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질방 벽엔 우도 관광안내 홍보물이 붙어 있었다.
우도라.. 훈기형도 가보라고 했던곳인데... 날씨가.. 배가 뜨려나?
찜질방 아주머니께 근처 버스편이랑 우도관광등을 물어보니 딸내미가 열심히 설명해 준다.
일단 나가보자.
날씨는 어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바람도 불어대고.. 에효~ 무슨 우도냐.. 올레길이나 걸어보자~
일단 어제 알아본 근처의 해녀식당으로 간다.
밥은 먹고 걸어야지~
길가다 나온 유채꽃밭. 와우~ 이제 막 3월에 접어들었는데 벌써 이렇게나~
아아.. 날씨만 맑았으면...
오늘같은 흐린날씨에도 이렇게나 이쁜데...
다시 해변가가 나오기 시작했고.. 저 멀리 해녀식당이 보이는듯 하다.
해녀의집에 도착할즈음 다시 또 시작되는 비바람..
얼른 안으로 들어간다.
진짜 해녀인진 모르겠지만 아주머니 여러분이 앉아서 얘기를 하고 계셨다.
비바람에 걸레짝같은 우산을 들고 터벅터벅 들어오니 안돼 보였는지 나에게 뭐라뭐라 하시며 자리를 내주시는데..
뭔말인지 몰겠다;;;
바람 불어 춥지? 혼자 왔냐?? 대충 그런 의미만 이해할수 있었다;;
이곳에 왔으면 겡이죽을 먹어야 한다.
겡이죽은 제주 토속음식인데 여기밖에 하는데가 없단다.
죽 하면 전복죽이 최고다 하지만 그건 어디서나 먹을수 있는거 아닌가..
겡이죽은 조그만 게를 잘게 빻아서 만든 죽이란다.
일단 밑반찬이 나오시고~
쑥전이 따끈하고 쫄깃한게 입게 착 감긴다~
처음보는 나물이 있어 뭐냐고 물어보니 직접 바다에서 캐온거란다. 그래서 저게 뭐지??
암튼 바다향이 나는 밑반찬들이 특이하면서도 맛있었다.
창밖엔 비바람이 몰아친다.
오른쪽엔 제주도 특산물을 진열해놓고 팔고 있었다.
노르스름한 겡이죽이 나왔다~
고소한내가 진하게 전해져 온다.
한입 떠넣으니 구수하면서도 입안에 풍기는 바다내음이 걍~ 호오~ 맛있네.
검은 알갱이 같은게 다 게를 갈아서 넣은것이다. 게의 바다내음이 나는 고소한 죽~ 이맛은 여기서만 볼수 있다는거.
훈기횽님이 해녀식당을 추천한 이유가 있었군~
여긴 어딘가... 한국 맞음??
해녀 아주머니들 모여서 열띤 이야기꽃을 피우시는데 나는 정말 몬소린지 전혀 알아먹질 못하겠다;;
밥먹다말고 펼쳐지는 제주방언의 향연에 신기해서 동영상으로 녹음 해봤다. ㅋ
쬐께 비바람이 죽은거 같아 해녀의집을 나섰다.
여전히 파도는 몰아치고 있었다.
그래도 나는 걷는다.
해녀분들께 물어보니 요기가 올레길 시작지점이란다.
광치기 해변~
그렇게 나는 광치기 해변을 걷기 시작한다. 물론 음악과 함께~
저 멀리 흐릿하게 보이는 성산일출봉.
비록 날씨는 좋지 않아도 음악을 들으며 걷는 올레길은 기분이 좋았다.
하늘엔 갈메기가.. 오른편엔 일출봉이 보이는 바다가.. 왼편엔 여물을 뜯고 있는 말이..
내 앞엔 작은길이 어딘가를 향해 안내하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의 하이킹은 자연히 심신이 단련될듯~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이다.
갈메기들이 모여있네.
니넬 놀래킬 맘은 없었다..
누군가가 쌓아논 돌탑이 있길래 나도 하나 얹어 주시고..
걷다보니 도로가로 나왔다.
거 참 말 많네~
바람이 불어 날도 춥구.. 혼자서 북치기~ 광치기~ 비트박스를 하면서 미.친놈처럼 돌아다녔다..
