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먹을 수록 세상이 가식같아 보이네요

흑몽 작성일 14.02.23 20:3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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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30 중반이 되고 나니

사람들을 만나면 점점 평소에 안보이던 가식들이 보이더군요

예전에 그렇게 순수했던 친구넘들이

지들 딴에는 철들고 나이먹었다고

만날때마다 재테크 얘기에 주식 얘기에

뭐 결혼도 하고 애도 있으니까 그려려니 하는데

마치 그런걸 안하면 사회에서 뒤쳐진 사람처럼

훈계질을 하는게 참 기분도 꿀꿀하고..

그래서 제가 얼마전 술을 만땅먹고

그동안 친구들한테 섭섭했던 얘기를 하면서

친구들끼리 가식떨지 말고 솔직해지자고 몇 몇 넘들한테는 심할정도로

말다툼도 하면서 싸우고 나니

그동안 하지 못했던 애기들을 마치 진실게임 하는 마냥

마구 토해내더군요

사실 쪽팔려서 말 못해는데 내 연봉은 사실 그정도는 아니었다는

친구부터

주말에 혼자 집에 있으면 좀 못나가는 인간처럼 보일까봐

바쁜척 했다는 친구부터

2~3시간을 자기 반성에 시간을 갖고

서로 부둥켜 안고 펑펑 울었습니다

사실 친구들이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이나라 자체가 있는 척을 안하면 인간취급을 안하는지라

주말에 골방에 틀어박혀 예능보면서 라면끓여먹었단 얘기를 못해서

여자친구 만나서 근사한 레스토랑에 가서 와인을 먹었단 얘기로

가식을 떠는거죠

 

예전에 학교 다닐때 "형님은 내 인생의 멘토"라고 울부짓던 대학교 후배놈이 하나 있었는데

동문모임때 만나니 잘나가는 선배 뒷꽁무니만 쫓아다니고 제가 말걸면 대놓고

무시하고 말도 자르고 아주 상종못할 놈으로 변해 있더군요

너무 열받아서 한동안 연락도 안하다가

얼마전 결혼한다고 청첩장도 아니고 카톡질..

 

재가 워낙 호구같은 성격인데다 옛정도 있어서 참석을 했는데

지 마누라한테 날 어떻게 소개를 했는지

마치 성공한 청년사업가처럼 포장을 해놔서 엄청 민망했고

 

평소에 행실을 어떻게 했는지 친구도 거의 안와서

저한테 이것저것 도와달라고 드럽게 기대는데

확 줘 패고 싶은걸 억지로 참았습니다

결국에는 이것저것 도와주고 고맙다는 문자 하나 못받았지만 말이죠;;;

 

세상 사람 누구다 다 뭔가 있어보이고 싶고

무시 받고 싶지 않다는 생각은 같지만

굳이 남 눈치보면서 가까운 사람들에게까지 실제하지도 않는 자기자신을 포장해서

보여줄 필요가 있을까요?

 

이번 주말도 위와 비슷한 일로 하루종일 기분잡쳐서 꿀꿀해져 있다가

한번 끄적여 봤습니다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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