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의스포 바빌론.

빌리의파워 작성일 23.02.04 17:14:18 수정일 23.02.06 09: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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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으로 호불호가 갈리는 비범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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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에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넘어가는 시점을 그린 내용입니다.

 

여러평론가들의 말에 의하면 고전영화 싱인인더레인을 떠오르게 한다고 하네요. 단순히 작중에 싱인인더레인 ost가 나와서 그랬나 했더니 지금 소개하는 바빌론과 비슷한 내용을 함유하고 있어서 언급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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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기 다른 주인공들이 유성영화로 넘어가는 극단적인 변화에 겪게되는 명암을 담습니다.

매불쇼의 금요프로그램에 시네마 지옥이라고 있는데 거기에서 설명하길 옛 무성영화 시절에 촬영현장은 전쟁터 그자체라고 하네요. 극중에 인물들의 몰입을 위해 촬영장 바로 옆에서 오케스트라를 연주하고 촬영중에 감독이 확성기를 들고 대놓고 소리치는 등 괭장히 어수선하고 박력넘치는 험악한 현장이었다고 합니다. 

 

요즘은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도 영화관련 노동자들이 제대로된 임금과 노동시간을 보장받지 못하죠. 영화배경당시는 더 엄혹한 시기였다고 합니다. 배우들이 대놓고 약을빨고 미성년배우들에게 술과 담배를 권유하고 마피아와 돈많은 기업가들의 무분별한 개입으로 어두운면이 즐비했던 영화시장.

 

바빌론에서도 이부분을 잘 짚습니다. 엑스타라들 임금을 제대로 보장해주지 않아 촬영중 소동이 일어나고 험악한 촬영현장에 여러 엑스트라와 스탭들이 목숨을 잃기도 하고 강압적인 촬영지시로 카메라 감독이 탈진으로 사망하고.. 이와중에 배우들은 자기멋대로 대기실에서 술과 약을 빨고있고 감독은 쌍욕을 박아대며 몰아붙이고.. 아수라장이 따로 없는 험악한 분위기를 매우 빠른 탬포로 담아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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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시작부터 온갖 향락이 난무하는 파티를 보여줍니다. 초대받은 영화산업에 관련된 사람들이 모여 즐기는 날 것 그대로의 파티현장입니다. 헐벗은 남녀들이 술과 약이 찌들어 춤을추고있고 중간중간에 스섹을 하는 커플들이 나뒹구는 파티현장. 영화는 남녀 음부를 그내로 노출시키는 등의 자극적인 장면을 많이 담아냅니다. 시작부터 재즈음악에 미쳐날뛰는 사람들과 주인공들의 쉴세없는 말폭탄에 정신이 없어 호불호가 많이 갈릴거라 생각합니다.

 

무성영화계의 대스타 브래드피트, 자신감이 넘치다 못해 광기를 보이는 마고로비, 성공을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발품을 파는 디에고 칼바, 뛰어난 트럼펫 솜씨의 흑인예술가 조반 아데포. 이들이 이 엄혹하고 살벌한 영화판에서 어떻게 살아남고 망가져 가는지를 매우 빠른 속도로 담아내게 때문에.. 명확하게 주인공서사를 따라가는 감독의 전 작품 위플레시랑 라라랜드를 떠올리고 영화를 보시면 매우 당황스러울 겁니다. 초반부터 난교와 마약이 난무하기 때문에 저도 좀 놀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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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영화로 넘어가는 과정에 배우들은 목소리톤과 발성때문에 촬영 안팍으로 냉정한 평가를 받습니다.. 감독과 제작진들은 소리를 담는 촬영때문에 엄청난 혼란을 겪게 됩니다. 그 완성작을 바라보는 관객들의 냉정한 평가때문에 브래드피트는 좌절을 겪게되고 자길 시종일관 띄워주다가 돌연 비판기사를 쓰는 르포기자에게 찾아가 질문합니다. 그리고 그 기자에게 냉정한 평가와 아주 조금의 위로를 받습니다.

 

배우들이 잊혀져도 영화는 남고 그 배우가 죽은 뒤 태어난 세대가 영화를 기억할거라고… 

어쩌면 문화예술을 하는 사람들의 숙명같기도 합니다.

 

초반에 술에 쩔어 언덕길도 못올라가는 만취상태의 브래드피트가 큐사인과 동시에 극에 집중하며 연기를 펼치는 장면은 매우 성스러워보입니다. 그런 베테랑 배우가 유성영화촬영 때는 새로운 발성과 연기에 전혀 감을 못잡는게 흥미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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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안에서 영화를 담은 메타영화 바빌론.. 이라고 많은사람들이 평가함)

 

이 영화의 빠른탬포는 마치 액션영화 같습니다. 그렇다고 여러 인물들의 서사에 구멍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활기차고 자극적인 장면과 대비되는 어설프고 어두운 헐리우드 뒷배경을 누구보다 영화산업을 사랑하는 것 같은 데이미언 셔젤이 만들었다는게 흥미롭고 재미있었습니다. 감독의 특기답게 음악도 훌륭합니다. 

 

엄혹하고 어수선한 현실에도 찬란한 작품들이 만들어지는 아이러니한 영화산업에 대한 데이미언 셔젤의 헌사가 영화 마지막부분에 느껴지면서 많은 생각이 들게 합니다. 이렇게 개판인 산업의 결과물에 저 포함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고 위로받는 아이러니한 현실…

 

매우 극단적으로 호불호가 갈리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헐리우드 영화를 재미있게 보신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많은인물들이 나와도 한가지 서사를 따라가는 영화나 한두명 주인공들의 서사를 진득하게 따라가는 영화들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난잡하다고 느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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