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싫어하고 싶지도 않고 미워하고 싶지도 않지만 도가 지나치면 미워지나 봅니다.
16년 12월 말쯤 일이 하나 터졌습니다.
먼곳에서 오셔서 꼭 저만 찾아주는 나이드신 손님이 있습니다. 부유한 집안은 아니지만, 늙어서 관심가는게 안경이고
오시면 늘 고급계열 제품을 찾아주셔서 항상 고맙게 생각하는 손님입니다.
9월쯤 직장을 옮겼는데 또 이쪽으로 찾아와 주시더군요.
감사인사와 함께, 몇가지 안경테를 추천해 드렸지만, 맘에 드시는게 재고(오래된)테를 고르셨고 재고테인데 차라리
신품으로 보시는게 안좋겠냐고 안내해드렸지만, 본인 마음에 드는건 재고테 라고 말씀하셔서 절반도 안되는 가격으로
드릴려고 했습니다.
모든 검사가 끝나고 결제할려는 찰나 그 직장동료가 입고 금액보다 싸게 주는건 안된다고 강짜를 놓더군요. -_-
손님앞에서 싸울수도 없고.. 손님도 당황해서 안절부절 하시더니
' 난 괜찮네. 자네가 그만큼 우리 생각해서 싸게 줄려고 한거니까.. 마음만 받고 나중에 또 오겠네. '
하고 나가시더군요.
두꺼비집 내리고 체어샷한방 후릴까 라는 생각과 오만생각이 다 들었는데,
그냥 사장님 한테 사정설명을 했습니다. 사장님도 크게 화내시면서 이틀후 오셔서는 굉장히 혼내시더군요.
연차랑 나이 헛먹었냐고.
여기까지가 전 이야기 입니다.
이후에 직장동료는 보복성(?)인지 1월 휴무를 14개를 잡더군요.
별 생각은 안했습니다. 난 나대로 열심히 하기만 하면된다 생각했고, 나중에 사장님께서 한마디 해주시리라 믿었습니다.
뭐 그날 이후로는 저쪽은 인사도 안할려고 하더군요. 그래서 대놓고 큰소리로 안녕하십니까! 소리치면
마지못해 받아주긴 하더라구요.
그러다 휴무일수가 사장님께 알려졌고, 저와직장동료를 불러 앉혀놓고 한마디 하셨습니다.
저까지 같이 혼이 나긴 했는데 여기까진 괜찮았습니다.
문제는 징계조치가 그냥 말 몇마디에서 끝난다는게 황당했습니다.
게다가 전 교육문제 때문에 서울에 가야 하는지라 2일 휴무를 요청했는데 기어이 전날 저녁 일찍퇴근하고
갔다오라는 식으로 말해서 또한번 놀랐습니다.
추가로 사장님이 따로 절 부르더니 급여문제 때문에 4대보험 어쩌고 하면서 월 9만원정도 적게 받게 될거 같다 이러더군요.
어이가 탈출 수준이 아니라 워프타고 어디로 가버렸을 정도로. 일단 그 자리에서는 정중하게 거절했습니다.
집에와서 잘려고 누워서 생각해보니 제가 너무 안일하게 나가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남한테 싫은소리 못하는것도 있지만, 내가 양보하면 내 마음 알아주겠지 싶었는데..
다음날 출근하니 스트레스 때문인지 머리가 지끈아프더군요.
아침출근하자마자 직장동료는 2월휴무 어쩔꺼냐고 묻고, 다른데서 연봉 더 챙겨줄테니 오라는 말 뿌리치고
힘들다던 지금 사장님 밑으로 오고 병x 같은 직장동료 보다 월급적고 일은 더 하는데 뭔 보험때매 급여 낮춰야 한다는데다
독점제품 계약까지 따냈는데 오만 고충이 겹치니 짜증 지대로 나더군요.
가방싸들고 나 조퇴합니다. 이러니
' 맘대로 하세요 '
밖으로 나와서 와이프 한테 전화해서 징징거리고 한동안 돌다가 집으로 와서는 잤습니다.
스스로한테 여유가 없어서 그런걸까.. 고민은 했지만, 이왕 이리된거 1월까지만 좀더 참아보고
2월부턴 사소한거 꺼리도 제 몫은 챙겨갈려고 계획적으로 준비중입니다.
본때가 뭔지 아주 제대로 그냥...
그래도... 이런 경험이 나중에 나에겐 좋은 거름이 되리라 믿어야죠.
그냥 자주오는 짱공에서 위로받고 싶었어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