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구라면 좋겠다.

빌어먹을붉음 작성일 09.03.14 23: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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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화이트 데이지만 전 그따위건 진짜 아무래도 좋았습니다.

 

여자친구가 병원에 입원해 있거든요.

 

자꾸 기침하고 목 쪽이 부어서 병원에 가 엑스레이를 찍었었습니다.

 

그러자 이상한 게 잡힌다고 CT를 찍었죠.

 

그리고 나서 종양으로 의심되는 게 있다고 해서 입원해 각종 검사를 받았습니다.

 

오늘로 입원한지 8일입니다. 그리고 며칠 전에 한 조직검사와 페트 결과가 오늘 나왔죠.

 

결과는 암 맞답니다.

 

전하는 말로는 항암 치료하고 그 처치가 끝나면 한 달 간격으로 통원치료를 통해 완치가 된다고 합니다.

 

전하는 말로는 말이죠..... 그 과정이 힘들 거란 건 너무나 당연합니다.

 

어제 이 결과를 몰랐을 때 여자친구는 오늘을 무척 기다렸습니다.

 

이벤트고 뭐고 다 좋으니 둘이 데이트를 하고 싶어서 외출 신청을 했거든요.

 

오늘은 예정대로 데이트를 했습니다.

 

둘이 언제나 걷던 거리를 걷고 함께 식사를 하고 쇼핑도 했습니다.

 

웃고 즐기면서 즐거운 한 때를 보냈지요.

 

사탕? 그런거 둘다 안 좋아합니다.

 

초콜릿, 푸딩, 커피 쪽을 훨씬 좋아합니다.

 

진심으로 웃었습니다. 진심으로 즐거워했습니다.

 

이제 이런 시간이 다시 오려면 많은 기다림이 있어야 하거든요.

 

모든 무서운 가정과 괴로울 앞으로의 일은 생각하지도 못하게 했습니다.

 

이걸 왜 구라 게시판에 올리냐고요?

 

구라면 좋겠거든요.

 

10일 전까지만 해도 우린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진짜 10일만에 이렇게 된거죠.

 

어제만 해도 아무것도 아닐꺼라 생각하며 지냈습니다.

 

최악의 가정은 버리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내일 모레 월요일이 되면 목에 관을 삽입하는 수술을 한다고 합니다.

 

화요일부터는 항암 치료가 시작된답니다.

 

제 병에 대해서는 혼자 감내할 수 있었지만....

 

이건 좀 힘드네요.

 

그래도 생각하지 않을랍니다. 생각하지 않을 수 있게 노력할 겁니다.

 

제 여자친구도 이런 거에 대해서 저처럼 강하거든요..

 

치료가 안 되는 것도 아니고... 좋은 생각만 하고 버틸랍니다.

 

안 그래도 원래 6개월 넘게 떨어져 있게 될 예정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이 모든 시련을 이겨 낸 후에 다시 함께 할겁니다.

 

모두들 자신의 인연을 소중히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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