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알기론 유죄추정의 원칙은 북한과 중국밖에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적용범위가 부분적일수도 있겠지만, 비리나 살인 관련 범죄에서는 '유죄추정의 원칙'을 고수하면서 수사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민주주의국가, 그리고 역시 한국도 수사를 할때
증거가 명백하게 드러나기 전까지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지키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그렇다면,
'노무현이 몰랐다'라고 한 상황에선, 말그대로 '거기까지'인거죠. 적어도 증거가 나오기 전까지는요.
주변 사람이 다 썩었고 금픔수수를 했으니, 당연히 그 중심은 절대권력자였던 '노무현'일 것이다..라는 건
제가 알고 있는 대한민국의 수사원리와는 정 반대인것 같네요.
(혹시, 제가 정말로; 실제와 반대로 알고 있는 거라면 간단하게 지적좀 해주시구요.)
뭐...나도 이런말 하기 부끄럽지만,
우리 집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몇년전 어머님께서 집을 하나 사셨어요. 지금 있는 집을 담보로 잡고 무리하게 융자내서 말이죠.
근데 황당한건 매달 융자에 대한 이자가 아버님 통장에서 다달이 나가는데,
그걸 아버님께서 모르셨던 겁니다.
어디 잘나가는 회사의 바쁘신 사장님도 아니시고 그냥 작은 사무실에서 일하시는 분입니다.
주말에는 집에서 평범하게 누워서 TV 보면서 쉬시고 성당 나가시는 분입니다.
근데 그걸 모르셨던거죠.
그리고 최근에 집안 경제사정이 좀 안좋아지자 얘기가 나오면서 두 분간에 살짝 언쟁이 있으셨습니다.
가만히 들어보니, 두 분 서로 너무 무관심했던게 가장 큰 이유였구요.
서로에 대한 무관심이 아닌, '신경 쓰기 귀찮거나, 힘든 일'에 대한 무관심이었습니다.
저도 처음에 이해가 안가긴 했습니다. 어떻게 당신 통장에서 돈이 나가는 데, 그 지출의 정체가 뭔지 모르셨을까.
한 가족인데.. 거기에 '부부'이신 분들이 서로 그런 부분을 어찌 모를수 있었을까...
그런 생각이 들긴 했지만, 결국 그런일이 벌어진거죠.
하지만,
성격과 생활스타일을 다 떠나서, 전 그래도 '그럴 수는 있다'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선 안되지만', 인간이기 때문에 '그럴 수는 있다'라고 생각하는거죠.
솔직히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죠. 답답한 모습입니다.
그완 반대로, 정말 하나 하나 치밀하게 일을 처리하는 분들 분명 있을겁니다. 특히나 그런 분들은 절대 이해가 안가겠죠.
우리 집과 같은 상황은 전혀 일반적이지도 않은 경우이기 때문에....
다만, 이해는 안가더라도, 그런 상황이 분명 일어날 수는 있다는 걸 알고, 그 부분에 대한 인식의 범위를 좀 더 넓게 가지는게 어떨런지요.
또한 한국은 '무죄추정의 원칙'이 있는 민주국가이기도 하구요.
노무현에 대해 인간적으로 '그것까지 신경 못쓰고 대체 뭐했나'라고 질타할 수는 있지만,
수사도 종료되고, 명백한 물증도 없는 상황에 '전형적인 권력형 비리에 중심에 서있는 노무현'이라 칭하는건
좀 무리가 아닐런지..
민주주의에서 다양한 의견을 내는건 당연한 거고, 건강한 사회를 이루는데 필요한 것이라는 걸 동의합니다.
하지만, 무죄추정의 원칙이 있는 '사람 사는' 대한민국에서 일부 도가 지나친 언사는 그만 뒀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만 하자'라는 내 주장은, 이견이 있는 분들에게 '입을 닥치라'고 강요하는 게 아닙니다.
그런 의미였다면, 내 성격에 분명 제목에는 '개소리 하지 말아라'라고 썼겠지요-_-;
이런 쪽으로도 한번 생각해 보시란 것 뿐.
그나저나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잘 전달이 된건지 모르겠군요.
전달이 되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