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를 좋아해! 내가 뭐가 이쁘다구 나를 좋아하냐구!! 그냥 친구로, 오빠동생 사이가 좋잖아!!!
----------------------------------------------------------------------------- 나영은 범생이었다. 대학 들올 때까지 남자 한번 사귀어본 적 없었고, 중.고등학교 학창생활은 또래의 여자친구들하고 놀기에 바빴다. 그래서 연애가 뭔지 몰랐다. 전혀 관심도 없었다.
그렇다고 아예 남자가 없었다는 건 아니다. 고등학교 때 잠깐 사귀던 남친이 있었지만, 그 애의 고백을 받던 날. "안돼. 지금은 공부해야돼. 남자는 대학가서 사귈거야." 처절하게 차버렸다.
대학에 들어와서도 남자는 관심 밖이었다. 물색(?)조차 하지 않았다. 한눈에 반한다...? 그런 건 믿지도 않았다.
한 선배를 만났다. 하하하... 알고보니 초등학교때 같은 학원에 다니던 오빠였다. 남자친구들과 노는 걸 안 좋아하던 그녀도, 그 오빠에겐 스스럼없이 다가갈 수 있었다.
오빤 나에게 정말 잘해주었다. 밥 사달라고 하면 서슴없이 다 사주고, 노래방 가자고 하면 못부르던 노래도 어느새 잘 불러주고, 게임방 가자고 하면 어느순간 몰라볼 정도로 실력을 높여왔다. 하지만 술은 도저히 늘래야 늘지 않는 거 같다(웃음)
나에게 잘해주는 오빠가 정말 좋았다. 그리고 오빠는 나랑 놀때는 기철이라는 오빠와 가끔 같이 나왔는데, 그 오빠는 옷도 세련되고 항상 다른 모습을 보여줘서 신선했다. 또한 날 잼있게 해준다. 그에 비해서 소심한 민우오빤 잘해주긴 하지만......
그러던 어느날. 집에서 tv를 보고 있는데 핸드폰이 울렸다.
"뭐? 뭐! 잘 안들려~"
술에 잔뜩 취해서 비비꼬인 말투의 민우오빠가 전화에 대고 소리친다. 잡음도 섞여 있어서 잘 안들렸다.
"...좋아한다구..."
좋아한다? 누가?! 옆에서 가끔 기철오빠의 목소리도 들린다. 장난전화인가? 장난이겠지만 좋아한다고 고백하는 거면 기철오빠겠지? 민우오빠는 그냥 오.빠.니까.
"누가? 기철오빠가?"
그래도 만약 진짜 기철오빠가 나를 좋아한다면??? 사귈까......? 왜? 기철오빠는 재미있고, 얼굴도 내 스타일이고, 인상좋고, 키도 크고........