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원문 기사전송 2009-09-30 11:34 최종수정 2009-09-30 11:57
[중앙일보 김진희] 지난해 등교길에 만취한 50대 남성에게 끌려가 구타와 성폭행을 당한 9살 소녀 나영이(가명)의 이야기가 이른바 ‘나영이 사건’으로 네티즌에게 주목 받고 있는 가운데 나영의 어머니가 청와대에 애끓는 심경의 글을 올려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다음은 나영이 엄마 박 모씨가 올린 글 전문
이 마음을 어찌 표현해야 할지...우리 모두의 딸 나영이...
대통령님, 그날 신음소리조차 내지 못하는 어린 나영이를 병원에서 보았습니다.
쏟아져 내린 장은 젖은 거즈로 덮여 있었고 10살 가녀린 아이의 목엔 선명한 보라빛 손자국, 얼굴은 퉁퉁 부어서 온통 멍투성이에...실핏줄이 모두 터져 눈의 흰자위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참혹함을 생각하니 가슴이 터져버릴 것만 같습니다.
나영이는 소화효소와 뒤범벅이 되어 물처럼 흐르는 대변을 평생 질질 흘리며 살아야 하는데 늙은 짐승은 고작 12년형이 억을 하다고 항소를 했다고 합니다.
대통령님!
억을합니다.
저런 흉악범에게 고작 12년형밖에 주지 않는 대한민국이 억울합니다.
우리 아이들을 성폭력범에게 관대한 대한민국에 태어나게 한 것이 억울합니다.
술 먹고 한 짓이라 감경되는 어이없는 대한민국이 억울합니다.
내 이웃에 아동성폭력범이 살아도 알 수 없는 불안한 대한민국이 억울합니다.
이 판결에 현재 8만명의 네티즌이 항의 서명을 하고 있고 또 진행중입니다
이 많은 마음들이 대통령님께 전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생각하니 억울합니다.
이 인간이 재범이라는 면에서 우리가 나영이의 희생을 방조했다고 생각합니다.
아동성폭력범의 사진을 그가 거주하는 도시의 모든 초등학교 및 공공기관에-사람들이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에 6개월마다 사진을 새로 찍어서 붙여 주십시오 - 인권은 인간에게만 허용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니. 아예 초범일때 그냥 사형시켜 대다수의 선량한 시민을 보호해 주시기를 대통령님께 엎드려 눈물로 읍소합니다.
이걸 그냥 넘어가야하나요...또 이렇게 시민 모두가 불같이 광분하고, 또 시간이 지나면 천천히 잊어야하는걸까요...
외국에선 살인 다음으로 추악한 범죄로 정하고있는데...
왜 이 나라는...참 갑갑합니다. 나영이 하나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누구를 위한 법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