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국제중 설립을 두고 ‘귀족 학교’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기존 국제중 두 곳의 재학생 다섯에 한 명꼴로 부모 직업이 의료인이거나 법조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버지 학력도 열에 세 명꼴로 대학원 졸업 이상의 고학력인 것으로 조사됐다.
28일 안민석 민주당 의원이 각 시·도교육청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해 보니, 경기 가평 청심국제중과 부산국제중 재학생 453명 가운데 14.3%인 65명의 부모 직업이 의료인이었다. 법조인도 21명으로 4.6%를 차지해, 고소득 직종으로 분류되는 두 직업을 합친 비율이 18.9%에 이르렀다. 반면, 농·수·임·광산업 종사자는 3명으로 0.7%에 불과했다. 의료인보다 비율이 높은 직업은 회사원 97명, 사업 71명으로 각각 21.4%, 15.7%를 차지했다. 부모 학력을 보면, 두 곳 재학생 아버지 가운데 135명(29.8%)이 대학원 졸업 이상이었으며, 어머니의 학력이 대학원 졸업 이상인 경우도 65명으로 14.3%를 차지했다.
자립형사립고(자사고)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자료를 제출한 5곳 가운데 대기업이 임·직원 자녀를 위해 설립한 학교 세 곳을 뺀 강원 횡성 민족사관고와 부산 해운대고 재학생 986명의 부모 직업을 보면, 의료인이 197명으로 20%, 법조인은 20명으로 2%를 차지했다. 이 밖에 회사원이 312명(31.6%), 사업은 231명(23.4%), 교육자는 212명(21.5%)으로 집계됐다. 농·수·임·광산업 종사자는 한 명도 없었다. 부모 학력은 아버지가 대학원 졸업 이상인 경우가 380명으로 38.5%를 차지했으며, 어머니도 19.3%(190명)가 대학원 졸업 이상의 고학력자였다.
서울지역 6개 외국어고(전체 학생 6711명)의 경우, 의료인이 5.6%(377명), 법조인이 3.7%(251명), 교육자 13%(873명), 사업 21%(1408명) 등인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이들 6개 외고 재학생 중 기초생활수급자는 15명으로 0.2%에 불과했다.
안민석 의원은 “국제중과 자사고·특목고를 도입한 이래 우리 사회에서 교육을 통한 대물림 현상이 생기고 있는데, 이는 부모의 재산과 소득 등 사회적 지위에 관계없이 누구나 동등한 교육기회를 누려야 한다는 헌법정신뿐만 아니라 사회정의에도 맞지 않는 것으로 시급히 시정돼야 한다”고 밝혔다.이종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