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번역, 계속 이렇게 할거야?

가자서 작성일 12.05.29 17:3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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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의 힘!


K-POP, 드라마, 영화 등 바다를 넘어 한류가 세계 곳곳에서 위상을 떨치고 있습니다. 이제 바다 건너 머나먼 나라에서 사는 사람들이 한국문화에 열광하는 모습을 보면 새롭다기 보다는 점점 그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뿌듯합니다.

 

이와 함께 우리의 언어 ‘한글’에도 관심을 가지는 외국인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선 언어를 먼저 배워야겠죠. 인터넷이나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우리 언어를 배우려는 외국인들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죠. 아시아에 위치한 작은 반도국가인 대한민국의 언어를 구사하는 외국인이 나타나고, 그 수가 늘어나는 것은 좋아해야 할 일이지만 마냥 좋아할 수 만은 없어 보입니다. 왜냐고요?

 

 

해외에서 고생하는 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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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네이버 블로그 - http://blog.naver.com/pjh5101>

 

한류의 바람을 타고 세계에 대한민국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세계 각국의 공공장소 안내문엔 이제 한글 번역이 빠지지 않는데요. 하지만 무언가 조금 어색해 보이죠?

 

그 의미는 이해하겠지만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한글의 문법이 전혀 맞지 않아 보이는 모습입니다. 왠지 억지로 끼어 맞추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죠. 이는 한글에 대한 이해 없이 단순히 번역기를 돌린 것을 그대로 옮겨 놓았기 때문에 벌어진 웃지 못할 일인데요. 씁쓸하지만 자꾸 웃음이 나오는 건 어쩔 수가 없네요. 실제로 비슷한 내용의 사진들이 인터넷 유머 게시판에 자주 등장하는 것을 보셨을 겁니다.

 

사실 더욱 더 지금보다 한글을 알려야겠다는 사명감도 들지만 아쉬움 마음이 먼저 들게 됩니다. 조금만 찾아보려는 수고가 있었다면 이런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겠죠. 이외에도 한글 서체의 아름다움이 외국인들의 관심을 얻으며 한글이 적힌 티셔츠를 애용하는 외국인의 모습도 눈에 띄는데요. 한글이 적힌 티셔츠를 입은 외국인들을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적힌 말이 뜻하는 의미를 모르고 입는 것 같아 아쉬움이 듭니다. 어쨌든 한글의 아름다움을 알고 한글 티셔츠를 입어주는 것은 고마운 일이겠죠.

 

 

아쉬워라~ 해외 기업의 한글 번역

 

IT강국 대한민국, 이와 관련해 세계의 다양한 기업들이 한국에 진출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아이폰’의 <애플>, 컴퓨터 운영체재 ‘윈도우’의 <마이크로 소프트>, ‘스타크래프트’의 <블리자드>는 컴퓨터 관련 해외 기업을 대표하는 곳들인데요. 최근 한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시장 크기의 증가로 이 세 기업들이 한국시장 공략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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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타이포그라피 서울 - http://www.typographyseoul.com>

 

애플사의 ‘아이맥’ 바탕화면의 모습입니다. 혹시 이상한 점을 찾으셨나요? 애플의 고객서비스 중 하나가 자신들이 만든 운영체제와 소프트웨어를 제품이 팔린 나라의 언어로 바꾸기 위한 노력을 많이 기울인다는 점인데요. 한국인의 눈으로 보기에는 완벽한 한글 문법이라고 할 순 없죠? 그렇다고 확실하게 잘못되었다고 하기에도 어느 정도 그 의미를 알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조금 찜찜하다고 해야 할까요?

 

이런 모습은 애플이 만든 소프트웨어에서도 찾아볼 수가 있습니다. ‘개러지밴드(GarageBand)’라고 하는 음악 관련 소프트웨어인데요. 모든 인터페이스가 한글화 되어 있는 것을 볼 수가 있죠. 하지만 음악을 하는 사람들도 이것이 뜻하는 바가 무엇인지, 쉽게 알아채기 힘들 겁니다.

 

음량을 알맞게 정리하는 ‘컴프레서(Compressor)’라는 이펙터를 단순 직역한 압축기를 시작으로 도대체 무엇을 조절하는지 만져보지 않고서는 알 수가 없는 단어들입니다. 이럴 거면 오히려 한글 번역을 안 하는 것이 나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들의 노력에는 박수를 쳐 주어야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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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타이포그라피 서울 - http://www.typographyseoul.com>

 

 

어설픈 번역은 기대감을 실망으로~

 

한 때, 전국을 휩쓸었던 <스타크래프트>의 인기는 90년대를 살았던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엄청 났었죠. 거리 곳곳에 보이는 PC방의 탄생에 가장 큰 공을 세웠던 <스타크래프트>, 얼마 전 그 후속작품이 발매되면서 다시 한 번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모았었는데요.

 

<스타크래프트>를 만든 블리자드는 한국 시장을 고려해 100% 한글화된 <스타크래프트2> 발매를 약속하고 국내 게이머들의 기대감을 한껏 부풀립니다. 하지만 뚜껑을 열었을 때, 기대감만큼 실망감을 나타내는 분들이 많았는데요. 기존의 <스타크래프트>에 익숙해있던 사람들은 새롭게 한글로 번역된 게임 상의 명칭에 거부감을 나타내거나 어색한 번역에 실망감을 나타내는 사람들이었죠. 하지만 외래어를 한글로 번역한 해외 기업들 중 가장 많은 노력과 정성을 기울였다는 점은 많은 한국의 게이머에게 블리자드라는 기업에 다시 한번 애정을 주게 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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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한 한글 번역의 모습은 외국의 웹사이트에서도 종종 보이고 있죠. '야후'의 사진 공유 서비스 <플리커(Flickr)>의 메인 화면을 자세히 보세요.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왠지 모르게 어색하다 느껴지지 않으십니까? ‘사진으로 삶을 공유하세요.’에서부터 번역기를 돌렸다는 자랑이라도 하는 것 같습니다.

 

이외에도 해외에서 온 웹사이트나 기업의 홈페이지 등을 보면 크고 작은 부분에서 무성의한 번역 한글이 종종 보입니다. 조금만 신경 쓴다면 아주 쉽게 고칠 수 있는 부분인데 말이죠. 또한 영문을 한글로 번역한 책을 보다 보면 가끔은 한참을 생각해야 이해하는 문장이 있는데요. 바로 ‘페이스북’의 ‘Ray’s Writing Tips’라는 이용자의 페이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문화가 다른 만큼 사용하는 언어의 의미에도 그 차이가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번역기는 의미를 생각하고, 전체적인 문장의 조화를 생각하기 보다는 직접적인 번역으로 그 단어를 억지로 문장에 끼워 맞추는 등 정작 그 나라 사람들이 언어를 이해하기 힘들게 만들고 있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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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페이스북(Facebook) 이용자 ‘Ray’s Writing Tips’의 메인 화면>

 

막상 한국인이 한글을 쓸 때도 가끔 어려움을 겪을 때가 있는데요. 다른 나라 말을 한글로 번역하기가, 그걸 외국인이 직접 하기엔 얼마나 어렵겠습니까? 하지만 기왕 한글로 번역하기로 마음먹었다면 한국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번역에 조금만 더 신경을 써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껏 공들여 번역하는 거, 보는 사람이 쉽게 이해해야, 하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모두 기분 좋아지는 일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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