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일 오후 6시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2008 조모컵 한·일 프로축구 올스타전’을 앞두고 한국 선수들이 독도 관련 골뒤풀이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자제를 요청하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선수들은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독도 관련 뒤풀이가 현실화될 경우 큰 파장이 예상된다. 한국 프로축구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독도 문제로 반일 감정이 고조되는 최근 분위기를 타고 독도 관련 메시지를 표출하겠다는 의지는 공감을 살 수 있지만. 축구와 정치의 분리를 요구하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원칙과는 배치돼 자칫 스포츠의 순수성을 해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양국 프로축구 연맹은 사상 처음으로 한·일 프로축구 올스타 대결을 기획하면서 ‘친선경기’일 뿐 ‘국가대항전’은 아니라고 규정했지만. 독도 문제가 터지면서 팽팽한 긴장감이 돌고 있다. 한국 올스타팀의 차범근 감독은 지난달 29일 “독도 문제로 국민들이 그 어느 때보다 예민한 상황이다. 반드시 일본을 꺾고 돌아오겠다”며 필승 의지를 분명히 했다. 정경호(전북) 정조국(서울) 최성국(성남) 등 K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들은 지난달 30일 독도 문제와 관련한 뒤풀이를 하자는 의견을 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달 31일 “독도 문제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항이라 선수들에게 독도 관련 뒤풀이를 하지 말아 달라”고 자제를 요청했다. 한 관계자는 “일본 측은 독도 관련 메시지가 담긴 응원 도구의 경기장 반입도 금지했고. 조총련에서도 최근 독도 관련 발언을 한 정대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실 일본측의 독도 관련 문제 제기가 있을 때마다 축구선수들은 경기장에서 독도 수호 의지를 분명히 했다. 최성국은 2004년 1월 한·일전에서 골을 넣은 후 ‘독도는 우리 땅’이란 문구가 쓰여진 속 티셔츠를 보여주는 뒤풀이를 펼쳤고. 같은 해 2월 오사카에서 벌어진 한·일 평가전에서도 독도와 관련한 속옷 뒤풀이를 준비했지만 대한축구협회가 만류해 무산됐다. 2005년 3월 부르키나파소와 국가대표 평가전에서는 김상식이 골을 작렬하자 태극전사들이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적힌 A보드로 달려가 나란히 서서 뒤풀이를 펼쳤다.
그러나 모두 FIFA의 원칙에는 배치되는 행동이었다. FIFA는 ‘윤리헌장’(Code of Ethics)의 ‘행동강령’ 6장 ‘차별 금지’ 항목에 ‘축구 선수 뿐 아니라 관계자와 에이전트도 인종 문화 정치 종교 성 언어와 관련한 차별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못박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고승환 대외협력국장은 “축구에 정치적 메시지를 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한·일 교류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스포츠 교류까지 그만 둘 것인가. 스포츠는 정치에서 독립된 것”이라며 선수들의 자제를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