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순례자의 길이 배경인 영화 입니다.
초록창 검색 시 '코미디' 장르라고 나와있는데, 사실 코미디와는 거리가 멀고 오히려 드라마와 가까운 것 같습니다.
주인공인 하페는 전성기를 맞이한 잘나가는 연예인이지만 과로 때문에 결국 쓰러지고 맙니다.
병원의 처방은 3개월 간 아무것도 하지 말 것.
의사의 처방에 반발하는 하페였지만 사망진단서를 쓰고 싶진 않단 의사의 말을 받아들여 강제 휴식기를 가지게 됩니다.
하지만 집에서 뒹굴거리기를 반복하던 그는 신이 있다고 믿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을 걸어보겠다고 합니다.
그냥 800km을 걷기만 하는건데 뭐 큰 문제가 있겠냐며 호기롭게 도전한 하페는 출발과 동시에 많은 복잡한 감정을 가집니다.
누가 알아보진 않을까 하는 생각, 그래도 남들처럼 해 보겠답시고 도전한 유스 호스텔은 그저 끔찍하기만 합니다.
순례자의 길은 마냥 편하게 걸을 수 있는 길이 아니었고 중간에 포기를 할 거란 마음은 물론 소리내어 울기도 합니다.
하지만 영화가 진행되며 조금씩 나오는 본심, 그리고 하페의 혼잣말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줍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나도 저 길을 걸어보고 싶다, 하다못해 제주의 올레길이라도 도전해 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순례자의 길이란 타이틀이 있긴 하지만 신과 꼭 관계가 있진 않습니다..
그저 800km을 걸으며 나 자신을 만나러 가는 길이란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하페의 여정과 영상미가 감동이긴 했지만 엄청 극적인 내용은 없었고,
그래도 직접 겪은 후 이 영화를 봤다면 아마 더 후한 평점을 주지 않았을까- 생각 됩니다.
과한 업무와 지친 일상으로 번아웃증후군이 발생한 사람이라면 꼭 한 번쯤은 봤으면 좋겠습니다.
앞만 보고 달리기 보단, 가끔은 하페처럼 며칠 내내 걸으며 나 자신을 진지하게 만나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네요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