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지지율 역대 최저…‘대통령 잘할까’?직무수행평가 여론조사, “잘하고 있다” 55% 그쳐… “잘할것” 응답도 63.6%▲ ‘깜짝방문’ 배웅 박근혜(오른쪽 두번째) 대통령 당선인이 23일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방문한 뒤 인수위원들의 배웅을 받으며 나오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munhwa.com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여론의 시선이 미지근하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활동하는 이맘때쯤 실시됐던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당선인이 국정 수행을 잘할 것인지’를 물으면 역대 대통령 당선인들은 80% 안팎의 지지율을 보였지만, 박 당선인은 60%선에 머무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역대 대통령 당선인들과 달리 박 당선인과 인수위가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면서 “당장은 위험한 상황이 아니지만 집권 초반 지지율이 지나치게 낮게 형성될 경우 박 당선인이 추구하는 개혁과 공약 이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박 당선인은 이전의 대통령 당선인들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4∼18일 전국 19세 이상 남녀 1559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5%포인트)에서 ‘박 당선인이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는지’를 물은 결과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55%에 불과했다. ‘잘못하고 있다’가 19%, ‘보통’이 8%, ‘의견 유보’가 17%였다.
리얼미터가 같은 기간 실시한 조사에서 ‘박 당선인이 국정 수행을 잘할 것인지’를 물은 결과 ‘잘할 것’이라는 응답은 63.6%였다. 박 당선인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적 전망은 1월 첫주(12월 31일∼1월 4일) 62.8%, 둘째주(7∼11일) 62.4% 등으로 줄곧 60%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
일부 언론사들의 신년 여론조사에서 박 당선인이 국정 수행을 잘할 것이라는 응답이 70%대 초반으로 나왔던 것에 비하면 긍정 전망이 소폭 낮아진 것이다.
이 같은 결과는 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 후 취임 전까지 각종 개혁 비전 발표와 적극적인 행보 등을 통해 지지율을 80% 이상으로 폭발적으로 끌어올렸던 것과 큰 차이가 난다.
이에 대해 김형준(정치학) 명지대 교수는 24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박 당선인이 인수위 회의에 단 한 차례 참석할 정도로 외부활동을 하지 않는 데다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자질 논란, 택시법 논란 등 현안에 대해 침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박 당선인의 초반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낮게 형성되고 있는 게 취임 후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거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김 교수는 “박 당선인은 현재 국민들에게 ‘밋밋한 대통령’으로 비치고 있다”며 “5년 단임제 대통령의 특성상 취임 후 1∼2년 동안 국정 비전을 강력하게 밀어붙여야 하는데 밋밋한 대통령이 그럴 동력을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철희 두문정치연구소장은 “당장 박 당선인의 지지율이 위험수위에 달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단임제 대통령은 첫 1년 동안 개혁 드라이브를 걸어야 하는데 지금 박 당선인은 너무 ‘조용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