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의 확인 사살 영화 `프로메테우스`

가자서 작성일 12.06.01 16:3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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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의 확인 사살" 영화 '프로메테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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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메테우스>의 시발점이 된 <에일리언> 1편에서 작가들과 리들리 스콧이 만든 장면 중 가장 뛰어난 것은 승무원들이 캡슐에서 깨어난 후 나누는 대화다. 
 
냉동음식에 대한 불만, 급여와 특별 수당, 회사의 규정에 대해 나누는 대화, 그들이 입은 보푸라기가 일어나 있는 옷의 질감까지 <에일리언> 1편의 영원불멸할 이 놀라운 씬에는 70년대 말의 문화, 사회적 분위기가 녹아들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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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영화를 통털어 전반부 까지 조역인 줄만 알았던 시고니위버가 극의 전면으로 부상하며 그 시대의 Gender가 어떻게 조직이라는 권력의 긴장을 뚫고 -가슴을 뚫고 나오는 에일리언이라는 것으로 - 폭발하는가가 상세히 기술되어 있다. 
 
때문에 <에일리언> 1편은 여전히 건질게 많은 불멸의 고전의 영역에 들어가 있다. <에일리언>은 S/F의 외피를 입은 문화-사회학 교과서였다. 그것이 바로 뉴아메리칸 시네마의 마지막 향기다. 1979년이란 그런 해였다.
  

<프로메테우스>의 시나리오 작가들은 이런 유사한 문화사적 긴장을 만들어 내지는 못했다. 마치 시나리오 교과서에서 배운 듯 '나는 돈 때문에 왔다'라는 대사가 등장하기는 한다.  
 
하지만 그들이 만든 건 '인간의 기원'이라는 편리한 헐리우드식 불가지론을 <에일리언> 1편의 복습에 끼워 넣은 것에 가깝다. <프로메테우스>에서 리들리스콧이란는 대감독의 예술의 숨결은 찾아 보기 힘들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다루고 있는 중요한 사회적 공기가 존재한다. 커뮤니케이션의 한 방법으로 쓰이는 가벼운 성이다. 이드리스 알바가 연기한 자넥 선장은 샤를리스 테론이 연기한 비커스에게 수작을 거는데 비커스는 10분 후 내 방으로 오라고 말한다.

  
그 장면은 이후 이들의 성관계를 직접 보여 주지 않고 대화로만 존재하기에 더욱 의도적으로 문화적 공기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극의 전개에서 자넥 선장이 비커스를 짝사랑 했다고 여길만한 정황이나 추후 확고한 동력을 제공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더욱 두드러진다.

 
 이 대화가 작가들의 미숙한 구성적 실수였을 수도 있지만 리들리 스콧이 그 실수를 그냥 넘어 갔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그의 의도적 대본 비틀기에 가깝다. 그의 성적 태도가 어떻든 그는 이와 같은 세대의 변화를 영화에 수용했으리라 여겨진다. 그도 이제 확실히 늙었고 나이든 티를 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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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의 의욕과 치기, 뻔히 하지 말아야 할 것 까지 해 버리고 마는 미숙함을 관람하는 동안 영화의 전반부가 끝나면 드디어 숙주에서 괴물이 탄생하고 외계인과 우주선의 용도가 상세히 기술된다. 이제 스크린 위를 장르적 활력이 확실히 뒤덮기는 한다. 그것은 과연 대단하니 영화관에서 확인하라. 영화가 끝나는 시점에서 우리가 원했던 진지하고 깊은 성찰은 실낱같은 속편의 가능성과 함께 우주 저 멀리로 날아가버린다. 우리의 과학이 아직도 생물의 진화를 설명하지 못하는가? 다윈이 아니라면 린 마굴리스와 공생성, 진화의 창발성 등도 있으니 책 좀 읽어라. 우스운 얘기다.
   

<에일리언> 1편의 경건한 신도로서 우리가 리들리 스콧에게 원한 것은 노스트로모호의 아날로그식 계기판과 같은 것이었다. 적어도 그랬어야했다. 명백하게 에일리언의 태동을 다루고 있는 이 영화에서 그건 예의였다. 하지만 당신은 화려한 CG로 가동되는 홀로그램과 인터페이스 디자인을 보고 실망할 수 있다. 좋게 말하면 기호의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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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는 스펙타클한 장면과 근접촬영시의 어마어마한 효과에도 불구하고 불필요한 장면에까지 쓰였거나 2D의 Depth of field 가 해야 할 것 까지 다 적용해 버려 어색함을 저버리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촛점 까지 맞지 않을 때, 안경을 벗어버리고 제작사인 Dune Pictures의 의도와 리들리 스콧의 찾을 길 요원한 예술성의 지푸라기라도 발굴하기 위해 2D를 재 관람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 수 밖에 없다.
 

진정한 S/F 영화의 시대는 종언을 고했는가?
 

그래도 반가운 건 가슴이 뻥 뚫려 조종석에 앉아 있던 스페이스저키의 살아움직이는 근육과 액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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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이 처음부터 인터뷰를 통해 밝혔듯 그것으로 사실 <프로메테우스>의 영화적 질문에 대한 답은 다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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