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츠메 우인장: 세상과 연을 맺다

latteup 작성일 18.11.14 09:4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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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하고, 애처로운, 거짓말을 했다.
아름답고 덧없는 인간과 요괴의 이야기

할머니에게 물려받은 [우인장] 덕분에 인간과 요괴들 사이에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나츠메.
 어느 날 옆 마을에 수상한 요괴가 숨어들었다는 소식을 들은 나츠메는
 야옹 선생과 함께 마을을 살펴보고 돌아온다.
 하지만 그 틈을 타 따라온 수상한 요괴는 나츠메의 집 마당에서
 하룻밤 사이에 나무가 되어 열매를 맺고,
 자신을 닮은 열매를 먹어버린 야옹 선생은 무려 세 마리로 늘어나버리는데…!?

 

 

 

뚱뚱한 귀여운 고양이로 대표되는 만화 '나츠메 우인장'이 극장판으로 나왔다. 일본 특유의 요괴들이 다수 등장하지만 생각보다 정적이고 건조한 편인 사람 냄새나는 애니메이션이다. 이번에도 초점은 제목처럼 인과 연에 맺어져 있다. 일본의 젠(우리 식으로 도)사상과 생활 속에서 혼과 함께 살아간다는 토속 신앙이 연결된 스토리텔링으로 풀었다. 하지만 첫 번째 오리지널 극장판이라는 난제를 안고 있긴 하다. 처음부터 다시 이야기를 시작할 것인가 중간부터 시작할 것인가의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일단은 자연스레 중간 단계부터 시작하기로 선택한 것 같다. 하지만 만화를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 설명은 필요하니 아주 짧고 간략하게 압축해서 초반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편이다. 그렇기에 바로 캐릭터 부분에서 단점이 많이 발생한다. 모든 캐릭터를 다 설명할 수 없으니 적당히 건너 뛰고, 으레 그러려니 하는 것처럼 뻔뻔하게 치고 들어오기도 한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그럼에도 빈약한 설명 부분을 대사와 우연으로 채운다는 점이다. 

 

특히 대사와 우연은 설명적인 기능과 함께 사건을 빠르게 혹은 다른 방향으로 전개시키는 방향 키 역할을 하는데 이 때문에 전반적인 속도감과 리듬감이 느려지는 편이다. 안그래도 정적인 편인데 더더욱 영향을 준다. 덕분에 서론이 긴 듯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다행히도 본격적인 핵심 스토리가 시작되는 부분부터는 힘을 받는 편이다. 사실상 본론을 위한 긴 서론이었던 셈이다.

 

그래도 서론에서 매력적인 부분은 역시나 캐릭터들이다. 고양이로 대변되는 수호신같은 경호원을 비롯해서 퇴마사나 과거 어머니의 모습, 주변 친구들 사람들의 모습이 애니메이션 주제에 맞게 어우러지면서 일상적이면서도 친근감을 자아낸다. 다른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들에서 보던 일본의 전통 요괴 캐릭터들을 보는 맛도 있다. 물론 그렇다하더라도 고양이가 모든 시선을 가져가 버리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긴 하다.

 

고로 '나츠메 우인장:세상과 연을 맺다'는 기존 시리즈의 톤을 그대로 옮기는 데는 성공적으로 보이나 전체적인 부분에서는 절반의 실패로 보인다. 하지만 핵심 스토리의 힘이 강해서 매력적인 부분도 분명 존재한다. 무엇보다 사람과 어울려 사는 요괴들과의 관계성에서 메인 주제를 관통하고 있기에 메세지가 강렬한 편이다. 결국은 보이지 않는 존재로 대표되는 소외되거나 소중한 것들의 이야기가 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이름을 찾아 존재의 의미를 획득하고 풀려나는 요괴들처럼 말이다. 요괴도 사람일지 모른다. 사람이었을지도 모른다. 우인장은 그걸 기억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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