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이 중단되면 항공관제·교통·금융전산망은 혼란에 빠집니다.
핵 공격보다 더한 피해가 예상되나 범행 주체는 오리무중....
지난달 미 서점가에 나온 ‘사이버 전쟁 : 국가안보의 다음 위협과 대응’은
미 전역이 15분 만에 마비되는 상황을 그립니다.
저자는 하버드 케네디 스쿨에서 강의하는 리처드 클라크 교수입니다.
로널드 레이건부터 빌 클린턴 대통령 때까지 백악관
사이버안보 담당보좌관을 지낸 인물입니다.
미 안보이론가들의 요즘 최대 화두는 사이버전입니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보좌관을 지낸 제임스 팰로스는 최근 시사 잡지
애틀랜틱에 “미·중 전쟁이 일어난다면 사이버전이 될 것입니다.
이미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섰다. 실제 이런 움직임은 긴박합니다.
미국은 올 초 4개년 국방검토보고서(QDR)에서 육·해·공·우주 외에
사이버 공간을 5번째 전장으로 추가한 데 이어, 매년 사이버 작전장교 400명 양성이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미 해군사관학교도 1억 달러를 들여 사이버전 교육센터 건설을 추진 중이다.
영국은 정보국 산하에 사이버작전센터를 설립했습니다.
군사전략에 관한 한 베일에 가린 중국도 “21세기 중반까지 정보화전 승리”를
언급했습니다. 이란은 스스로 세계 두 번째 최대 사이버군을 보유했다고 자랑합니다.
그 외 러시아·이스라엘·북한 등 많은 나라들이 공식·비공식으로
사이버전에 대비하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 최신호는 전했습니다.
사이버전은 이미 파상적인 양상을 드러냈습니다.
2007년 에스토니아의 기간전산망이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으로
마비됐을 때 전문가들은 ‘웹 전쟁 1’이라 불렀습니다.
미국도 2008년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을 관장하는 중부사령부 기밀네트워크가
침범 당했습니다. 최근 미 차세대 주력기인 F-35전투기 자료를 빼내간 것도
중국의 일종의 사이버 공격으로 보는 이들이 많습니다.
스파이 한 명이 잘해야 책 몇 권 분량의 정보를 입수할 수 있다면 해킹 한 번으로
‘도서관 분량’을 통째로 빼낼 수 있기 때문에 사이버전의 매력은 더욱 큽니다.
각국의 사이버전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 중 미국은 아인슈타인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해킹 방지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올해
사이버 사령부를 창설하고 후반기에 사이버 지휘통제 센터를 개장하고
본격적인 임무수행에 들어갔다 합니다.
북한과 주변국들의 국가적 차원 아래서 진행되는 사이버전은 역량강화를
고려할 때 제5의 전쟁 사이버전에서 사이버사령부가 승리하려면 예산, 인원 등
전폭적인 지원이 절실히 요구될 것입니다.
다행히 선견지명이 있는 국회의원들이 이번 국감에서 여야를 떠나
많은 관심과 적극지원을 제기한 것은 우리나라의 사이버전 전망을
매우 밝게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관심이 공허한 메아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사이버전 역량 강화 관련 법안을 조속히 만들어 주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