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지사의 위험한 대북관

구삼돌 작성일 09.06.10 00:5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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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과의 관계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미국의 여기자들과 현대아산 직원의 억류문제는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개성공단의 철수는 점차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북한의 행보가 후계문제를 안정화

 

시키기 위해 북한내의 불만세력의 관심을 외부로 돌리려는 것인지, 아니면 이명박 정부의 등장이후 변화된 대북정책에

 

대한 경고인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어느 하나의 요인으로 단정짓기는 북한정권에 대한 불확실성이 너무 크고 아마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섞여 작금의 상황을 만들어낸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위협에 어떻게 대처해야하는가입니다. 진보든, 보수든 외부의 위협에 대해 이념의 자세에서 벗어나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전략을 세워야 하는 것은 모두가 동의하리라 믿습니다. 단순히 한반도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고,

 

동북아시아와 더 나아가 미국, 유럽, 중동을 아우르는 북한 핵문제는 "빨갱이를 때려잡고, 통일을 이루자"라는 식의

 

감정적 접근으로는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북한의 위협을 감정적으로,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사람이 많은 것 같습니다.

 

김문수 지사가 그 중 한명이며, 이러한 분이 차기 한나라당 대권주자 중 한명이라는 사실이 현재 한나라당의 현실을

 

잘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뉴시스 6월 9일자> 김문수 지사 "북 도발하면 즉시 격퇴하고 통일해야" 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며 한나라당과

 

그 지지자들의 생각이 이와 같다면, 한반도의 전쟁위협은 더이상 예측이 아닌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김문수 지사의 대북관은 우리모두가 공멸하자는 얘기밖에는 되지 않습니다.

 

만약 북한의 도발이 전쟁으로 비화된다면, 김문수 지사의 예측대로 남한의 국방력은 초반의 피해를 차치하더라도 충분히

 

북한군을 괴멸시키고, 통일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과연 중국이 북한과의 상호방위조약

 

을 무시하고 북한으로 진격하는 남한군대를 그대로 지켜보고만 있을 것인가입니다.

 

6.25당시 맥아더는 중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38선을 넘어 진격을 계속했고, 결국 중국은 남한에 대한 참전을 결정

 

합니다. 과거의 중국과 지금의 중국을 동일하게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티벳 자치구에서의 중국의 강경한 대처를 생각

 

해보면 중국은 동북아시아에서의 자신의 정치적, 군사적 지위에 대한 어떠한 도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 분명합니다.

 

특히 대만과의 평화적 통일을 바라는 중국 지도부의 입장 -대만 내에서 독립에 대한 요구가 직접적으로 표출되지 않는

 

한 중국의 대만에 대해 유화적 입장을 보여왔으며, 천수이벤 정권과는 달리 현재 대만 정부에 대해서는 서로 활발한 교

 

류를 보이고 있음- 에서 만약 한반도 내 군사적 충돌이 있고 미국의 비호 또는 적극적 지원아래 남한이 북한으로 진격

 

한다면, 이는 중국의 대만정책에 대한 근본적 수정을 가져올 것이고, 미국이 중국과 대만의 통일을 결코 바라지 않는다는

 

준엄한 경고의 표시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중국은 과거의 상호방위조약을 상기하지 않더라도 북한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중단할 수 없고, 남한이 싸우는 것은 북한군대만이 아니라 중국 군대와 일전을 벌여야 하는 최악의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무엇보다 북한 군부내의 친중세력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들 대부분이 군부세력으로서 대표적인 '매파'세력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들의 입김이 최근들어 강화된 것이 결국 북한의 위협이고,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의 세력을 키워준 것은 바로

 

이명박 정부라는 것입니다.

 

그동안의 '퍼주기'식의 대북정책을 지양하고 대가없는 지원을 없을 것이라고 공언한 이명박 정부의 대북인식은 출범초기

 

부터 북한과의 긴장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 상황속에서 북한내의 대남세력인 '비둘기파'들은 차츰 숙청이 되고, 이제

 

북한정권은 매파세력에 의해 좌우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속에서 중국이 친중파인 군부세력의 군사적 지원요청을 거절

 

할 수 있을까요? 중국이 북한이라는 '위성국'의 존재를 통해 군사적 중립지역을 원하다고 가정한다면, 지금의 남북한의

 

분단상태는 중국이 원하는 가장 이상적 상태이고, 그러한 균형을 깨뜨리려는 남한의 진격을 결코 방치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통일이 이루어진다해도, 군부 핵심세력이 중국으로 망명하는 것을 완벽히 방지하는 것이 어렵고, 이 망명세력이 중국

 

의 비호아래 그 존재를 이어간다면 한반도의 통일은 평화가 아닌 또 하나의 군사적 긴장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단순히 통일이후 군사적 피해을 '우렁찬 망치소리'로 복구한다고 해도, 그에 못지 않는 국제정치적 불안요소를 제거하지

 

못한다면 통일한국의 경제적 불안이 가중될수 밖에 없습니다. 압록강 너머 중국의 비호를 받는 북한 망명정권의 존재를

 

익히 알고 있는 외국 투자자들이 또 다른 내전의 가능성을 알고도 우리나라에 투자를 하겠습니까?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계속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흔히 중국의 변화된 모습을 보며 중국이 결코 북한을 지원하지 않을 것이며, 북한의 핵개발을 좌시하지 않을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북한과 중국의 특수한 관계, 즉 북한내의 친중파이면서 매파세력을 형성하는 군부세력이

 

존재하는 한 북한의 핵무기는 한반도라는 군사적중립지역 내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강화시키는 것이며, 이는 새로운

 

동북아시아의 선도국가로 발돋움하려는 일본에 대한 충분한 견제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결코 중국은 북한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김일성 - 김정일 - 김정운으로 이어지는 북한세습정권은 세습이 계속될수록

 

중국의 영향아래 들어가고 있고, 그러한 틈을 파고들어 중국의 영향력을 감소시킬 수 있었던 햇볕정책은 더이상의 효력을

 

잃고 말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호기롭게 북진통일을 외칠 수 있는 김문수 지사의 용감함이 참 부럽습니다. 단순히 자신의 지지자들을 위한

 

접대성 멘트를 날리는 것이 얼마나 정치인으로서 부끄럽고 과거의 김문수 지사의 열정적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큰

 

실망으로 다가올지 생각하지 않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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