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전.

피빛망투 작성일 11.08.09 12:5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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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휴가 첫날 어디 놀려가야지라는 나의 계획은 태풍 무이파인지 무파마인지가 올라오는 바람에


예정은 모두 취소되고 말았습니다.


방에 뒹굴거리는 내 자신이 슬퍼보입니다. 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만만한 영화뿐이였습니다.


역시 부모님을 모시고 극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차에 부모님을 태우고 가는 중에 아버지께서 묻습니다.


"오늘 무슨 영화 보노?"


운전중에 제가 답합니다.


"고지전예~~"


아버지가 다시 묻습니다.


"고↗지↘전 ?" 


영화 제목이 억양에 따라서 쟝르가 달라질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거 왠지..뭔가...음담패설 영화같은디..)

옆에 계시던 어머니께서 다시 말씀하십니다.


"고↘지↗전↘?"


갑자기 무슨 방자전과 같은 사극분위기가 느껴지는 억양입니다.


전쟁 영화 쟝르라고 말씀드리면서 영화 분위기를 설명해 봅니다.


어머니께서 다시 뭐라 말씀하십니다.


"7광구 개봉했다카던데..."


나이 일흔이신 어머니께서 온갖 개봉 영화를 궤챠고 계십니다.


7광구 너무 평이 안 좋아서 안 보는 것이 좋다고 말씀드려봅니다.


"3D라카던데..."


헉.... 어머니  3D때문에 보고 싶으셨나봅니다. (아바타 이후..3D 에 푹 빠졌습니다.)


하지만 100억 제작비를 7광구 바다에 고스란히 수장시켰다는 그 영화는 안중에도 없었기 때문에 


고지전을 봤습니다.


영화를 보고 난 후에 오는 길에 영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영화가 별로였다고 말씀하십니다.


진짜 고지같은 배경은 잘 만들었으나 영화 소재가 비현실적이고  북괴와 그런 식의 관계를 갖는다는 것은 


너무 동화같은 어설픈 이야기라면서 영화에 불만이 가득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반공에 투철하신 아버지이십니다.


언제나 좌파는 어디에나 있다면서 늘 저와 다투십니다. ..아버지..제가 좌파에요....흑..)


어머니께서는 영화가 너무 재미있었다고 하십니다.


역시 영화는 이야기가 재미있어야 한다면서..(어머니..그럼 트랜스포머는 뭔 이야기가 있었길래 재미있으시다고..)


여운이 남으신 영화였다고 말씀하십니다. 


고지전을 바라보는 두 분의 견해가 달라지는 이유는 영화를 보시면 알게 되실겁니다.(스포할 수 없습니다..입은 근질근질)


저의 짧은 리뷰를 써 본다면 


공동경비구역 JSA 를 6.25 전쟁 당시의 강원도 고지로 옮겨온 것 같습니다.


영화는 재미있었습니다.  영화는 배우들만의 케릭터를 확실히 심어놓고 시작합니다.


특히 신하균의 연기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오버스럽지도 않고 그리고 편안하게 와닿은 연기는 


후반에 갈수록 더 강렬해졌습니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몇번의 성공한 개그와 그리고 비극으로 치닫습니다. (앗..스포인가)


고지전... 올 여름 보셔도 나쁘지 않을 영화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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