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이 하나도 없어 몸은 무거웠지만 간밤에 뱃속을 모두 비워내서 그런지 속은 가벼웠다.
그래~ 계속 가 보자!!
성산으로 향한다.
똥땜에 그러니? 니 똥 이쟌니~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
터미널은 그물을 뒤집어 씌워 놓은듯.. 희한한 모양이었다.
옛 정류장을 재현해논 정겨운 모습.
성산으로 ㄱㄱ~
역시나 앞자리에 앉아서 간다.
버스 기사님과 제주 주민들과의 대화는 나에게 해외여행의 느낌을 주었다.
듣다보니 말끝에 '수'자가 들어간다는걸 알았다.
밥 먹었수다. 밥 먹었수까?? 이런식 ㅋ
성산리에서 내려 한동안 걸었다.
성산일출봉으로 가는길엔 식당들이 많이 있었다.
창문에 붙여논 메뉴들중에 눈에 들어온것이 있었으니.. 오분작 뚝배기~!!
제주도에서 먹어야할것 리스트중에 일순위!! 은지원이가 그렇게 사랑한다며??
어떤맛일지 궁금했다. 이제 어느식당이 더 맛있을거 같은지 물색해본다.
이집 저집에서 서로 이쪽으로 오라고 하는데 내눈에 들어온건 요기.
메뉴 볼것도 없이 바로 오분작을 주문한다.
어제부터 먹은게 없었던 터라 미칠듯한 공복감이었다.
다행히 속은 안정을 되찾아서 오분작을 맞이할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었다.
유후~ 과연 어떤 맛일까나~
우어우어~
우우왕~ 이건 정말 말로는 형용할수 없는... 천상의 맛~!!
국물을 한수저 먹는순간 눈앞엔 바다가 펼쳐진다~
은지원이가 괜히 오바한게 아니였다.
진짜 이건 여지껏 내가 먹어본 뚝배기(탕)음식중에 쵝오이다!!
제주도에 가면 오분작뚝배기는 필히 먹어보시라~
오사카 여행때 이후론 음식에서 느끼는 감동이 없었는데 정말 간만의 감동이었다.
옆 테이블에선 전복뚝배기를 시켜서 먹는데 내 뚝배기보다 그릇이 더 크다;;
뭐여.. 나도 전복인데.. 난 그릇이 요맨하고.. 저긴 전복도 더 크자나~ 근데 가격은 내게 더 비싸;;
계산하며 물어봤더니 오분작이랑 전복이랑 다른거란다.
전복뚝배기의 전복은 양식이고 오분작은 양식이 되지않는 자연산 이란다.
배가 채워지니 기운이 나기 시작한다. 이 기운을 그대로 일출봉으로~ ㄱㄱ!!
매표소에서 표를 사고 본격적인 일출봉 등반에 이른다.
일단 등반에 앞서 가방을 매표소에 부탁드리고 가볍게 출발~
흐미.. 저기 꼭대기까지 오르는건가.. 조아~ 오분작의 기운으로 정복해주겠어~
계단을 오른다. 이놈의 계단을 오르다보면..
요런넘도 나오고
저런넘도 나온다.
잠시 쉬며 주위를 둘러본다.
내가 올라온 길
이제 쫌만 더 오르면 정상이다!! 하악~
드뎌 성산일출봉 정상에 등극~
분화구엔 풀들이 우거져 있었다.
(한컷에 들어오질 않아 위 세컷을 합쳐본다)
일출봉 파노라마~
꼭대기에 올라오니 바람이 미친듯이 불어댄다.
성산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열~
자~ 이제 내려가자.
왔던길로 다시 내려간다.
저 아래엔 해녀의집이 있었다.
엇? 해녀인가??
내려가 보자.
가까이가니 해녀 아주머니께서 식사하고 가라고 자꾸만 손짓하신다.
더이상 내려가진 못하겠다;;
와우~ 절경이로세~
오오~ 바닷물이 완죤 청록빛깔 에메랄드다. 날씨가 흐려서 사진이나 동영상은 잘 모르겠지만 정말 푸르다.
이래서 청정해역이라 그러는거로군~
매표소에서 가방을 찾고 훈기횽님의 추천코스인 섭지코지로 향한다.
성산일출봉에서 남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나온다.
비바람이 거세져서 택시로 이동했다.
드라마 "올인"의 촬영지였던 섭지코지..
올인을 생각하니 군시절이 떠오르네;; 밥안될때 침상끝에서 대기하면서 안나오는 각으로 힘겹게 봤었지..
저멀리서 송혜교가 뛰어올 것만 같은 그림~ ㅋㅑ~ 날씨만 맑았어도.. ㅠㅠ
올인하우스란다. 입장료를 받네? 집에만 안들어가고 밖에서 보면된다.
그림같은 집이구랴~
달덩이같은 혜교씨~
유채꽃밭이 상콤하구료~
길을따라 계속 가본다.
저 멀리 촛대바위가 보인다.
또 계단이냐;; 올라가 보자.
등대에서 둘러본 섭지코지의 해안가. 주변엔 말도 간혹 보인다.
섭지코지도 다 둘러봤고..
섭지코지를 벗어나 근처 신양해수욕장을 거닐어 본다.
물 참 맑다~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우산을 써도 소용이 없다.
젠장..
미칠듯한 바람.. 넘흐 춥다;;
더 이상은 버틸 수가 없다~
아직 해가 지지도 않았지만 찜질방을 찾아 가도록 한다.
택시를 잡아타고 근처의 찜질방으로 향했다. 저 멀리 성산 일출봉이 보인다.
시설은 그닥 좋진 않았다. 탕은 거의 동네 목욕탕 수준..
그래도 다행히 PC는 있었다.
내일은 올레길을 걸을테다!! 제발 날씨좀...
메신저에 혜림이가 남아있다.
"퇴근 안하고 모하남?"
"야근 이요..."
"그렇구나.. 난 지금 제주돈데~ ㅋㅑㅋㅑ~"
먹을거리와 볼거리 등등을 알아보고 수면에 들어간다.
사람이 없서서 긍가 수면실에 불을 안넣어 홀 토굴에다 둥지를 틀었다.
맥주를 마시며 혼자서 중얼중얼 꽥꽥거리는 아저씨땜에 짜증 지대로인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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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배탈도 그렇고 여행이 길어지면서 슬슬 지치기 시작한다.
볼만한데는 다 올라가는 곳이니;;; 미륵산, 녹차산, 성산일출봉...
하지만 힘들어도 계속 걸을수 있는건 그만큼 여행이 주는 즐거움이 크기 때문이 아닐까..
성산 일출봉도 그만큼 멋진 경관을 보여줬기에 힘든것도 잊어가며 오를수 있었던것.
물론 오분작의 역할도 컸다.
오분자기는 정말 국,탕,찌개,전골류를 통틀어서 쵝오인듯~
그 환상적인 맛은 지금도 잊을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