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계예대 사태를 보며 - 우리나라 위정자들의 예술무지와 탄압

joshua 작성일 11.09.23 14: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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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순수예술을 사랑합니다. 

순수예술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증명서 같은걸 발급하고, 그들에게 매월의 생활비와 대중교통 무료 이용등의 특혜를 줍니다.

미국도 순수예술을 사랑합니다. 

미국 역시 소호 스트리트에서 거리 예술을 펼치는 사람들을 지원합니다.


세계의 power shift는 늘 예술, 철학, 문화와 함께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나라들 일수록 순수예술과 문화발전에 많은 지원과 노력을 합니다.


이번 정권에서 맘에 안드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임기 초반의 한예종 사건과, 현재의 추계예대 사건을 보면 정말 기가 찹니다.


특히나 이번추계예대 같은 경우는 비즈니스프렌들리의 정권이 얼마만큼 예술과 문화에 대해 무지한가를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유일한 4년제 종합 순수예술 전문 대학이 바로 [추계예술대학] 입니다. 

그런데 그 추계예대가 부실대학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 이유가 기가 막힙니다.

취업률이 떨어지기 때문이랍니다.


화가의 직업은 무엇입니까?

음악가의 직업은 무엇입니까?


일년 내내 막노동판을 전전하며 돈을 모아 물감과 이젤만들 도구를 사고, 붓을 사서는 그림을 그리고, 

하루종일 미술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받는 돈을 가지고 풀칠이나 하며, 돈을 모읍니다.

그렇게 모은 돈으로 인사동에 전시장을 빌려서 일년 동안 그린 그림을 전시합니다.

어린나이부터 미술을 사랑해서 그림을 평생 그려온 사람이, 그림을 한장도 못 팔더라도 전시를 합니다.

그리고 행복해합니다.

그들의 그림을 보며 우리도 행복합니다.

우리는 그들을 화가라고 부릅니다.

돈도 못벌고 가난한 예술가 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정부에서는 그들이 취업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직업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에, 직장에서 돈을 벌지 못하기 때문에, 

대신에 자신의 인생을 예술에 헌신하기 때문에.

그들이 자신들의 영혼과 사상 인생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연습을 하고 꿈을 꾸던 유일한 공간을 '취업률 낮은 부실대학' 이라며 지원하지 않겠답니다. 학생들의 등록금 대출을 제한하겠답니다.


소식을 들은 추계예대의 교수진 전원은 교수직을 내놓겠다고 했습니다.

졸업생과 재학생들, 그리고 입학을 원하는 모든 학생들에게 미안하답니다.

재학생과 졸업생들은 이제 붓과 악기, 토 슈즈를 내려놓고 거리에 나와서 울고 있었습니다.


묻고 싶습니다. 

우리나라의 문화와 예술은, 그 찬란했던 5000년 역사속에서 현재까지 건물과 그림 예술작품들로 고스란히 간직된

아름다움을 사랑했던 민족혼은 모두 어디에 가고

우리의 문화는, 그 문화를 이어가고자 하는 젊은 예술학도들의 열정은

이제는 직업을 가지지 못하고 돈도 못버는 '쟁이'들의 장난질로 평가 절하 당할 수 밖에 없는 겁니까?


학교가 재정 운영을 방만하게 한 것도 아니고, 오직 취업률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그들의 열정을 짖밟는 다는 것이 말이나 됩니까?

통탄스럽습니다.


2011년의 우리나라는 예술을 지원하지 않는 것도 모자라서 [탄압과 박해]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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