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사랑방거지 작성일 18.05.28 03:19:43
댓글 0조회 724추천 0

계절이 바뀔 때 무엇으로 그것을 느끼게 될까? 

나는 그것을 냄새와 바람으로 느낀다. 물론 눈이 있어 보이는 것으로 느낄 때도 있다.

그렇지만 그것은 너무 느리게 변하는 것이어서 어느새라는 기분이 드는 것이다.

가령 겨울에서 봄이 되면 바람이 어느새 둥글게 느껴지고 가라앉아 있던 먼지들이 온도가 올라감에 서서히 떠오른다. 가뭄끝에 비가 내리거나 더위가 한참인 시절에 갑자기 비가 내리면 느끼게 되는 진한 먼지냄새를 으끼게 되듯이 그렇게 조용하게 계절이 바뀌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내 친구는 계절이 바뀌면 항상 아팠다. 친구는 계절이 바뀌면 코를 훌쩍거렸고 기침을 했고 앓아 누웠다. 어려서 부터 그랬는데 환절기를 조심하라는 감기약 선전을 볼 때면 항상 그 친구가 생각나곤 한다. 하나의 봄이 또 그렇게 가고 있다. 이번 겨울에는 바람부는 곳으로 가지 못했다. 연을 날려야 하는야 할일이 없기 때문이다. 생각이 많으니 보는것도 느끼는 것도 다 알아채지 못하고 지나가 버리고 만다. 시간은 흐르는데 그 시간은 머리속에만 있어서 지난 후에야 알아채고만다. 일상이 언제쯤 다시 나에게 돌아올 것인가.  

사랑방거지의 최근 게시물

자유·수다 인기 게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