올레길을 걷다 마주친 사람. 올레길에서 사람을 만난건 저사람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저쪽에서 내쪽으로 걸어오는데 이런날씨에 나같은 사람이? 동지애가 느껴진다.
내가 오던길이 올레길 2코스 맞냐며 묻는데 나도 잘;; 마..맞을거에요..
그러고 나는 계속 걸었다. 근데 내가 짐 걷고있는게 올레길 맞긴 맞는건가;;
올레~ 맞는거였다. ㅋㅋ~
올레길엔 별다른 안내판은 없고 길 중간중간 저런 표식이 걸려있다.
쭈욱 걷다보니 도로가가 나왔는데 어데로 가야할지를 모르겠는거다;; 표식도 안보인다. 사람도 안보인다..
뭘 바? 구경났어?? 길 잃었는데.. 쟤네덜한테 물어볼수도 없구..
에라이~ 버스타자~ 날씨도 좋아질 기미가 안보이고.. 일기예보 대로라면 당분간 계속 비만 올 거이기에..
제주여행은 아쉽지만 이걸로 막을 내린다;; 제길.. 망할놈의 날씨..
지나가던 제주시행 버스에 올라타고 현금으로 계산을 했다.
제주 버스노선이다. 노선정리가 잘 돼 있어서 이것만으로도 왠만한덴 다 갈수 있을듯..
훈기형이 애월 이랬던가...
암튼 이젠 목포로 건너갈 거다~
여객선터미널로 향한다.
완도에서 왔을떈 연안여객터미널 이었는데 목포로 갈때는 국제여객터미널로 가란다;; 우띠..
국제여객터미널은 좀 더 가야 했다.
시간이 한시간 가량 남는데 할건없고.. 대합실에서 제주관광지 팜플렛이나 구경하다 시간이되어 승선한다.
여긴 연안여객터미널관 다르게 경비가 삼엄하다;; 소총을 맨 군인들도 있고.. 국제여객터미널이라 긍가..
목포로 운항하는 퀸메리호는 완도서 탔던 한일카훼리호보다 시설이 좋았다.
더 넓은 홀에 있을건 다 있는 편의시설, 규모도 더 컸다.
단 느려선지 더 멀어선지 5시간 가량 걸린걸 제외한다면..
다섯시간은 길다;; 여기 저기 돌아다니다 편의점에서 무료함을 달래기위해 맥주 한캔을 산다.
안주는 예감과 추억의 똘똘이채~
안마의자가 보이는데.. 저거나 할까...
오락실에서 게임하다가 옆을보면 창밖에 바다가 출렁이고 있다. 출렁이는 배안에서의 철권이라.. 색다른 느낌인걸~
다섯 시간여의 운항이 끝나고 목포항에 도착했다.
타고온 퀸메리호의 모습.
여객터미널을 나오니 어떤 남녀가 격하게 배틀을 하고 있다.
"날 죽여!! 날 죽여라~"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여자가 남자의 가슴팍을 후리는데 남자가 죽을거 같았다..
시간은 늦었지만 목포 야경 좀 봐볼까나~
목포항 근처를 돌아다녀 본다.
건물들이 없어서 그런가 조명이 부족해서 대체적으로 주위가 어두웠다.
어두워서 뭐 보이는게 있어야지;;
무슨 산 같은데 조명이 있긴한데... 앞이 안보여;; 길이 있는거야 없는거야.. 걍 돌아가자;;
그래.. 여서 자자~
노멀한 시설의 내부.
어머니의 고향 목포에서 단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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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운이 따라주질 못해서 그 좋은 제주에서 일찍 돌아온게 넘 아쉽기만하다.
좀 우발적이긴 했다. 비는 계속 내리지 바람은 불고 춥지 게다가 길까지 잃어버리는 바람에..
역시 제주도~ 바람이 많다는걸 몸소 느낄수 있었다.
돌도 역시 많다. 어딜가나 다 돌이다. 해변가도 돌이고..
여자? 그건 모르겠다..
몸국, 빙떡, 흑돼지, 갈치회, 옥돔구이...
우도, 쇠소깍, 천지연 천제연 정방 폭포...
담에 제주도 가게되면 날 조은날 잡아서 다 미션완료하고 오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