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오토 라는 남자] 리뷰

거리의연주자 작성일 23.08.03 03:3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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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에는 나이가 든 톰 행크스가 괴팍한 얼굴로 서 있다.

 

별로 끌리지 않았는데 평가를 보니 좋았다. 이건 명작 수준의 평가길래 봤다.

 

작은 마을에 사는 한 노인이 있다. 이 노인은 마을을 순찰 도는 것이 루틴이다. 

 

사소한 것 하나까지 따져가며 사는 꼰대 노인이다.

 

아내와 사별한 뒤 아내를 뒤따라가려 계획하고 자살을 하려는데 

 

그때마다 마을 사람들에게 사소한 일거리들이 생기고 노인 오토에게 일처리를 부탁해 마음먹은대로 죽지도 못한다.

 

그러면서 마을 사람들과 정을 나누고 자살 대신 살아가는 것을 선택하고 결국 앓던 지병으로 자연사 한다.

 

중학교 시절 읽었던 체호프의 [귀여운 여인]이라는 소설이 있다.

 

오래 돼서 기억이 잘 나진 않지만 한 사랑스러운 늙은 여인이 등장하는 것으로 기억한다.

 

보면서 느낀 건 [귀여운 여인]의 늙은 남자 버젼 같다는 생각이었다.

 

사소한 것 하나도 규칙대로 되지 않으면 따지는 꼰대 노인이지만 마음이 따듯하고 마을 사람들이 도움을 요청하면

 

거절 못하고 결국은 들어주는 사랑스런 노인이다.

 

이 노인의 젊은 시절 그저 성실하고 순박하기만 한 청년을 사랑해 준 한 훌륭한 여인이 있었다.

 

그 사랑이 너무 커서 아내가 죽자 이 노인은 삶을 놓아 버린 것이었다.

 

나에게도 아내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내 삶이 아내를 만나기 전과 후로 나뉠 만큼 크다.

 

그래서 가끔은 아내가 죽은 뒤 남은 내 인생을 생각해 볼 때가 있는데 너무 끔찍해 상상이 안 됐다.

 

그래서 오토 라는 노인의 자살 계획이 공감이 가고 이해가 되었다.

 

하지만 삶은 살아가야만 한다. 남겨진 그 삶이 지옥일 지라도 벌 받는 심정으로 살아가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남겨진 삶을 허락한 신에 대해 경외심을 갖는 마음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영화를 보고 난 소감은 마음이 따스해지고 삶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들게 했다.

 

명작까지는 아니더라도 좋은 영화, 가슴이 훈훈해지는 영화이다.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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