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줘와 남북전쟁

갓터벨트 작성일 15.01.09 04: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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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나를 찾아줘와 남북전쟁 _

  

에이미가 총을 샀던 빈민가에 경찰이 찾아 갔을때, 어떤 한 약쟁이 노숙자가 중얼댄다. 바로 남북전쟁 당시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

 

에이미와 닉던이 처음 만났을때, 에이미는 자신의 소개를 퀴즈로 내면서 보기를 세가지 낸다. c가 정답으로 '잡지기고가'이다. 

나머지 a,b의 보기가 의미심장한데, '조각가'와 '군 지도자'. 남북전쟁 당시 남부군의 영웅들인 '남부연합 대통령 제퍼슨데이비스', 

'토머스 잭슨 장군'과 '로버트 리 장군'의 모습이 조각되어 새겨진 스톤마운틴을 연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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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왔냐는 그레타의 질문에 에이미는 뉴욕토박이지만, 뉴올리언스(미국남부)에서 왔다고 대답한다. 에이미의 뉴올리언스출신 간접언급은 영화내에 2번 더 등장한다. 뉴올리언스(미국남부)는 남북 전쟁 시절 설탕(sugar)과 목화(cotton)의 수출로 엄청난 부를 가져다 줬다. 에이미에게 설탕(첫키스)과 목화(결혼 2주년 선물)는 뉴올리언스(미국남부)에 엄청난 부를 가져다 준것처럼, 행복을 의미하는 핵심적이고 중요한 메타포이다.142074374721943.jpg

 

그레타는 뱀의 문양이 그려진 깁스를 하고 미국국기 옷을 입은 남자와 에이미의 돈을 갈취하는데, 북부함대가 남부해안을 장악하여 유럽에 설탕과 목화 수출의 뱃길을 끊어버린 아나콘다 작전과 비슷한 모양새다. (전쟁당시 남부연맹은 전혀 다른 국기를 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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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미는 자신이 원하는 남성상을 상대에게 강요한다, 그것들 중에 제일 많이 언급 되는것이 넥타이다. 마치 노예들이 목에 차던 쇠고랑같아 보인다. 넥타이를 거부했던 타미는 강/간범으로 몰리고, 넥타이를 강요조차 못했던 갑부 콜링스는 칼로 목을 그어버린다. 넥타이는 노예제도의 상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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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닉던은 초반엔 전혀 정치적으로 행동하지 않는다. 우유부단하고 카메라앞에서 바보처럼 웃으며 온 미국인들의 증오를 사게된다. 그리고는 '흑인' 변호사를 만나면서 굉장히 정치적으로 돌변한다. 닉던은 마지막 승부수로 인터뷰를 하게 되는데, 영화내내 한번도 보이지 않던, 에이미에게 받은 넥타이를 맨다. 그것은 은밀하고 치밀한 정치적 계산으로써, 대통령 당선연설 당시 노예문제에 소극적이었던 링컨이 전쟁에서 승리를 쟁취하기 위한 목적으로 노예해방을 전면에 내세웠던 이미지와 오버랩된다. 남북분열로 위기를 맞던 링컨이 노예해방과 전쟁승리로 미국국민들의 추앙을 받았던것처럼, 인터뷰후 닉던은 미국인들이 열광하고 사랑하는 대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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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에 피칠갑을 하고 집으로 돌아와 닉던에게 안긴 에이미의 모습은 전쟁에서 패한 패잔병, 즉 남부연방이 미국연방에 항복하는것을 상징한다. 에이미는 닉던이 싫어하던 넥타이를 포기하고 그가 원하던 임신을 선물한다. 그리고 여러 행사와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경제문제는 해결되었다는것을 확신할 수 있지만, 본질적인 문제가 과연 해결되고 둘은 행복할까의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그것은 남북전쟁의 결과와 마찬가지로 넥타이(쇠고랑)만 안보일뿐 현실은 변하지 않았다는 뜻이며, 마고의 울음으로 앞으로의 비극을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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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의 가장 최소단위인 '부부'의 비극적 결혼생활에 미국 최대 내전, 남북전쟁의 정치적 요소를 곳곳에 배치해 놓음으로써 정치성이 극단에 치닫은 현대적 인간관계를 가감없이 냉정하게 보여주고자 했던게 아닐까. 

 

 

 

_남성중심적 결혼관을 바탕으로 감상을 유도한 감독의 의도_

 

  

142074402493448.jpg관객은 후반에 피칠갑이 되어 나타난 에이미를 보며 영화의 끝에 보이는 끔찍하도록 냉소적인 결혼생활의 원인이 에이미의 엽기적인 자작극이라 생각하지만, 최초 사건의 시작, 즉 자작극이자 스스로의 사형선고와 같은 그녀의 실종은 우리가 사소하게 취급하며 지나쳐버린 닉의 '외도'탓이다.

  

에이미가 꾸며낸 닉의 나사빠진 결혼생활, 낭비벽, 학대, 공포, 위협, 폭력 그리고 임신한 아내를 살해 했을지 모르는 나쁜놈의 이미지가, '외도'라는 결정적인 단서를 관객으로 하여금 철저히 상쇄시킨다.

 

에이미는 도망 후 머무르던 숙소에서 그레타에게 자연스럽게 고백한다. 닉을 저주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 설탕을 맞으며 키스했던 그들의 처음과 똑같은 모양새로 눈이오는 거리에서 다른여자에게 키스하는 닉의 모습. 그레타의 표현처럼 "들었던 가장 역겨운 이야기"이기도 하면서 에이미에겐 아내로서 또 여자로서 사형선고와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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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의 시작과 끝에서 "우리가 서로에게 무슨짓을 한걸까?"라며 두번씩이나 '서로'를 강조한다. 허나 관객은 핵심을 놓치고, 닉의 '외도'와 에이미의 '자작극'중 '외도'는 금새 잊고 에이미만 '미/친년'으로 기억할뿐이다. 이것은 여성이 주도권을 잡게 되는 결혼생활(남녀관계)을 끔찍하게 냉소적으로 보여주면서 여성관객까지도 남성중심적으로 영화를 기억하게 하는, 관객의 태도와 심리에도 깊숙히 개입하려는 감독의 의도가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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