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스토리] 그녀는 내 친구를 좋아해~[2] 그녀의 이야기

충령대군 작성일 06.10.24 17: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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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를 좋아해!
내가 뭐가 이쁘다구 나를 좋아하냐구!!
그냥 친구로, 오빠동생 사이가 좋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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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은 범생이었다.
대학 들올 때까지 남자 한번 사귀어본 적 없었고,
중.고등학교 학창생활은 또래의 여자친구들하고 놀기에 바빴다.
그래서 연애가 뭔지 몰랐다.
전혀 관심도 없었다.

그렇다고 아예 남자가 없었다는 건 아니다.
고등학교 때 잠깐 사귀던 남친이 있었지만,
그 애의 고백을 받던 날.
"안돼. 지금은 공부해야돼. 남자는 대학가서 사귈거야."
처절하게 차버렸다.

대학에 들어와서도 남자는 관심 밖이었다.
물색(?)조차 하지 않았다.
한눈에 반한다...? 그런 건 믿지도 않았다.

한 선배를 만났다.
하하하... 알고보니 초등학교때 같은 학원에 다니던 오빠였다.
남자친구들과 노는 걸 안 좋아하던 그녀도,
그 오빠에겐 스스럼없이 다가갈 수 있었다.

오빤 나에게 정말 잘해주었다.
밥 사달라고 하면 서슴없이 다 사주고,
노래방 가자고 하면 못부르던 노래도 어느새 잘 불러주고,
게임방 가자고 하면 어느순간 몰라볼 정도로 실력을 높여왔다.
하지만 술은 도저히 늘래야 늘지 않는 거 같다(웃음)

나에게 잘해주는 오빠가 정말 좋았다.
그리고 오빠는 나랑 놀때는 기철이라는 오빠와 가끔 같이 나왔는데,
그 오빠는 옷도 세련되고 항상 다른 모습을 보여줘서 신선했다. 또한 날 잼있게 해준다.
그에 비해서 소심한 민우오빤 잘해주긴 하지만......

그러던 어느날.
집에서 tv를 보고 있는데 핸드폰이 울렸다.

"뭐? 뭐! 잘 안들려~"

술에 잔뜩 취해서 비비꼬인 말투의 민우오빠가 전화에 대고 소리친다.
잡음도 섞여 있어서 잘 안들렸다.

"...좋아한다구..."

좋아한다? 누가?!
옆에서 가끔 기철오빠의 목소리도 들린다. 장난전화인가?
장난이겠지만 좋아한다고 고백하는 거면 기철오빠겠지?
민우오빠는 그냥 오.빠.니까.

"누가? 기철오빠가?"

그래도 만약 진짜 기철오빠가 나를 좋아한다면???
사귈까......? 왜? 기철오빠는 재미있고, 얼굴도 내 스타일이고, 인상좋고, 키도 크고........

"아냐! 내가 너, 나영이를 좋아한다구!"

뭐? 민우오빠가 날 좋아한다구? 장난해?!

"뭐, 뭐?"

"나, 너 좋아한다구!"

술은 있는대로 취해서 큰소리로 외치니,
귀가 멍했다.
뭐야. 고백하는 거야? 이게 뭐야!? 장난하는 거잖아!!!


"안돼! 절대로 안돼!"


'안돼! 이따위로 하는 고백은 안 받아!'


"싫어! 전화 끊어!"


'대답을 듣고 싶으면 나중에 제대로 해'


말과 생각하는 게 달랐다.
어쨌든 기분이 나빠서 그냥 전화를 끊어버렸다.
난데없이 전화해서 고백? 그것도 술이 곤드레만드레 취해서?
옆에 친구와 같이?

왠지 놀리는 거 같았다.
기분이 매우 나빠져서
당분간 만나지 말자고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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