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

클슈마슈 작성일 16.06.01 16:3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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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저 장면 하나밖에 건질 것 없는 영화였다. 강정호가 맥 선장과 함께 덕아웃에서 장난을 치고, 오승환이 던지고 몰리나가 받고 매커친이

타석에 들어서 있는 장면을 TV 화면으로 보는 것처럼 비현실적인 저 장면. CG라 해도 믿을 터였다. 아니, 오히려 CG라는 말이 훨씬 더

믿긴다. 이병헌이 알 파치노 바로 옆에 서서 대사를 치고 있다니...! 알 파치노와 붙는 장면이 없어서 아쉬웠던 이병헌이 감독에게

특별히 부탁해 촬영했다는 이 불가해한 화면이 한국인에게 주는 감동은 최고였다. 

 

 

캐스팅은 호사스러웠으나 안소니 홉킨스 경은 초반 몇 분 빼고는 그닥 존재감이 없다. 알 파치노와 안소니 홉킨스가 맞붙는 씬은

딱 한 차례 나온다. 그것도 1 : 1 투샷이 아니라 떼샷이다. 이야기는 헐겁게 풀어져 전개되고, 미스터리 때문에 혼란스러운 건 관객이 아니라 제작진인 듯하다. 개연성은 흐릿해지고 복선과 결말이 뻔히 보인다. 극이 뒤로 가고 사건이 진행될 수록 이야기를 좇던 눈알의 힘은 빠지고 맥이 풀린다. 미스터리한 킬러 캐릭터를 위해 이병헌이 직접 감독에게 제안했다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킬러'의 잦은 각혈이 사건의 진행과 무슨 관계가 있다는 건지 나는 알다가도 모르겠다. 마지막의 반전은(그게 반전이라고 할 만한 건지도 모르겠지만?) 반전을 위한 반전 같아서 억지스럽다.  

 

안소니 홉킨스와 알 파치노 같은 배우들을 데려다 놓고 이런 영화를 찍어도 되는 건지 감독에게 묻고 싶다.

이 둘이 한 화면에서 맡붙는 장면을 볼 기회도 그리 많지 않을 듯 한데,

이렇게 대배우 둘의 재능과 시간을 허비해도 되는 거냐고. 

 

<미스컨덕트>는 내겐 정말 제목처럼 부도덕한 Misconduc 한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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