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감의 연속 시카리오
형재의 비틀린 우애 로스트인더스트
그리고 위 두 작품의 각본을 만든 테일러 쉐리던의 최근작 윈드리버
이 영화를 보고 있자면 시카리오가 절로 떠오릅니다. 배경과 캐릭터간의 감정선이 다르지만 또 비슷합니다.
시카리오는 평범한 인간으로서는 절대로 익숙해 질 수 없는 위험한 도시를 배경으로 합니다. 그래서 사람과 사람끼리 늘 눈치를 보고 범죄자들과 정부간의 끊임없는 대립이 존재합니다.
반면 윈드리버는 사람과 자연의 대립인것같네요. 굳이 따지면 사건의 발달은 인적이 드문 오지에서의 살인 사건을 주된 배경으로 하나 그곳에서의 수사는 척박한 환경과도 싸워야합니다.
거센 눈발과 추위의 무서움이 있는 지역 윈드리버
그곳에는 늑대나 퓨마같은 맹수로부터 농장과 사람들을 지키는 사냥꾼 '코리'가 있습니다. 어느날 자신의 장인의 부탁으로 퓨마의 자취를 추적하던 중 인적이 드문곳에서 한 여성의 시신을 발견합니다. 억울하게 죽은 자신의 딸의 친구.. 그녀는 새하얀 눈 벌판에 덩드러니 누워 꽁꽁 얼어있었습니다. 코리는 자신의 딸의 죽음이 떠올라 괴로워합니다.
사건의 수사를 담당하는 신참 FBI요원 '제인'은 첫 수사여서인지 감정적으로 수사를 진행하기 일쑤입니다. 그렇게 어리숙하고 경험없는 제인의 곁에 코리는 최선을 다해 사건해결에 도움을 주려 합니다.
사실 코리는 목적이 따로있습니다. 자신의 딸과 닮았던 그녀의 죽음에 증오를 느끼고 있었습니다. 겉으로 드러내는 제인과는 달리 늘 낮은 톤의 목소리로 차분하게 사람들을 대해도 그 누구보다 가해자를 증오하고 죽이고 싶어합니다. 사냥하고 싶어합니다. 코리는 그 가해자들을 사람이 아닌 '짐승'으로 간주합니다. 그렇게 제인의 수사와 코리의 사냥이 시작됩니다.
코리가 느끼는 감정선은 시카리오의 '알렌한드로'와 닮았습니다. 그들은 증오와 복수를 위해 상대를 죽이고 싶어합니다. 허나 아직 가족이 남아있는 코리는 그런 감정선이 들쑥날쑥합니다. 늘 차분하다가고 진심이 들어나는 상황에서는 숨이 격해지고 눈씨울이 붉어집니다. 반면 시카리오의 알렌한드로는 자신의 원수의 가족들까지 죽이는데 망설임이 없는 철저하게 절재된 증오와 분노만 느껴집니다.
여주인공 제인은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자신이 나약하다는걸 알면서도 피해자와 그 가족들을 위해 열일합니다. 이 또한 시카리오의 '케이트'와 비슷한것 같아요.. 시카리오의 케이트는 거대하고 어두운 도시의 중압감과 위협에 무릎은 굽히지만 케이트는 마주하는 척박한 환경과 총구앞에서도 굴하지않고 수사를 이어가는 당참을 보여줍니다.
영화의 연출은 로스트인더스트와도 닮은 구석이 있는 것 같네요.
끊임없는 긴장감의 연속인 시카리오완 달리 로스트인더스트처럼 가족애와 그곳의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순간 느껴지는 긴장감을 조금씩 씻어줍니다. 그 변화하는 연출이 이질감없이 자연스러워 좋았네요.
이영화는 단점도 좀 있는 것 같아요. 중반까지 진행되는 스토리가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윈드리버라는 지역 특징을 설명없이 화면으로만 담고있다보니 초반에 집중하기가 힘들 수 있습니다.
눈이 멀어버릴 것 같은 새하얀 배경과 그 위에 선명히 보이는 핏자국은 아름답게만 다가왔던 겨울의 이미지와는 많이 다릅니다. 그곳에서 거칠고 난폭한 손들을 뿌리치고 도망친 여성은 아무도 찾을 수 없을 것 같던 눈밭위에 쓰러져 죽어갔습니다. 어쩌면 코리는, 그녀의 시신을 발견했던 것 을 운명으로 받아드렸을 지도 모릅니다. 끝까지 지킬 수 없었던 자신의 딸에 대한 미안함을 그녀의 시신을 보며 느꼈을 것이고, 어떤 누구도 할 수 없는 극단적 복수를 하려합니다.
영화 마지막에서 범죄자를 자신의 방식으로 철저하게 응징하는 코리.. 그런그를 제인과 마을사람들은 이해하고 담담하게 받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