을 뻔했는데 하고..)
전편을 재밌게 보신분들이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팬(혹은 주드로의)분들은 실망하지 않으실 듯 하고..
영화 내의 설정을 납득하신다면 소설 셜록 홈즈의 팬들도 만족하시리라 봅니다.
왜냐면 저도 재밌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