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공작정치 민주 진영 향한 도전"
검찰 수사 결정적 계기 해석도
한명숙 전 총리가 6ㆍ2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 출마를 사실상 선언했다.
그 동안 야권 인사 가운데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로 꼽혀온 한 전 총리가 직접 출마 의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
다. 한때 서울시장 불출마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진 한 전 총리가 출마 쪽으로 기운 데에는 인사청탁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는 해석이 많다.
한 전 총리는 5일 시민주권모임 신년 오찬회에서 "여러분과 국민들이 요청하는 결정에 따를 각오이며 마지막 힘을
쏟을 생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 전 총리는 "지난해 칠흑 같은 암흑 속을 건너온 느낌이며 특히 지난해 말부터 공작정치에 직면해 너무 터무니없어
말문이 막혔다"면서 "이는 한명숙 개인이 아닌 민주진영에 대한 도전이"이라고 말했다.
이어 "진실 앞에 당당하고 의연하게 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전 총리는 지난해 구속된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와 관련, 한 전 총리는 "이제 재판과정에 들어가야 한다. 그 과정에서 얼마나 인격학살이 이뤄질지 모른다.
그러나 국민을 믿고 잘 이겨나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 전 총리 측은 "지방선거 준비가 본격화하는 시점에서 출마 의사를 밝힌 것은 한 전 총리 개인 차원을 넘어
'한나라당 대 민주당' 구도를 구체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전 총리의 출마 선언을 통해 민주개혁진영의 결집과 대여 심판론을 부각시키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은 "한 전 총리와 같은 유력 인사들이 당을 위해서 큰 결심
을 밝히는 것은 상당히 긍정적이다"고 평가했다.
한편 시민주권모임은 이날 결의문을 통해 "수구 기득권 세력에 반대하는 제 정당과 시민사회 연대만이 승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며 "모든 정치세력이 기득권을 버리고 연대에 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