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제가 살아온 얘깁니다(스압주의, 안보셔도 됩니다 그냥 끄적끄적 하는거라 두서도 없을듯~.~)
친가와 외가가 모두 교육자 집안에 교사이신 아버지, 어린이집 원장인 어머니..
어릴적 부터 동생은 공부를 잘해서 항상 전교 5등 이내에서 놀았었고
저는 그냥 머... (중딩 때 반에서 뒤에서 3등 한적도 있을 정도로)공부에는 적성이 없었는데
집안 형편도 안좋았어요. 할머님과 아버지 주식빚 때문에 아버지 월급은 차압들어온데다가 알콜중독 까지..
그래서 어머니께서 늦은 나이에 공부하셔서 어린이집 운영하셔서 가정을 이끌어오셨어요
imf 때에는 길바닥에 나앉을 뻔도 했는데 외가의 도움을 받아 거지꼴은 면했어요
이 당시, 가족끼리 저녁에 모여 앉아 밥을 먹으면 대화 한마디 없고 모두 한숨 또 한숨
그러다가 꼭 화살은 공부를 지지리도 못했던 저에게 돌아오고.. 아버지 언성이 높아지기도 하고요
(어머니:아버지가 교사인데 인문계도 못가면 동네사람들이 뭐라하겠냐
아버지:동생은 아버지 닮아서 똑똑한데 넌 누구닮았냐 같은 내용)
하루하루 그냥 어두운 방안에서 자책감 죄책감 우울감에 시달렸고, 없는 형편에 과외를 받기 시작..
과외를 받으면서도 도무지 공부가 안되서 때려치우고 싶었는데 부모님생각에 꾹 참았죠..
사실은 과외보단 실업계고등학교를 들어가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저에게 선택권은 없었어요.. 인문계 안가면 인생낙오자 된다는 말을 워낙에 많이 들어서인지..
아니면 성격이 순해서인지 반항하겠다는 생각 한번도 한 적이 없었어요
과외해서 어찌어찌 어거지로 가기싫은 인문계고등학교를 들어갔고, 나름 열심히 해서 지방국립대를 들어갓는데..
그렇게 열심히 해도 반에서 10등에도 못 들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진짜 공부에는 소질이 드럽게 없었나봄ㅋㅋ
여튼, 지방국립대 들어가서도 성적은 좋지 않았어요
그래도 졸업평점은 어찌어찌 3.5는 넘었는데, 취업을 하려하니까 마땅히 갈곳이 없었어요
전공관련 대부분의 일자리가 비정규 연구직이었는데 그마저도 자리가 별로 없었어요
'한번 비정규직은 평생 비정규직으로 굴러먹는다 차라리 공부를 더 해라'
(당시 아버지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그렇게 석사과정을 들어가게 되었고, 제 인생 최대의 행운.. 제 여친을 만나게 되었죠
석사과정은 어찌어찌 마쳤는데 결과는 똑같더군요.. 면접은 보는 족족 죄다 떨어지고 나중에는 연락오는 곳도 없었어요
그래서인지 아버지는 박사과정을 권유하셨지만 저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공무원 공부를 시작했어요
공부시작한지 두세달만에 경험삼아 9급 시험도 한번 쳐봤는데 '도저히 내가 붙을 수 있는 시험이 아니구나' 라고 느꼈어요
그렇게 좌절하고 있는데, 취직자리가 생겨서 작은 회사에 취직하게 되었어요
사장님께서 저를 굉장히 좋게 봐주시고, 나름 인정받는다는 느낌도 많이 받았어요
그런데 일을 하다보니 문득 '이건 내가 하고싶은 일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회사가 매우 이상한 회사이기도 했고요;;)
그래서 나이서른이 되어서야, 내가 평생 할 수 있는 일이 어떤일일까.. 이런저런 고민들을 많이 했어요
내 성격, 내가 (원초적으로)좋아했던 것이 무엇인가, 내가 잘하는 것은??,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가...
어릴적 내 의견과는 상관없이 건너뛰기 되었던 인생의 고민이 이 때 시작 되더라고요
회사를 그만두고 일자리를 구하면서도 계속 고민을 했어요
집에 한마디 말도 없이 회사를 그만둔걸 부모님께서 아시는 바람에 부모자식간의 인연도 끊을뻔 했어요
하지만 부모자식간의 인연이 어디 그렇게 쉽게 끊길까요..
결국 타지생활을 정리하고 본가에 다시 들어가게 되었고, 자격증도 몇개 따고 짧게나마 일도 잠시잠시 해보고
그렇게 여기까지 오게되었네요.. 일자리를 알아보면서 유튜브를 하고, 취직이 되면 일하면서 병행하고..
얼마전엔 빵공장에서 일하다가 그만두고, 이름만 대면 아는 프렌차이즈 빵집취직을 위해 신입교육도 받았는데
중간에 그만둔 인원이 반 이상 되어서 인원부족으로 갑작스럽게 폐강이 되어서 물건너가고..
마냥 놀면 안될것 같다는 생각에 최근에는 창업교육도 받으러 다니고..
다음주 부터는 거의 한달간 타지에 귀농귀촌 교육을 받으러 가게 되었습니다
시골에서 자리잡아서 작은 빵집을 만드는게 제 목표입니다
서른셋 내 인생 어쩌다 여기까지 온건지 내가 잘하고 있는건지... 늦은나이에 사춘기라도 온건지...
갑자기 울적해져서 이렇게 끄적끄적해 보았습니다 조금 나아지는 것 같으네요
과거에 맺힌것이야 어찌되었든 당장 가족에게 면목 없고... 마냥 기다려주는 착한 여자친구에게 너무 미안하네요
모두 화이팅.. 건투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