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밀착영 드라마의 시초

koupmid 작성일 16.07.05 11:5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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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1은 쇼크였다. <루킹>이나 <루이>처럼 적나라한 생활 밀착형 드라마의 새로운 장을 연 최초의 드라마가 아닐까 싶다. 그런데 연출, 각본, 연기까지 모두 레나 던햄 원맨쇼로 어졌기 때문에 이런 쇼에서 자주 드러나는 문제점이 시즌 2, 3때 부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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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의식과잉으로 나만 힘들고 나만 대단하고 내 위주로만 세상이 돌아가야 한다! 그래서 정말 병맛 드라마가 되었으나 참고 봤다. 참고 보길 잘했다. 시즌4 중반부터 날개를 달더니 시즌5는 꾸준히 재미있다. 그래도 아직까지 극중에서 "해나, 넌 내가 아는 사람 중 세상에서 가장 이기적인 사람이야."라는 말이 모든 주연들에게서 나오는데, 딱히 해나가 다른 캐릭터들에 비해 훨씬 자기중심적인 인간이라 느껴지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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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시즌들에 비하면 모든 주연들이 내적으로 성장했다. 10%정도 성장했고, 같은 나이대의 100%정도 성장한 조연들을 까메오로 등장시킨다. 그래서 주변인을 통해 깨닫는 바로 또 성장하고. 정말 잘 만들었다. 짧은 20여분짜리를 매 회 볼 때마다 생각할거리가 엄청나게 많아진다. 산더미같이 쌓였지만 분류도 제대로 안 되었고 희미해질 정도로 썩어가고 굳어버린 사고에 망치질을 하는 드라마다. 시즌6로 완결난다하니, 다음 시즌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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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이나 화제성에 비해 등장 배우가 많이 떴다. 최고의 수혜자는 아담 드라이버. <모던패밀리>의 한 에피에서도 헤일리가 "오마이갓! 아담 드라이버 정도로 섹시해?"라고 말할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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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모두가 실제 자신의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어 연기가 어색한 적은 한 번도 없다. 게다가 그걸 토대로 시나리오도 완성된다. 아담 드라이버도 다른 작품에서 <걸스>의 아담 그대로인 게 좀 아쉽긴 하지만, 머리부터 발끝까지 아담이 아닌 아담은 상상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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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지난 시즌의 모습이긴 한데, 이 드라마가 정말 좋은 이유는 여성의 외모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들이대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실 처음부터 해나가 이런 모습으로 나왔다면 드라마 자체가 파일럿에서 무너졌을 수도 있고, 시청자들에게 욕을 엄청 먹었을 것이다. 헌데, 해나를 연기한 레나 던햄은 첫 시즌에는 지금보다 15kg정도 빠진 모습으로 등장했고 살짝 통통하다 여겨질 정도였으며 화장하고 머리도 예쁘게, 옷도 예쁘게 입어 누가보기에도 우리가 생각하는 배우 같은 모습이었다.

실제 레나 던햄은 다이어트를 하지 않고 운동도 잘 하지 않는다. 그녀가 TV의 미적 기준에 맞춰 시즌1을 찍었다 해도 시리즈가 안착된 다음에도 다이어트 이야기나 살 이야기는 극에서 거의 나오지 않는다. 보통 여성들이 저 정도의 몸매로 드라마에 나오면 항상 '살찐' '뚱뚱한' 역할이 고정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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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드라마에서 해나는 '뚱뚱한 해나' '살로 고통 받는 해나'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는 해나'가 아닌 그냥 '인간 해나'로 나온다. 그리고 역할이 그렇게 그려지기 때문에 보통의 사람 중 하나이지 절때 뚱뚱한 것이 눈에 보이거나 인식되지 않는다. 섹스 씬도 찍고 전라 노출도 다 한다.

해나가 실제 인간의 삶을 따져보면 그리 뚱뚱할 정도가 아닌데에, TV는 언제나 우리에게 평균의 70%밖에 안 되는 몸무게를 강요했다. 혹독한 기준에 맞추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제대로 표현해주는 대단한 작품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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