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12월 14일생 이야기 3

내지워 작성일 12.04.17 00: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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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이 되었고

저에게도 천천히 사춘기가 찾아왔습니다.

 

항상 거지새끼라고 비난 받으며 왕따로 지내왔던 저에게

용인에서의 새로 달린 친구라는 끈들은 정말 소중했습니다.

항상 집안에서 괴로움을 잠시나마 잊을수 있는 수단이였죠

 

제가 21살때 후임의 추천으로 봤던 만화중에

"나루토"라는 만화가 있습니다. (유명해서 다들 아실듯)

 

갑자기 이런 얘기가 왜 나왔냐면

거기서 나오는 내용중에 "고독을 이기고 괴로움을 피하고 싶어 상대방을 즐겁게 하고 주목을 받으며 대리만족한다"

라는 식의 장면이 나옵니다.

만화에 비유해 저를 표현하는게 웃기지만.. 그래도 전 그때 너무 공감이 갔습니다.

 

집안의 불행으로 인해 저에게 생긴 버릇이 있었거든요..

바로 누구보다 행복하게 보이고 싶어하는 성향이였습니다.

물론 그땐 제가 그런 성향인지 몰랐죠

그냥 제 마음이 편한대로 행동을 했을뿐..

 

전 누구보다 재밌는 아이.. 항상 웃는 아이..

정말 웃긴 아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절대 제 집안에 대한것과 제 불행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고독을 더욱더 두려워했죠..

친구에 굶주리고.. 사랑과 애정에 굶주리고..

 

변함없이 성남과 똑같은 집안의 환경은

정말 저에게는 지옥과도 같았기에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저는 야자를 늦게까지 하는 학교가 너무 좋았습니다.

친구들과 밤 11시까지 있다는게 너무 좋았습니다.

방학도 짧다는 사실이 너무 좋았습니다.

 

갈수록 심해지는 폭력과.. 의심..

저는 점점 고독해지고..

나약해져 갔습니다.

 

그렇게 고3이 되어 수능을 준비하는 중요한 시기가 찾아왔습니다.

 

그때까지 불알친구라는 녀석들도

제가 한번도 내색을 한적이 없기에

저의 진실을 알지 못했죠..

 

그러나 또 제 인생에서 잊을수 없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2005년 9월

학교에서 실시하는 학생의 인성 테스트에서

제가 심각한 우울증 진단을 받고

친구들의 도움으로 강아지를 키우게 되었습니다.

 

삼식이라는 이름의 시츄였는데..

너무 이쁘고 사랑스러웠습니다.

정말 순간 모든 불행이 다 잊혀질 정도로 기분이 좋았지만..

예전 아버지의 술주정에 죽은 강아지를 생각할때 마다 걱정이 앞선것도 사실입니다.

 

정말 강아지가 오고 나서는 집에서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습니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사소한 강아지의 실수를 볼때마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저에게 했던것 처럼..

강아지에게는 강요를 하기 시작하더군요..

결국 도를 넘어선 폭력이 오가게 되었습니다.

그걸 항상 막고자 했던 저를

아버지는 "기어오르냐?"라고 하셨죠..

 

단단히 아버지에게 찍힌 겁니다 그때 저는..

아버지께선 어머니와 싸우고 난뒤에서 항상 개를 빗대어 저를 혼내셨습니다.

정말 고3이라는 시기에 대한 압박으로 힘든데..

이런 x같은 이유로 설교를 들어야 한다는게 화가 나더군요..

 

강아지가 방에다 똥을 싸도

아버지께선 치우지 않으십니다.

제가 오는 11시까지 기다리시죠

그리고 제가 오면 보란듯이 욕을 하시며 저를 혼냈습니다.

 

그때 참았어야 했는데..

모든 스트레스가 폭발하며

살면서 처음으로 아버지께 말대꾸를 했습니다.

 

덕분에 제 얼굴에는 수많은 피멍이 생기게 되었죠..

 

아침이 찾아오고.. 그때서야

저는 제가 학교를 가야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항상 행복하고 즐겁게 보여야한다는 그 성향이..

어긋나기 시작하자.. 전 공황상태에 빠졌습니다.

 

아직도 잊을수가 없습니다.

늦은 시간이였던 아침 10시에 등교한 저를 보던..

수업중이시던 선생님..

그리고 반 친구들..

 

어머니와 통화를 하신듯 갑자기 부랴부랴 담임선생님께서

오시더니 수업중이시던 선생님께 양해를 구하고 저를 강당으로 대려갔습니다.

아침 수업시간대라 강당에는 아무도 없었죠

그리고 담임선생님께서 정말 따뜻한 목소리를 물으셨습니다.

 

"얼굴이 왜 그러니?"

 

정말 처음으로 눈물이 나더군요..

아무 말도 안하고 계속 울었습니다.

강아지 똥 때문에 맞았다는 사실을 어떻게 말할수 있나요..

저희 집구석은 항상 좆같습니다. 라고 어떻게 말할수 있을까요..

그냥 울었습니다.. 계속..

 

나중에 알고 보니 어머니께서

제가 타 학교 학생들과 싸웠다고 말씀 하셨다는 사실에.. 더욱 충격이였습니다.

 

그때 위로로 해주신 말씀이신지

선생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3학년 12반에서 너가 제일 골치였다

항상 반에서 잡담하고 시끄럽고 떠드는 곳에는 너가 있었고

모든 장난의 시발점은 너였다고 그래서

공부 분위기가 가장 중요한 고3시기에 너가 미웠다.

근데 네 사정을 보니 이렇게 라도 웃을수 있다는게 고맙다.

답답하고 각박한 이 시기에 그런 아픔을 지니고 웃어주는 니가 고맙다.

 

정말 잊을수 없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비밀로 간직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담임 선생님께서는 많은 조언과..

졸업식때 유일하게 부모님이 참석 안한 저를 보고 말없이 안아주셨으며

그 졸업식에서 저에게만 상을 주셨습니다.

친구들은 아무도 이유를 모르지만..

 

저는 그 이유를 알고 있다는 사실에 너무 기뻤었죠..

 

그렇게 20대가 되었습니다 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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