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티라입니다.
사실 주말에도 여행기를 올릴 예정이었으나,
마감의 압박으로 인해 올리지를 못했습니다.
사흘밤을 거의 뜬 눈으로 지샌 뒤, 이제사 마감을 끝내고 다시 글을 올립니다.
참고로 오늘은.. 그간 여행하면서 부실했던 먹거리들을 한방에 보상하는 그런 여행기가 될 것 같습니다.^^
봉화에서 산도 타고 고택 답사도 한 우리 형제.
다음날부터 다리가 후들거려 걷는 것 조차 힘든 상황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기차표는 끊어 놓은 상황.
일찍 일어나 부랴부랴 짐을 챙겨 모텔에서 나와 대구로 향합니다.
대구에는 제가 아는 친구놈이 둘 있었습니다.
그래서 미리 전화를 돌려 나와 동생의 먹거리를 책임지라고 땡깡을 부렸지요.^^;
대구에서 우리 형제를 반겨준 첫번째 친구.
이 녀석이 점심으로 사준 건 돈까스 부페 였습니다.
늘 느끼는 거지만 저는 부페 가면 실속 못챙기고 나오는 타입입니다.^^
덩치에 안 어울리게 입이 짧아서 말이죠.^^;
이 날도 두 접시 겨우 비우고서는 배가 터질 것 같아 욱욱! 거리고 말았습니다.
돈까스를 먹고 나와 친구놈에게 대구에 명물이나 명소가 뭐가 있느냐! 물었더니 그런거 없다. 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장난인 줄 알았는데, 이 녀석 진지했습니다.
한데 대구 와서 그냥 갈 순 없다. 뭐라도 구경해야 하니 잘 생각 좀 해보라고 채근했습니다.
그런다고 없는 명물, 명소가 튀어나오는게 아니라던 친구놈.
그나마 진흥반점이라는 짬뽕집이 유명하긴 한데 이미 밥은 먹었으니 다른 곳을 가자며,
돈까스 부페집 맞은편에 있던 골목으로 절 데리고 갑니다.
여기가 그나마 명소라면서 사진 찍으라더군요.
한약재를 파는 거리인데, 약전골목이라고 하더군요.
거리를 끝에서 끝까지 한 번 쭉 훑어 봤습니다.
그리고 남자 셋이 노래방을 가서 시간을 때웠습니다.
예약을 해놓은 모텔이 오후 여섯시 부터 입실이 가능한지라,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죠.
남자 셋이 들어간 노래방은.... 지옥이었습니다.
친구 녀석과 헤어지고 모텔에 짐을 풀었습니다.
그리고 두어시간 지나니, 두 번째 친구놈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녀석에게 저녁으로 대구막창을 얻어먹기로 했습니다.
대구에 오면 막창을 꼭 먹어봐야 한다더군요.^^
간만에 소주 한 잔도 걸치니 기분이 끝내줬습니다.
다음날.
전날 그렇게 과음한 것도 아닌데 해장이 간절했습니다.
동생도 저도 점심때쯤 일어나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불현듯, 점심을 사준 친구가 했던 말이 떠올랐습니다.
'진흥반점'!
저, 맛있는 짬뽕이라면 환장하는 타입입니다.
동생과 함께 짬뽕집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왠걸... 줄이 이렇게나...
게다가 여기 짬뽕집은 재료가 다 떨어지면 문을 닫는데 그 시간이 평균 서너시쯤 된다고 하더군요.
오픈은 아침 아홉시인데 그때부터 줄이 늘어진답니다.
한 사십분쯤 기다려 드디어 입성했습니다.
진흥반점은 일단 손님 스무명 정도를 한 번에 받은 뒤, 짬뽕 스무 그릇 정도를 동시에 만들더군요.
그래서 안에 들어가서도 이십분은 더 기다려야 했습니다.
저 좁은 주방에서 할아버지, 할머니 두 분이서 짬뽕을 만드십니다.
할머니는 면을 뽑고 할아버지는 국물을 내시더군요.
드디어 나왔습니다.
진흥반점의 짬뽕!
감격스러워 하며 동생과 그 맛을 음미했습니다.
맛있습니다.
동생은 태어나서 이런 짬뽕은 처음 먹어 본다며 국물 한 방울 까지 전부 싹싹 비웠습니다.
한데 저는 맛있긴 하지만 우리 동네에 있는 교동짬뽕과 크게 다른 점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물론 지극히 주관적인 견해입니다.^^
확실한 건, 맛있었다는 것입니다.
