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냥이가 또 ...

우어엉쿠어엉 작성일 13.07.08 01: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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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 삼탱이 소식꾼입니다...

오랜만에 인사 드리는데 오늘은 삼탱이 소식이 아니라 .... 다른 아이 소식입니다.

애들 키워본 경험으로 보아하니 두달쯤 된 아이인 것 같구요.

어미한테서 독립한지 얼마 되지 않는 냥이인 것 같아요.

오늘 비가 주적주적오는데 버스타기 싫어서 스쿠터를타고 귀가하던길에 도로 한가운데에서 갈곳을 못찾고

당황하던 냥이를 봤습니다.

4차선 도로 한가운데에 차들이 신호 대기 하고 있을 때 비를 피해서 차 밑으로 엉금엉금 갔었나 봐요.

신호가 떨어지고 차들이 출발하기 시작하니 어찌 할 바를 모르고 우왕 좌왕 하다가 차에 치일뻔하고

차들이 달리는 방향으로 열심히 도망도 쳐보고 그러다 웅웅 자기위로 차들이 지나가니 어찌해야 할지 모르고

웅크렸다 달리다를 반복하는데 정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더라구요.

우리 까망이가 가끔 뭐에 놀라거나 친구들을 급하게 쫒아가려고하면 엉덩이를 땅에 착 붙이고 뒷발로 개구리처럼

뛰어가던데 ... 딱 그자세로 여기저기로 뛰는 모습을 보고는 맘이 바빠져서 인도에 언넝 스쿠터를 세우고

도로 나갔습니다. 다행이 차들이 마구 빠르게 달리는 도로는 아니라서 (직진없이 좌회전 우회전만 있는 길이라서 ...)

앞에서 하이바 흔들어 대니 차들이 멈춰주더군요.

그렇게 잠깐 정차가 되고나니 당황했던 녀석도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했는지 우다다 뛰어서 건너편 건물 에어컨

실외기 있는 쪽으로 숨었어요.

마지막에 용달차 바퀴에 살짝 스친 것 같았는데 ... 다쳤는지 어쨌는지는 확인할 겨를이 없었고 일단

급한 위기는 넘겼으니 이제 길냥이로 잘 살아가겠지.... 생각하고 집에 들어와

주말 잘 보내다 집사람이랑 그 이야기를 했어요. 우리 애들(삼탱이) 보다 어린애가 죽을 뻔 한걸 봤다고

어디서 주워 들은 이야기로 처음 독립한 애기들 중 잘 적응해서 길냥이로 살아가는건 얼마 안된다고 하던데

정말 그런 것 같다... 그 아이는 어디 영역싸움에 밀리거나 해서 거기까지 도망 왔다가 도로가로 나오게 됐는지도

모를일이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산책나와서 그 일이 있던 장소까지 가게 됐어요.

와이프한테 이야기 하면서 '여기서 그랬는데 그 아이가 요기로 숨었었어........' 하고 숨어 들어갔던 곳을

봤더니 낮부터 지금까지 계속 그 자리에 있었나 봅니다. 8시간 정도 지났는데도 계속 그자리에 웅크리고

눈도 깜박이지 못하고 있는데 ... 어디가 다친걸까? 여기다 둬야 될까? 에어컨 실외기 틈새인데

계속 여기 있다가 비 맞고 내일 에어컨 실외기 돌면 또 놀라서 도로로 뛰쳐 나가지 않을까?

(저희는 참 아는 것도 없으면서 걱정은 많습니다.) 이야기 하다가 일단 꺼내서 다쳤는지 확인하고

다쳤으면 아이들가는 병원에 데려가서 최소한의 조치라도 할 수 있게 해보고

아니면 일단 도로를 벗어나서 주택가 쪽에 자리 잡을 수 있게 해주자 라고 이야기를 했어요.

(사실 이게 옳은 건지는 잘 모릅니다. 그냥 그 자리에 두는 것이 나은 건지... 저희가 생각할 때야 주택가 쪽이 그래도

차도 덜다니고 길도 좁으니 살기는 좋겠지만 아무래도 냥이들의 영역싸움이나 뭐 그런 것들 때문에 되려

살기 어려울 수도 있단 생각도 들어서요. 혹시 아시는분 계시면 짧게나마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

우선 또 언덕을 오르고 올라 집에 들어가서 목장갑과 박스를 들고 나와 아이를 꺼내기 시작했어요.

일단 손을 넣어서 목주변과 허리뼈부분 골반뼈 부분이 제자리에 있는지 확인하고 가장 걱정되는건 뒷 다리였는데

만져보니 다치지 않은 것 같더라구요.뒷목을 잡고 꺼내려고보니 실외기로 연결된 동관에 앞발이 살짝 껴있어서

동관을 살살 들어서 꺼냈어요.

우선은 정말 많이 놀랐던 듯 잔뜩 웅크리고 움직이질 않아요.

긴장을 많이 하니 눈도 깜박이지 않고 .... 이대로 안전한 곳에 풀어줄까 하는데 또 비가 줄줄줄 내립니다.

에효... 일단 오늘 비피하고 맘편히 잠이나 자게 해주자 하고 박스에 담아 집에 데려 왔습니다.

애들 사료도 간식도 전부 매장에 있어 줄게 없어서 고등어 물에 한참불려 소금기 빼고 계란 노른자풀어서

넣어주고는 빛이 보이면 긴장하길래 뚜껑 닫아줬어요. 얼굴이 홀쭉한게 한참 굶은 것 같은데

배변걱정은 없을 것 같아 박스에 넣어서 놨습니다.

이 아이를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임시로 보호하고 입양자를 찾아봐야 할까요?

아니면 이미 두달이나 야생화(?)가 진행된 아이이니 길냥이로 살아가게 놓아줘야 할까요.

거칠게 살아온 아이라 그런지 아주 몰골이 말이 아닙니다. 게다가 아까 하필 숨어도 에어컨 실외기 뒤쪽에 숨어서

앞발뒷발에 먼지며.... 밥을 준 것도 급하게 먹으려다 손발에 다 묻었는지 ... 정말 꼬질꼬질한데

밖에서 살도록 풀어줄 거면 씻기지 않는게 좋을 것 같고... 입양을 보낼 생각이면 씻기는게 나을 것 같은데 ......

누가 그러더군요 냥이랑 한번 인연 맺고나면 본인이 냥이를 눈여겨 보게 되는 것도 있지만 그런 이유만이 아니더라도

고양이들이랑 계속 엮이게 된다고 ...... 그런가 봅니다.

그런 팔자가 되었나 봅니다. 유유

반려동물 게시판의 고수님들... 이 아이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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