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후보는 이 시대의 희망일까?

구삼돌 작성일 12.11.06 01: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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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안철수 후보의 행보를 보면 그가 과연 정치에 뜻을 두고,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할 각오로 대선에 나왔는지 의심스럽다. 사람들은 흔히 정치를 혐오하고, 기존 정당을 불신한 나머지 무소속 대통령 후보라는 안철수에 대해 의미없는 희망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민주주의의 뿌리는 물론 시민이 바탕이 되는 "풀뿌리 정치"라는 것에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민주주의가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분명한 "시스템"이 필요하다. 회사에서도 프로젝트나 업무를 진행할 때, 신입사원의 치기어린 도전 보다도 윗사람의 경험이 바탕이 우선시 되지 않는가? 신입사원이 입사해서 깜짝 놀랄 아이디어로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고, 큰 계약건을 성사시키는 것은 그야말로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얘기다.

그렇다면 그 시스템에 해당되는 것은 무엇이겠는가? 바로 "정당"이다. 구태의연하고, 비효율적으로 보이지만 민주주의를 제대로 운영하는 시스템은 바로 "정당"이라고 확신한다. 조직화된 시민의 힘이야말로 정당의 근원이며, 그것이 올바르게 작동할 때 민주주의는 성숙되고, 올바로게 발현되는 것이다.

그런데 안철수 후보는 어떠한가? 무소속 대통령이야말로 정당을 초월해 모든 이익집단을 조화시킬 수 있다고 장담하는 안철수 후보의 호언장담은 민주주의 시스템에 대한 몰이해를 나타낼 뿐이다.

4.19 혁명 당시 이름없는 시민들이 항거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승만 대통령의 일인독재를 타도하고, 민주주의 사회에서 결사의 자유를 통해 정당을 조직하고, 그 정당이 시민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도록 자신을 희생한 것이 아닌가? 비단 우리나라 뿐만이 아니라 서유럽의 혁명사를 조명해본다면, 결국 자유로운 정당에 의한 민주주의 정치를 향한 끊임없는 도전이 아니겠는가?

안철수 후보와 박정희 대통령의 차이는 무엇인가? 양자의 차이는 없다. 결국 두 사람 모두 민주주의 근본인 정당정치에 대한 혐오 내지는 파괴일 뿐이다. 안 후보가 진정으로 개혁을 원한다면 정당정치를 통한, 시스템에 입각한 민주정치를 주장해야 한다. 이러한 근본을 무시한 안 후보의 행태는 결국 또 다른 독재의 한 형태일 뿐이다.

무소속 대통령으로서 사회의 각각 의견을 조율한다? 그 전제에는 자신만이 가장 올바르고, 가장 깨끗하고, 더 나아가 정치를 할만한 자격은 자신밖에 없다는 오만일 뿐이다. 우리는 그 모습을 이승만에서 발견했고, 박정희, 전두환, 김영삼, 김대중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에서 발견할 수 있다.

대통령은 우리를 대표하는 "한 사람"에 불과하다. 그 사람이 자신만이 옳고, 자신만이 역사의 중심에 설 수 있다고 자부하는 모습이 불편하기만 하다. 원칙은 가까운 곳에 있다. 기존의 시스템을 인정하고, 조화롭게 이를 "개선" 할 수 있을 때 진정한 혁명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혁명의 풍운아는 더이상 필요하지 않다. 노무현 대통령이 안쓰러운 것은 그 자신이 개혁의 선구자이자, 혁명의 완성자라고 과신한 것에 있다. 불행한 대통령은 더 이상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 사회의 시스템 속에서 정상적인 대통령이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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