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닉넴이 들어간 글이 있길래 확인해 봤음. 그런데 단순 비아냥이나 부정하는 게 아닌 상대의 주장을 "논파" 한다고 얘기하려면 기본적으로 선행되어야 할 것이 논파할 주장을 잘 정리하고 다소 논거가 부족한 게 있으면 최대한 호의적으로 해석해서 가정한 후, 그걸 바탕으로 논파를 시작해야 함. (칼럼 형식으로 논쟁할 때 소위 정치적 논쟁을 할 때 이런 태도가 기본인데 진중권은 기본이 안 돼 있음. 어쨌든...)
"과격한 페미니스트 운동은 과거에 많이 있었고 메갈은 이보단 덜 과격하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
이게 뭐임?;;;; 이건 뭐 거칠게 요약한 정도가 아니라 악의적으로 왜곡까지... 아마 밑의 여성 운동가 운운하는 글에 내간 단 댓글을 보고 한 얘기인 거 같은데, 그 댓글은 메갈리아를 페미니즘 범주에 넣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기존 페미니스트들과 저런 과격하고 극단적인 (비록 인터넷 글 뿐이지만...) 집단을 어떻게 페미니즘의 범주에 넣을 수 있냐고 호들갑 떠는 집단 간의 시각차가 어디서 기인하는지 얘기하려고 쓴 댓글.
이해력이 높은 줄 알았는데 아닌 거 같아서 내 댓글의 취지가 어떤 의미인지 이해하기 쉽도록 너 님들 눈높이에 맞게 비유해 주겠음.
자, 내가 아주 타협적이고 온건한 노동 운동가라고 가정해 보겠음. 그런데 어느 날 모 사이트를 중심으로 다소 거칠고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형식이지만 그 사이트로 인해 자본가가 어떻게 노동자를 착취하는지 혹은 왜 노동자가 계급 배반 투표를 하는지를 노동자가 쉽게 자각할 수 있게 되었음. 그리고 자본가와 사측 그리고 거기에 동조하는 기득권 집단은 그 사이트는 진정한 노동 운동이 아니고 극단주의자들이라고 하면서 "악마화" 하는 상황.
내가 아무리 평소에 사측과 대화와 타협을 통해 문제를 풀자고 주장하는 사람이였다 하더라도 전선이 저렇게 그어진 상황에서 이 사이트는 너무 과격하고 극단적이라고 얘기하겠음? 당연히 "과거의 노동 운동 역사를 봐도 그렇고 사회적 운동이란 때론 과격할 수 있다." 라는 스탠스를 취해서 미약하나마 힘을 실어 주려고 하지.
이런 얘기를 한 거임. 내가 그전 댓글에 분명히 쓰지 않았나? 너 님들 입맛에 맞는 주장을 할 여성 운동가는 없으니 애쓰지 말라고... 고작 가지고 온 게 지식인에서 스스로를 여성 운동가 자녀라고 밝힌 익명의 누리꾼의 글이자나?
환상의 동물과도 같은 "진정한" 페미니스트를 찾아 헤매는 너 님들이 안타까워 보여서 왜 기존 페미니스트들 모두 메갈을 너 님들처럼 안 보는지 설명해 준 건데, 그걸 가지고 "과거에 더 과격했으니 메갈 정도는 문제될 게 없다" 라고 정리한 후 논파를 하겠다고 저런 허술한 글을 쓰다니... (논파한다면서 쓴 예시들은 또 저게 뭐야 ㅋㅋ)
P.S. 앞으로 이 이슈에 대해 얘기하려면, 이런 수준의 내가 104527013 번 정도 들었던 쓸데없는 얘기하지 말고 양 진영의 결함과 100 % 동의하지 않는 부분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현재 그어진 전선에서 그나마 어느 편에 설 것인지만 얘기하면 됨. 너 아니라도 누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란 접속어 속에 문제점을 인지/인정하고 있으니까 "이런 문제점이 있다" 라고 호들갑 떨지 말라는 얘기. 너가 아는데 메갈 이전부터 비슷한 욕먹어 온 우리가 모르겠니? ^_^ (진짜 신선하고 날카로운 지적을 하는 것도 아니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