짬뽕으로 해장도 했겠다.
다시 모텔로 돌아와서 조금 쉬었습니다.
사실 명소를 찾아다니고 싶었는데, 모텔로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기사님. 대구에 명소가 뭐가 있습니까?"
하고 물었더니, 기사님께서... 대구에 명소가.. 딱히 없습니다.
하더군요.
그런데 인터넷을 뒤져보니 명소가 제법 나왔습니다.
이때부터 고민에 빠졌습니다.
다시 명소를 찾아 나갈까 말까.
사실, 전날 산을 무리하게 타서 다리가 후들거려 동생도 저도 그로기 상태였습니다.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대구는 대구라는 것 자체만으로도 저는 참 좋았습니다.
기운이 맞는달까요?
대구 자체가 명소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아무튼 한꼐를 극복하고 나가느냐 마느냐 고민하고 있는데 어제 점심을 사준 친구가 저녁을 사준다고 합니다.
뭐 먹고 싶냐고 물어서 라멘이 땡긴다고 했더니 일본 분이 직접 운영하시는 가게가 있다고 해서 콜! 날렸습니다.
그곳에서 처음으로 주문했던 돈카츠소유라멘입니다.
아.. 정말 맛있었습니다.
여기에 오꼬노미야끼도 추가해서 먹었습니다.
그런데 다른 라멘 맛도 궁금한 겁니다.
이미 저는 정량을 넘어선 상태였습니다.
그래도 라멘 하나를 더 주문했습니다.
바로 돈코츠 라멘!
이 라멘은 셋이서 사이좋게 나눠 먹었습니다.
역시 맛있엇지만 소유라멘이 더 좋았습니다.
배를 든든히 채우고 우리 셋은 친구놈이 자주 간다는 카페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마실 음료를 주문하려 하는데, 사장님께서 바리스타 분이 퇴근하는 바람에 지금은 맥주만 판다고 하시더군요.
우리가 맥주를 마실건 아니어서 어쩌나 고민하고 있자니,
사장님은 과일 음료수 세 잔을 주시더니, 그냥 드시고 편안히 놀다 가시라더군요.
아.. 감동이었습니다.
공짜 음료수를 얻어 마시고 밖으로 나오니 외국인이 케밥을 팔고 있더군요.
어설픈 발음으로 케밥 오천원! 맛있어요! 맛있어요! 외치고 있는데, 친구놈이 이번엔 케밥까지 사줬습니다.
저는 도저히 배가 불러서 먹지를 못하고 그냥 들고와서 모텔에 두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대신으로 해치웠죠.
이제 대구를 떠날때가 됐습니다.
다시 버스터미널로 향하기 위해 지하철로 향했습니다.
모텔에서 지하철까지의 거리는 도보로 20분 정도가 걸렸습니다.
그래서 외출할때 조금 힘들었던 기억이 있네요.
신기했던 건 대구역의 지하철표는 저렇게 동그랗더군요.
보통권입니다.
이걸 저런 구멍에 투입하는 겁니다.
신기하고 재미있었습니다.
버스 터미널에 도착한 우리 형제.
점심으로 뭘 먹을까 생각하다가 어제 먹은 짬뽕이 생각나서 근처의 중국집으로 향했습니다.
낙지짬뽕을 시켰습니다.
하지만... 반 정도를 남긴것 같네요.
양에 비해 맛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어제의 그 짬뽕맛이 더 간절해 지더군요.
대구에서 거제로 가는 버스 안은 넓고 쾌적했습니다.
우리 형제의 큰 짐들을 좌석 사이에 놓아도 넉넉할 정도였죠.
좌측엔 좌석이 두개, 우측엔 한개가 배치되어 있더군요.
이런 좌석버스는 처음 타보는지라 마냥 신기했습니다.
전 주로 기차를 이용했었거든요.^^
오늘 여행기는 여기까지 올리고 내일 6, 7, 8일차 2부를 연재하겠습니다.
거제에서 처음으로 들린 곳은 포로수용소 였는데 거기에서 재미있는 사진 몇장을 건졌습니다.
그것도 내일 올리겠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아래는 전편의 링크 입니다.
/chalkadak/view?db=263&search_field=&search_value=&page=1&no=5371 1편.
/chalkadak/view?db=263&search_field=&search_value=&page=1&no=5372 2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