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워 Z - 원작과는 무엇이 다를까.

케이즈 작성일 13.09.08 11: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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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볼사람은 다 본 시점에서 대개봉은 좀 민망하네.

 

영화는 봤지만 원작은 안보신 분들을 위해서-

혹은 그냥 내 사리사욕을 위해서

한번 비교글을 써보겠습니다.

재미로 읽어주세요.

그렇다고 아, 원작은 이런게 좋았는데 영화 실망임!! 이런 글도 아닙니다.

(상당한 스포를 포함하고 있으므로 주의해주시기 바랍니다.)

 

1. UN조사원이라는게 나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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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조사단이란 이름으로 개고생하신 피트형님.

 

원작에는 UN 전후 보고 위원회 소속 조사관이 화자로 등장하여 인터뷰 보고 형식으로 나온다.

응? 전후 보고?

그렇다. 戰後 - 즉, 전쟁이 끝난 후의 보고서.

원작에서 세계는 이미 좀비와의 전쟁에서 승리했다.

만약 원작의 줄거리를 그대로 따라갔다면

피트 형님은 그냥 헬기타고 생존자들의 증언을 들으면서 회상씬으로만 좀비들을 구경하면 되었을 터.

개고생하면서 찍을 때마다 시나리오를 각색한 사람과 싸우고 싶었을지도.

 

2. 한국인이라면 가장 궁금할 수 있는...

원작에도 한국이 나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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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좀비에게 당한 것으로 나온 한국. 한국 비하니 뭐니하는 말이 있었다.

 

좀비란 단어를 미국에 최초로 알려졌다고 말한 한국기지.

전염의 근원지이기보다는 이런 사태가 일어난 곳 중에 하나로 묘사되었다.

그렇다면 원작에도 한국이 나올까?

 

나온다.

전후보고서를 작성하는 중이니 당연하게도 생존자 한국인이 나온다.

사태가 발생했고, 이미 상당한 피해를 입었고, 다른 나라들이 대처한 것 처럼 독립된 공간을 만들어서 살아남는다.

(자세한건 뒤에 이야기하겠습니다)

자, 그렇다면 북한은?

영화에서는 이빨을 뽑아버리는 것으로 1차적인 예방을 했고, 결국은 막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원작에서는-

사태가 발발하자마자 모두 지하땅굴로 숨어버린다.

전염병이 퍼지는 초기에 그렇게 했고,

전쟁이 끝난 후에도 그러고 있다.

그들만의 독립된 국가를 만든 것인지

아니면 모두 좀비가 되어 갇혀있는 것인지에 대한 것은 정확하지 않다.

(북한을 수색하고 싶어하는 군인이 등장하지만 상부에서 '그러다 좀비라도 쏟아져나오면 어쩌려고'라는 우려때문에

거부당한다고 나온다.)

 

3. 최초의 병원균은 어디서 시작된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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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은 인도에서 최초의 보고를 가로챘다고 했다.

 

그렇다면 원작에서의 근원지는 어디일까?

가장 최초로 서술된 곳은 중국이다.

중국에서 시작된 '괴질'에 의해 감염되는 사람들이 늘어갔지만 중국정부에서는 이것을 조용히 덮어두려고 하였고,

결과적으로는 전 세계로 퍼졌다.

 

즉사하지 않고 물리기만 한 '감염자'들은 완전한 좀비가 되기 전까지 상당한 시간을 소비했고(약 24시간)

국경을 넘어가거나 본국으로 돌아갈 때까지의 시간만큼은 버틸 수 있었던 것이다.

감염자들의 초기증상은 감기와 흡사했기에 병원에 주로 입원했고,

대부분의 병원들이 가장 먼저 무너진 이유이기도 했다.

 

그 이외에도 중국에서 발생하는 장기매매로도 전염이 퍼져나가기도 했는데

감염자인줄 모르고 장기를 이식했다가 그대로 전염되는 사례도 나온다.

이래저래 중국이 원산지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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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집단으로 발병한 사례는 케이프 타운.

영화에서도 아프리카로 보이는 장면이 뉴스에 잡히며 '계엄령'이 선포되었다고 한다.

