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살 어린 동생과 21일 전국여행-4, 5일차 (2)

티라 작성일 13.06.14 13: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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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티라입니다.

어제에 이어 다시 전국여행 4, 5일차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도마뱀 친구와 인사를 하고 청량사를 뒤로 보내며 우리 형제는 계속해서 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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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의 이미지는 사실... 청량사에 도착하기 전에 찍은 겁니다.

한데 왜 청량사를 떠난 시점에서 이렇게 올리는가 하면...

청량사 이후부터는 거의 힘들어 돌아가실 지경이라 사진을 많이 찍지 못했습니다.

아마 등반한지 한 시간이 지난 무렵부터였을 겁니다.

평소 운동량이 부족한 우리 형제는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처음부터 악산으로 유명한 청량산을 두 시간 반 코스로 등반하다보니

정신없이 헉헉대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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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다리를 향해 계속 걸어가던 와중, 마주친 등산객 노부부님께서

우리 형제에게 건네준 빵입니다.

하늘다리 얼마나 남았느냐고 여쭸더니 세 고개를 더 넘어야 한다 하시면서 배고픔에 쩌든 제 동생을 슥 보더니 저 빵을 주셨습니다.

그때서야 생각해보니, 우리는 아침 아홉시부터 집을 나서느라 아무것도 먹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따스한 노부부의 정을 감사히 여기며 남은 힘을 쥐어짜 계속해서 올라갔습니다.

입에서는 단내와 비린내가 쉬지 않고 맡아졌습니다.

가슴은 터질 것 같이 뛰고 두 다리는 후들거렸으며 온 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었습니다.

동생은 거의 그로기 상태였습니다.

몇 번이고 포기하려하는 동생을 오늘 밤엔 맛있는 거 먹자고 다독여가며 열심히 올라간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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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격입니다!

드디어 하늘 다리에 도착했습니다.

사실 동생 못지 않게 저도 몇 번이고 포기하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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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렇게 하늘 다리를 마주하게 되니, 얼마나 감격이 벅차 오르던지.

동생도 저도, 함박 웃음을 지으며 환호했습니다.

사실 하늘다리는 그 자체로도 대단했지만 그보다 더 하늘다리를 값어치 있게 만들어 주는 건, 

포기 하지 않고 걸음을 옮겼던 과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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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다리에서 내려다 보이는 광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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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시 내려가야 할 때 입니다.

인생사도 그렇듯,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기 마련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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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때론 오르막보다 내리막이 더 힘들때도 있습니다.

다리가 후들거리는데 경사가 급해 내려가는 내내 아슬아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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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겨우 산을 태려와 우리 형제는 근처 수퍼에서 음료수와 물 부터 사먹었습니다.

이온음료 하나, 탄산음료 하나.

평소에는 아무때나 사먹을 수 있는 음료였지만, 산을 내려오니 그 한 캔 한 캔이 어찌나 감사하던지...

우리는 사소한 행복을 늘 잊고 사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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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산에서 봉화 마을로 돌아와 드링크 한 박스를 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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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두 번째 목적지인 권진사댁 고택으로 향했습니다.

사전에 주인 아주머니께 양해를 구하고서, 미리 사들고 간 드링크 박스를 드렸습니다.

답사를 한다고 해도 엄연한 집이니 만큼 빈손으로 가기가 죄송했습니다.

물론 아주머니께서는 이런거 필요 없이 그냥 와서 사진찍다 가도 된다며 자상히 대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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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기가 조금 이질감이 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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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건 방 안에 있던 탁자인데, 창호지 문을 눕혀 놓은 컨셉이더군요.

저 사이사이 보이는 건 골무 입니다.

아주머니께서 주문제작 하셨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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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택 안은 거의 미로라고 해도 될 만큼 넓었습니다.

한 번도 이런 고택을 제대로 봤던 적이 없던지라 여러장을 찍었는데, 너무 흥분했었는지,

방 내부를 찍은 사진은 전부 흔들렸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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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담 안에, 다시 작은 담이 있고, 그 사이에 놓인 마당엔 꽃과 나무들이 만발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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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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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독들입니다.

고택을 속속들이 둘러보고 나서 주인 아주머니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이 곳에선 고택 체험을 할 수도 있더군요.

사실 가격이 괜찮으면 저도 하루 정도 묵고 싶었는데 당시 우리 사정으로는... 조금 힘들어서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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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산 등반과 고택 답사를 마치고 모텔로 돌아온 우리 형제는

드디어 저녁에 밥 다운 밥을 먹었습니다.

탕수육과 자장면 세트.

아... 정말 꿀맛이었습니다.

배를 든든히 채운 뒤, 저는 모텔에서 비누로 그간 밀린 빨래를 했습니다.

평소엔 세탁기에 빨래 돌리는 것도 귀찮았었는데,

여행하는 내내 세탁기가 얼마나 고마운 기계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역시 행복은 작은 것, 가까운 곳에 있었습니다.

치르치르 미치르가 파랑새를 찾아 떠났지만,

정작 파랑새는 그들의 집에 있었던 것 처럼 말이죠.^^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일은 6일차 여행기를 올리겠습니다.

아래는 전편의 링크 입니다.

/chalkadak/view?db=263&search_field=&search_value=&page=1&no=5371 1편.

/chalkadak/view?db=263&search_field=&search_value=&page=1&no=5372 2편.

http://fun.jjang0u.com/chalkadak/view?db=263&no=5375 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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