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nate.com/view/20131210n38828?mid=n0411
보은=뉴시스】김기준 기자 = 위안부 범죄에 관한 일본의 역사 왜곡이 극에 달한 가운데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이 10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옥선(83·충북 보은군 속리산면 사내리) 할머니를 만나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조 장관은 이날 오후 3시 진천군의 전통 장류 제조 업체인 ㈜ 콩세상을 방문해 농촌여성과 취업에 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눈 뒤 승용차로 2시간 거리인 보은군으로 이동해 이 할머니를 만났다.
이 할머니는 2009년 정부에서 주는 보조금을 고스란히 모아 만든 2000만원을 군민장학회에 내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켰던 위안부 피해 할머니다.
태평양 전쟁 때 일본군에 끌려가 위안부 생활을 해야 했던 이 할머니는 당시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이 돈을 "나라에 인재가 많아야 다시는 나와 같은 위안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는다"라며 흔쾌히 장학금으로 내놓았다.
평생 위안부라는 멍에를 짊어지고 살아야 했지만, 역사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국내는 물론 일본과 미국 등 국외를 다니며 위안부 문제를 국제적으로 알린 이 할머니는 2011년 국민포장을 받기도 했다.
이날 조 장관과 이 할머니의 만남은 날이 완전히 저문 오후 6시15분께 이뤄졌다.
이 할머니 집을 찾은 조 장관은 "할머니 진짜로 27년생(이 할머니 원 출생 연도) 맞으세요?. 너무 젊어 보이세요"라며 웃으며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이어 조 장관은 "할머니 날이 추운데 우리 이불 덮고 이야기해요"라고 말을 꺼낸 뒤 이 할머니의 증언을 귀담아 들었다.
이 할머니는 대구에서 100여 명의 남녀가 끌려간 뒤 "공장에서 일하게 해주겠다. 월급도 고향으로 부쳐주겠다"는 거짓말을 들어가며 위안부로 생활해야 했던 서럽고, 분한 과거의 일들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이 할머니의 두 손을 놓지 않고 이야기를 듣던 조 장관의 눈은 조금씩 젖어갔다.
동석한 변혜정 충북도 여성정책관 등 관계자들은 숙연해진 분위기 속에서 가끔 탄식하는 모습이다.
조 장관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만난 건 이 할머니가 26번째이다. 내년 프랑스에서 열리는 국제행사 때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생생하게 알리기 위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만나고 있다.
조 장관은 1시간 가까이 이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은 뒤 "정부에 바람이 있다면 무엇이냐, 생활에 도움을 드릴 것이 없느냐"고 물었다.
이 할머니는 "피해 보상금을 개인적으로 받고 싶은 생각이 없다. 피해 보상금을 받아 내 독도가 한국의 땅임을 알리는 데 썼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이 할머니는 요즘 고령의 나이와 퇴행성관절염 때문에 보행보조기구를 이용해야 할 정도로 걷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그녀는 불편한 몸도 아랑곳 하지 않고 꿋꿋하게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국내외에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지난 7월 뉴욕 플러싱 KCS 커뮤니티센터와 쿠퍼 버그 홀로코스트센터에서 미국 대학생들과 현지인들에게 위안부 만행을 증언하고, 뉴저지 해켄섹에 있는 미 정부기관 최초의 위안부 기림비와 팰리세이즈팍의 미주 1호 위안부 기림비를 참배하기도 했다.
16세 소녀 때 위안부로 끌려갔다가 태평양 전쟁이 끝나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수치심과 주변의 곱지 않은 시선 때문에 고향을 떠나 이리저리 떠돌아야 다녀야 했던 이 할머니.
그녀는 20여 년 전 한 방송국의 위안부 프로그램을 보고 나서부터 위안부 사실을 감추지 않았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이 사실을 세상에 알리며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를 받아내기 위해 뛰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그동안 민간단체와 함께 일본만 일곱 번을 건너갔고 누구보다 열심히 위안부 문제를 국제적으로 알리는 데 앞장서 왔다.
이 할머니는 20년 동안 인고의 세월을 보내면서 하루도 빠짐없이 태극기를 대문에 달고 있다.
"태극기를 보면 지긋지긋한 과거가 떠오르지만 국가에 대한 소중함이 다시 살아나 아직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 할머니는 "일본이 저지른 잘못을 얘기하려면 한도 끝도 없다"면서 "전쟁 안 하고 평화적으로 사는 나라를 만들어주세요"라는 말로 증언을 마무리했다.
조 장관은 "생존한 한국인 위안부 피해자가 국외 거주 5명을 포함해 모두 56명에 불과하다"라며 "피해자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역사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는 일본 정부의 진정성 있는 사과가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대화를 마친 조 장관은 이 할머니에게 건강식품을 선물한 뒤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여성가족부 청사로 힘겹게 옮겼다.
음.......................................................................이제 실천에 옮겨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