 

이 정도면 전세계가 알아야하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지만

'아프리카 광견병'이라는 식으로 넘겼다.

꽤나 그럴듯한 변명.

 

4. 이스라엘은 성공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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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스스로를 가두고 외부와 격리된 이스라엘.

영화에서도 나왔듯이 모두가 긍정을 해도 한명만은 반대의견을 찾는 시스템이 나오는데,

아마 '뉴스룸'이라는 미드를 본 사람이라면 바로 이해가 가능했을 것이다.

 

원작에서는 바로 이 반대의견을 작성한 사람을 인터뷰하는데,

꽤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 각자 조사를 하고, 모여서 조사를 하고, 다시 그것을 검토하여 최선의 보고서를 작성하고,

이것이 받아들여져서 가장 먼저 격리/검역을 실시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이스라엘은 성공했다.

만약 영화에서도 좀비들이 담을 넘지 않았다면 성공했을텐데,

원작의 좀비들은 영화만큼 날렵하지 못하다.

뛰지 못하고 걸어다니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좀비의 형태로 나온다.

 

물론 원작에서는 좀비의 위협보다도 내전의 위협에 더 시달리기는 했지만...

어쨌든 이스라엘은 성공했다.

 

덧붙이자면 입출국이 자유롭지 못한 쿠바도 무사히 살아남은 나라 중 하나.

대신 생존자가 대거 유입되면서 독재가 무너지긴 했지만...

오히려 적절하게 체제를 바꾸면서 독재자가 자유주의를 몰고 온 선두자로 남고 노후를 편안히 보낸다.

 

5.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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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는 피트 형님의 아이디어로 좀비의 눈을 속일 백신을 개발하게 된다.

덕분에 무너질뻔한 나라들이 간신히 역전의 계기를 만들기도 하고,

늦은 나라들은 무너지기도 하고...뭐 그런 식으로 흘러간다.

 

근데 원작에서는 이렇지 못했다.

좀비의 눈을 속일 위장 백신이 있지도 않았다.

사실 영화 쪽이 좀 더 설득력이 있긴 했지만...

 

원작에선 동시 다발적으로 전세계에서 집단 발병이 시작되면서

'대공포'가 온다.(하늘에 쏘는 대공포 말고 아주 큰 공포라는 뜻으로)

 

미국의 사례를 본다면 진작부터 막기 위해 특수부대를 꾸려서 좀비발병지마다 쓸어버리고 다녔으나,

이미 그러기엔 너무 광범위하게 퍼져있었고,

정확하게 머리를 날려버리지 않으면 머리만 남아있어도 활동엔 지장없는 것들이라

최신무기를 쏟아부어도 큰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나온다.

(대부분의 나라들이 이런 군사작전을 실행했고, 실패한 것으로 나온다.)

아마 밀리터리 전문가가 본다면 코웃음을 치겠지만, 어쨌든 격리하기에도 늦었고 격퇴하기에도 늦은 상황으로 묘사.

 

이 때, 남아프리카에서 어떤 계획서가 제출되는데

'레커드 플랜'이라는 사람 이름을 딴 이 계획서의 요지는

'적당한 인원이 자급자족할 수 있는 곳을 선정하여 그곳에 오염인자를 철저히 없애고,

필요한 인원들만 이주시켜서 요새화시킨다'는 내용이다.

얼핏보면 소수를 위해 다수를 버리는 계획이었으나 살아남기 위해 이 계획서를 따르게 된다.

다른 나라들도 이와 비슷한 작전을 구상하여 실행한다.

(그 중에는 한국도 있다.)

 

그리고 근본적인 문제 -

좀비들은 어떻게 되었느냐.

안전지대를 확보한 인간들이 반격에 나섰고, 극히 일부의 좀비(얼었거나 땅에 묻혔거나)만을 제외하고는

육지의 대부분을 섬멸한 것으로 나온다.

(혹은 바다로 갔거나.)

좀비들의 발도 느리고 진작 이랬으면 됐을것을-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영화에서는 사정없이 내달리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하더라도.)

어쨌든 대부분의 나라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은 채로 살아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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